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부터 꽤 화려했다. ‘렉스턴 스포츠’가 유일하던 한국 픽업트럭 시장에 새로운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 미국 정통 픽업트럭이라는 점, 그리고 생각보다 가격이 합리적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쉐보레 콜로라도’ 이야기다.
출시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지난 8월 말쯤 사전계약을 시작했고, 일부 전시장에 전시차와 시승차도 배치해두었다. 그런데 왜 도로에서는 페라리만큼 보기 힘든 걸까?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는 그간 콜로라도를 도로에서 볼 수 없었던 이유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김승현 기자
다양한 트림과
넓은 가격 범위
레저 활동에 초점
한국지엠 쉐보레는 지난 8월 26일, 미드 사이즈 픽업트럭 ‘콜로라도’의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당시 쉐보레는 “진정한 아메리칸 라이프 스타일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중형 픽업트럭이다”라며 콜로라도를 소개했고, 풀 박스 프레임 차체를 기반으로 레저 활동에 최적화된 픽업트럭 이미지로 등장했다.
국내 사양 콜로라도에는 312마력, 38kg.m 토크를 내는 3.6리터 V6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자동 8단 변속기가 장착되어 있다. V6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다는 점에서 4기통 디젤 엔진만 탑재하는 ‘렉스턴 스포츠’와 눈에 보이지 않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렉스턴 스포츠와 직접적인 경쟁상대로 보긴 어렵다고 말하기도 한다.
국내 사양 콜로라도는 최대 3.2톤까지 견인할 수 있으며, 2열 좌석이 있는 4도어 크루 캡(Crew Cab) 쇼트 박스(Short Box) 모델이다. 쇼트 박스라고는 하지만 휠베이스만 3,258mm에 이르며, 화물 적재 용량은 1,170리터에 달한다.
엔진에는 ‘쉐보레 카마로’, ‘캐딜락 CT6’ 등에 선보인 바 있는 능동형 연료 관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견인 중량, 주행 환경 등 상황별로 다른 엔진 부하에 따라 실린더 6개 중 4개만 활성화시키는 기술로 연료 효율을 개선했다. 공인 복합연비는 8.3km/L다.
국내에는 ‘Extreme’, ‘Extreme 4WD’, ‘Extreme-X’ 등 세 가지 트림으로 출시되었고, 선택 옵션 사양은 내비게이션 시스템, BOSE 프리미엄 7스피커 사운드 시스템이 들어있는 ‘내비게이션 패키지’, 그리고 통합형 트레일러 브레이크와 트레일러 히치 리시버 커넥터가 포함되어 있는 ‘트레일러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다.
외관 사양, 내장 사양, 편의 사양, 안전 사양 멀티미디어 사양 등은 모든 트림이 거의 동일하다. 상위 트림으로 갈수록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헤드업 LED 경고등, 오프로드 사이드 스텝 등이 추가된다. 기본 및 옵션 사양만 보아도 작업용 화물차보단 레저활동에 초점을 둔 픽업트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본 가격 범위는 3,855만 원부터 4,350만 원이다.
“사전계약 물량 완판”
소비자 반응 생각보다 좋았다
온라인에서 좋았던 반응이 그대로 실구매로 이어진듯 하다. 콜로라도 사전계약 이후 한국지엠 쉐보레 쪽 분위기가 꽤 괜찮았다. 사전계약 이후 나온 보도에 따르면 콜로라도 사전계약 대수는 사흘 만에 700대를 돌파했고,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사전계약 대수가 훨씬 많았다”라고 말했다.
전체 사전계약 대수가 공개되지 않아 아쉽지만, 최근 보도에 따르면 ‘콜로라도’뿐 아니라 ‘트래버스’의 초기 물량도 완판되었다고 한다. 트래버스와 콜로라도의 사전계약 대수는 각각 2,000대, 총 4,000대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전시장에도
전시해놓은지 오래
“전국 전시장에 배치 예정”
사전계약 물량이 모두 완판되었고, 사전계약 전부터 일부 전시장에 콜로라도를 전시해두었다. 자동차 관련 종사자들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콜로라도를 보기 위해 전시장을 찾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쉐보레는 고객 시승 체험을 확대하고, 전국 쉐보레 전시장에 이달 말까지 콜로라도 70여 대를 전시할 계획이다. 사전계약부터 지금까지 분위기를 좋게 이끌어가는 콜로라도… 그런데 왜 도로에서는 만나기 힘든 걸까?
