Home With프로젝트 “페라리도 안무서웠죠” 실제로 일본이 각성하고 만들었다는 평가 받는 차

“페라리도 안무서웠죠” 실제로 일본이 각성하고 만들었다는 평가 받는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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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마지막 광기
그 이름은 NSX
모든 게 완벽한 그 차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국내에서 발견된 혼다 NSX / 사진 = 네이버 남차카페 ‘샤르트’님 제보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일본의 버블경제를 바라보면, 가장 먼저 와닿는 부분이 어떤 것일까? 역시나 자동차를 다루는 콘텐츠답게 그때 당시 나왔던 차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이 당시에 나왔던 차들로 인해 JDM의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전 세계적으로 열광하는 마니아들이 많을 만큼 당시 일본 차들의 위상은 그 누구도 부러울 게 없었던 존재였다.

그렇게 풍족하던 시대에 태어난 차량 중, 명차로 손꼽히는 차들은 수없이 많았지만, 슈퍼카의 영역을 넘보는 차량은 없던 시절이었다. 그러는 와중에 1980년대 후반기 ‘혼다’에서 UMR이라는 컨셉트를 자사 내부적으로 공개하였고, 연구원들의 좋은 반응을 얻게 되자 천문학적인 개발비용이 들지언정, 혼다가 꿈에 그리던 차 한 대를 만들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차를 두고 ‘NSX’라고 부른다.

 권영범 에디터

개발의 모토는
토요타 MR-2였다

혼다 NSX는 사실 처음부터 ‘슈퍼카’라는 영역에 도전하려고 개발에 착수한 모델이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혼다가 컨셉을 잡았던 건, 경쟁사인 토요타의 MR-2와 유사한 미드십 기반의 컴팩트 퓨어 드라이빙을 모티브로 접근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혼다에서도 이와 비슷한 차량이 존재했는데, 그 차량은 바로 CR-X 그리고 프렐류드였다.

따라서 비슷한 세그먼트가 같은 브랜드 내에서 3종이나 출시한다는 건, 팀킬의 우려가 상당했었다. 따라서 이와 동일한 컨셉을 잡은 차량은 전설의 경 스포츠카 ‘비트’에게 물려줬고, UMR의 개발의 타깃은 돌연 ‘타도 페라리’를 외치게 된 계기가 되었다.

혼다는 UMR의 경쟁상대를 페라리 328로 지목하였다. 당시 페라리 328은 스포츠카 세그먼트로 출시하였지만, 엔진 출력은 슈퍼카를 넘봐 ‘주니어 슈퍼카’라는 별명을 가진 무서운 녀석이다.

1980~1990년대에 출시한 슈퍼카들이 그러하듯이, 내장재 마감 품질이 좋질 못했다. 스위치류는 운행을 별로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바스러지거나, 그림이 지워지기 일쑤였고, 에어컨을 작동시키면 원하는 온도로 나오지 않거나 각종 고무 패킹류들의 내구성이 상당히 심각했다. 혼다는 이러한 아쉬웠던 부분을 파고들기 시작해, 슈퍼카는 투박한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한 개발이 시작된다.

NSX 개발 당시 컨셉 스케치 일부

혼다 NSX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차량이다. 특히나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혼다 자체 개발 모노코크 바디를 통해 ‘경량화’를 실현하였으며, V6 3.0L 체급의 엔진에는 당시 혼다의 신기술이었던 VTEC이 적용하였다.

앞서 전술했던 마감 품질 또한 상당히 수준급이었다. 오늘날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구성이지만, 1980년대 말에 오로지 달리기를 위해 만들어진 슈퍼카에 무려 풀 오토 에어컨을 장착하기에 이르며, 내장재 품질 또한 오차 없이 정교한 마감 품질을 보여줬다.

당시 혼다 NSX의 개발진이었던 맥라렌의 인물인 고든 머레이도 NSX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인즉, 고든 머레이는 상당히 칭찬에 인색한 인물로 알려졌는데 NSX의 개발에 참여하면서 느낀 하체 셋팅의 우수성, ‘컴플라이언스 피벗’이라는 범프 스티어 억제 장치, 양산 차 최초 티타늄 커넥팅 로드 적용, 우수한 차체 거동 편의성을 통해 NSX만큼은 훌륭한 차량이었다는 사실을 서슴없이 널리 알린 인물로도 유명하다.

NSX의 한 가지 더 놀라운 점은 1990대에 전자식 스로틀을 적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혼다 자사의 전자식 스로틀을 DWB (Drive By Wire)로 표현하는데, 당시에 만들어진 전자식 스로틀 시스템이 오늘날과 별반 다르지 않아 기술 면에 있어 앞서나간 차량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1990년부터 2005년까지
판매가 이뤄지다

혼다 NSX는 마냥 꽃길만을 걸었던 건 아니었다. 1990년 당시, 일본은 버블경제의 끝에 서 있던 시점이었으며, NSX가 출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경제의 부실함이 드러나 일본 내의 자동차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급감하게 되었다.

그렇게 좋은 차량이라면, 수출로 먹여 살리면 되지 않나? 라는 물음이 있을 수 있지만, 최대 출력 270마력, 최대 토크 29.0kg.m라는 페이퍼 스펙은 여타 다른 슈퍼카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치였으며, 혼다 자사의 고급 브랜드인 아큐라를 통해서 수출을 도모했지만 이마저도 브랜드 벨류가 낮아 판매량은 신통치 않았다.

이후 V6 3.2L 엔진으로 업그레이드하여 후기형 NSX를 내놓기 시작했지만, 엔진과 변속기의 변화 점을 제외하면 15년 동안 판매하면서 눈에 띄는 변화점은 찾기 힘들 정도였다.

결국 혼다는 2005년,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할 수 없다는 문제로 NSX를 단종시키고 만다. 내수 판매와 수출 판매 모두 통틀어 18,734대라는 저조한 실적으로 인해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숱하게 많은 JDM들 사이에서 상당한 몸값을 자랑하고 있으며, 11년 만에 다시금 부활한 2세대 NSX도 과거의 명성만큼 못하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완성도가 뛰어났던 초대 NSX였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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