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내부 상황
2022년 임단협 앞두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
현재 현대차그룹은 2022년 임금 및 단체협상의 진행을 준비 중인 상황이다.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차의 2022년 임단협을 두고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 전망하는 중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현대차와 기아의 생산 노조는 모두 강성 성향의 노조이며, 생산 노조의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굵고 길게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현대차그룹의 2022년 임단협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새로운 문제점이 튀어나온 것이다. 문제점의 원인이 현대차그룹의 노조이긴 한데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매년 불만의 목소리를 내왔던 생산직 노조가 아닌, 그들의 뒤에 가려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비생산직 직원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그들의 목소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생산직 노조를 정확하게 겨냥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글 조용혁 에디터
비생산 직원들
생산직 노조에 불만 표해
지난 3일, 업계가 전한 소식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그룹의 일부 사무직과 연구직, 20·30세대의 직원들은 2022년 임단협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표했다고 한다. 이들이 낸 목소리의 표적은 생산직 노조다. 이들은 현대차그룹의 2022년 임단협 요구안이 중ㆍ장년층으로 구성된 생산직 노조 위주로 작성됐다는 점에 대해 불만을 표한 것이다.
이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낸 배경을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최근 기아의 생산직 노조는 직원들은 대상으로 “2022년 임단협을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해당 설문조사에는 자동차 산업의 전환기를 맞아 노조가 추진해야 할 방안을 묻는 말이 있었다고 한다. 문제는 해당 질문에 대한 의제가 신차종 확보, 공장 재편 대응, 노동자 숙련 교육 등 생산직 중심의 의제로 구성돼있단 점이었다.
생산직에 편중된 혜택
사무연구직 노조 생겼다
심지어 고용 안정을 위한 노조의 대응 방안을 묻는 말에는 그간 생산직 노조들이 협상에서 내세우고 다녔던 정년 연장, 베테랑제 기간 연장 등의 요구안이 선택지로 제시됐다. 이에 일부 사무직·연구직 및 20·30세대 직원들은 “오로지 생산직만을 위한 임단협이다”라 주장하며 2022년 임단협과 생산직 노조를 향해 불만을 표하게 된 것이다.
현재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회사가 생산직 노조만을 챙긴다며 이에 반발하고 나서는 젊은 세대들이 많이 증가했다고 한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해에 “생산직이 아니면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는다”라는 이유를 들며 현대차그룹 사무연구직 노조를 출범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사무연구직 노조는 주로 중ㆍ장년층이 주도하는 생산직 노조와 달리 1980~2000년대에 출생한 MZ 세대의 주도로 운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내부 갈등?
업계의 우려는 커져간다
대차그룹 내부에서 발생한 갈등에 대해 업계의 관계자들은 크나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익명의 한 업체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내부 갈등은 회사와 노조, 양쪽 모두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라며 “생산직 노조의 내부 갈등만 보더라도 회사와 노조 모두에게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단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재 상황은 생산직 노조의 내부 갈등보다도 더욱 위험한 상황”이라 덧붙였다.
해당 관계자는 이어 “회사는 회사 늘어가는 직원들 요구에 균형을 맞춰줄 필요가 있으며 생산직 노조는 과도한 요구 대신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요구를 사측에 요구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한쪽이라도 강경하게 나선다면 그나마 유지되어 오던 균형이 순식간에 무너질 것”이라 전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생산직 노조
대체 뭘 요구했나?
현대차그룹 생산직 노조들은 2022년 임단협과 관련해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에 무게를 둔 요구안을 최근 확정 지었다. 현대차 생산직 노조는 올해 기본금 16만 5,200원 인상, 순이익의 30% 성과금 지급, 미래차 산업 공장 국내 신설 및 전기차 모듈 라인 국내 유치, 시니어 촉탁제의 폐지와 정년 1년 연장 등을 요구한 바 있다.
기아 생산직 노조들도 현대차 생산직 노조와 같은 수준의 요구안을 확정 지었다. 기아 생산직 노조는 사측에 기본금 16만 5,200원 인상과 정규직 충원, 시니어 촉탁제 폐지와 정년 연장, 미래차 산업 공장 국내 신설 및 신규 투자 유치 등을 요구한 바 있다.
하필 양쪽 다 강성 노조
심지어 손까지 잡았다
현대차그룹의 2022년 임단협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대차와 기아, 양측의 생산직 노조들이 갖는 성향에 있다. 현대차 생산직 노조와 기아 생산직 노조는 지난해 말 치러진 노동조합 지부장 선출 선거에서 모두 강성 성향의 지부장이 당선, 한차례 잊고 지냈던 강성 성향을 다시금 띠게 됐다.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현재 현대차 생산직 노조와 기아 생산직 노조 모두가 강성 성향이다 보니 자칫 잘못될 경우, 파업으로 번져나갈 가능성이 너무 크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 양쪽의 생산직 노조들은 이번 2022년을 두고 “그룹사 공통투쟁 원년의 해”라고 선언하며 결과에 따라 사측에 맞서겠다는, 파업의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내부 일부 사무직과 연구직, 20·30세대의 직원들이 보인 불만의 목소리. 국내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어떠한 반응을 보였을까? 국내 네티즌들은 “역시 원흉은 생산 쪽 노조구나”, “그렇게 해 먹으려 하니… 불만이 나올 만하지”, “옆에서 바라보는 처지에서 얼마나 짜증 났을까?”, “경영진들도 힘들겠다, 저 사람들을 달래면서 일해야 한다는 게”, “어차피 다 같은 노조 아니냐? 내 눈엔 거기서 거기야” 등과 같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현대차그룹을 향한 우려와 격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해당 네티즌은 “이번 현대차그룹의 내부 갈등 소식은 현대차그룹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 업체 중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만큼 걱정되는 소식”이라 말하면서 동시에 “본인들이 시장에 얼마나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지 되돌아보고 시장과 소비자를 위한, 기업의 본분을 올해에도 무사히 이어가 줬으면 한다”라는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