도로에서 안 보였던 이유
고객 인도를 이번 주부터 시작
1호 차 주인공은 코미디언 윤택
“그렇게 많이 팔렸다면서 도로에서는 왜 볼 수가 없냐”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콜로라도를 도로에서 볼 수 없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 인도를 이번 주부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간 고객에게 차가 전달되지 않았으니 도로에서 보기 힘들었던 것도 당연하다.
아마 조만간 ‘콜로라도’와 더불어 ‘트래버스’도 국내 도로에서 자주 목격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28일부터 두 자동차의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1호 차 주인공은 ‘나는 자연인이다’로 익숙한 코미디언 윤택 씨와 더불어 기업인 이용신 씨, 자영업자 이혁재 씨, 오지 여행 전문가 서명수 씨 등 네 명이다.
카허 카젬 사장은 이에 대해 “콜로라도는 다양한 아웃도어 레저 활동에 특화된 차량이면서, 도심 속에서도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차”라며, “본격적인 고객 인도를 시작으로 많은 고객이 콜로라도의 진정한 가치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트래버스는 약간 위험
11월 익스플로러 출시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사실 ‘트래버스’보다 ‘콜로라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최근 우리는 단독으로 입수한 익스플로러 국내 사양 옵션을 보도해드린 바 있다. 가격만 공개됐을 당시에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된 트래버스 때문에 익스플로러 가격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옵션 사양을 접한 소비자들은 “옵션 차이 생각하면 차라리 익스플로러가 저렴한 것 같다”, “가격 차이가 딱 옵션 가격이라 돈 있다면 익스플로러가 낫다”, “처음엔 익스플로러 가격이 너무 높게 나와서 트래버스가 압승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옵션 차이가 많아서 익스플로러도 고려해볼 만한 것 같다”라는 의견을 보였다.
트래버스도 이제 막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익스플로러는 11월 중순 미디어 론칭 행사 및 시승 행사 뒤에 정식 출시 예정이다. 사실상 트래버스가 누릴 신차 효과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판매량은 지켜봐야 하겠지만, 익스플로러를 향한 소비자 반응이 초기와 많이 달라진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트래버스도 마냥 안심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익스플로러와 다르게 다양한 트림, 넓은 가격 범위라는 장점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콜로라도는 아직 시간 있다
다만 지프, 포드 등 픽업트럭도
국내 출시 앞두고 있다
콜로라도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노를 열심히 저어야 한다. 트래버스와 다르게 콜로라도는 직접적인 경쟁 상대가 아직 없다. 출시 초기 물량 확보 실패와 가격 인상 등으로 실패를 맛본 ‘임팔라’를 교훈 삼아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다행히 초기 물량 확보는 임팔라 때보다 낫다. 임팔라 출시 초기처럼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포화 상태가 아니고, 임팔라와 그랜저, 임팔라와 K7처럼 신차 효과를 위협할만한 경쟁 상대도 아직 없다. 즉, 비교적 소비자가 이탈할 가능성이 적음과 동시에 마케팅 전략을 더욱 탄탄히 할 여유가 남아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그 여유가 오래가진 않을 것 같다. 지금 노를 열심히 저어야 하는 이유다. ‘렉스턴 스포츠’밖에 없던 한국 픽업트럭 시장에 ‘콜로라도’에 이어 ‘지프 글래디에이터’, ‘포드 레인저’도 합류할 예정이다. 두 차 모두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렉스턴 스포츠’는 직접적인 경쟁상대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지만, 분명 ‘글래디에이터’와 ‘레인저’는 직접적인 경쟁상대임이 분명하다. 신차 효과를 지키려는 자와 위협하는 자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지금’이 그 어느때보다 확실한,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기회라고 말할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노를 열심히 저어야 하는 이유다. 부디 ‘임팔라’의 실패가 깊은 교훈이 되었길 바라며, 오늘의 비하인드 뉴스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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