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출고 후 결함 논란
차량 뒤편에 후진등이
왜 하나만 있는 걸까?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운전자라면 평균적으로 하루에 한 시간 이상은 도로에서 보내게 된다. 이때 운전자는 수많은 차들을 마주할 것이다. 평범한 차량들부터 값비싼 차량들 그리고 자신의 개성을 여과 없이 드러낸 차량들까지 말이다. 그런데 간혹가다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차량들이 있다.
도로 위에서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차량. 운전 실력이라든가 교통사고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차량 자체가 당혹스러운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바로 사진 속 차량처럼 좌·우측의 후진등 배열이 다른 차량이다. 얼핏 보면 차량 결함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절대 결함이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나름의 이유가 존재한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 이유로 차량을 저렇게 만든 것일까?
글 조용혁 에디터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당혹스러운 경험담
지난 20일,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웃긴 일이 있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업로드됐다. 게시글 작성자는 자신의 차량에 후면부 범퍼 손상이 발생해 서비스센터에 입고, 전체 교체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교체를 완료한 범퍼에서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면서, 차량을 돌리다가 한쪽만 켜진 후진등을 봤다고 전했다.
게시글 작성자는 한쪽만 켜진 후진등을 보고 당혹스러움을 보이며 “결국 직원이 다시 차를 몰고 센터에 입고시켰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사실이 하나 드러난다. 사실 후진등이 한쪽만 켜지는 것이 정상이었던 것. 작성자는 “결국은 저게 정상이었다. 볼트는 유럽 기준을 따라서 왼쪽에 안개등, 오른쪽에 후진등이 비대칭으로 자리하더라”라고 전했다.
유럽 자동차 뒤편엔
후방 안개등 필수 장착
게시글 작성자의 말처럼 유럽 자동차의 대다수들은 후면부에 후방 안개등과 후진등이 비대칭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설계된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이를 알기 위해선 유럽 ECE 자동차 규격 법규를 찾아봐야 한다. 해당 법규에는 유럽 지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에는 반드시 후방 안개등이 장착돼야 한다는 규정이 존재한다.
후방 안개등이 장착돼야 하는 이유는 유럽의 기후 조건 때문이다. 유럽은 강우량이 높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서부 유럽 기후 지역은 주로 가을과 겨울에, 동부 및 북부 유럽 기후 지역은 주로 여름에 비가 많이 내리는데, 이런 환경 속에서 안전을 챙기기 위해 후방 안개등을 의무 장착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후방 안개등 규정이 유럽에만 존재하는 이유, 이젠 알겠는가?
주차등 기능 역시
유럽 사정에 맞춘 기능
후방 안개등이 장착된 이유. 정말 “유럽답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이유겠다. 그렇다면 후방 안개등처럼 유럽 자동차에만 존재하는 무언가가 또 존재하지 않을까? 물론 존재한다. 바로 주차등 기능이다. 주차등 기능은 차량 시동이 꺼진 이후에도 후미등 한쪽을 켜놓을 수 있는 기능으로, 주로 유럽 자동차들에 이러한 기능들이 포함되어 있다.
주차등 기능이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유럽 특유의 평행 주차 문화 때문이다.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한국보다 주차 공간을 찾기 힘들 정도로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길가에 차량을 다닥다닥 붙여 주차하는 평행 주차가 일상으로 여겨진다. 문제는 어두운 밤이거나 비가 오는 경우, 길가에 주차된 차량을 보지 못하고 들이받는 사고가 종종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주차된 차량의 위치를 알리는 주차등 기능이 존재하게 된 것이다.
“진짜 결함인 줄 알았다”
국내 네티즌들의 반응
우리는 간혹가다 자신의 차량 후면부에 하나씩 존재하는 후방 안개등과 후진등을 보고 결함이라 주장하거나, 본인도 모르게 작동시킨 주차등 기능에 후미등이 고장 났다고 오해하는 차주들을 볼 수 있다. 만약 해당 차량이 유럽에 있는 브랜드 차량이라면, 이는 결함도 고장도 아닌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유럽 자동차의 진실을 접한 국내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보자. 국내 네티즌들은 “결함이 아녔다고?”, “전혀 몰랐네, 난 당연히 결함인 줄 알았지!”, “유럽 감성 제대로 느껴지네! 진짜”, “저걸로 서비스센터에서 싸우기도 했는데…참”, “국산차에선 절대 못 보겠네”, “미국도 후방 안개등 신경 안 쓴다는데, 진짜 유럽만 저런가 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