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필수품이 되어가는 자동차엔 얼마든지 결함이 생길 수 있다. 이 세상에 완벽한 자동차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함의 심각성이나 발생 빈도에 따라 소비자들의 평가는 달라지게 된다. 특히 안전과 관련된 결함이 발생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큰 결함이 발생하면 빠르게 리콜 조치를 시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동안 국산차에서 발생한 다양한 결함들 중 여러 가지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을 모아보았다. 단어를 듣자마자 “그땐 그랬지..”라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크고 굵직한 결함들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국산차 결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오토포스트 디지털 뉴스팀
(사진=티스토리 Carn Redzone)
1. “아빠차는 멀미나요”
카니발 공명음 문제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지만 기아 ‘올 뉴 카니발’은 진동, 공명음 문제로 이슈가 되었었다. 카니발 디젤 모델에서 발생하는 공명음 문제는 정차 시, 주행 중 정체를 알 수 없는 공명음이 차체 하부에서 타고 올라와 탑승객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현상이었다.
이는 특히 추운 겨울철에 더 두드러지고 나머지 계절 땐 조금 줄어든다고 한다. 심한 공명음 때문에 멀미를 호소하는 고객들이 늘어났으며 카니발 동호회 회원들은 기아차에 공명음 현상 해결을 촉구했으나 기아차는 한동안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었다.
(사진=티스토리 Carn Redzone)
2018년 ‘더 뉴 카니발’로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공명음은 기존보다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불편을 호소하는 차주들을 볼 수 있다. 카니발 동호회를 살펴보면 공명음이 두려워 가솔린 모델을 구매했다는 차주들도 있다.
일각에선 “출고 후 한 번도 느낀 적 없는데 유독 예민한 사람이 있는 거 같다”,”이것도 뽑기 문제인가”라며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부디 내년 등장 예정인 풀체인지 되는 신형 카니발 디젤 모델은 공명음 이슈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진=올 뉴, 더 뉴 쏘렌토 공식 동호회 ‘ansu****’)
2. 여러 차종에서 발생하는
에바 가루 논란
기아 ‘쏘렌토’가 시발점이 되었던 공조기 에바 가루 논란 역시 많은 분들이 고개를 끄덕일만한 큰 결함이었다. 문제는 한해 6만 대가량 판매된 기아 ‘쏘렌토’나 현재도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는 현대 ‘팰리세이드’, 기아 ‘셀토스’에서까지 에바 가루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에바 가루는 자동차 공조기 부품인 ‘에바포레이터’의 알루미늄 코팅이 벗겨져 가루로 날리는 것이다. 자동차 운행 중 에어컨 송풍구에서 하얀 가루가 날리고 이것이 차 안에 쌓이는 것이 일반적인 증상이다.
주로 두원공조 공조기의 에바포레이터에서 발생하는 에바 가루는 인체에 유해한 가루임이 밝혀져 차주들 사이에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015년 출고분부터 꾸준히 에바 가루가 발생하며 논란이 되었고, 기아차는 에바 가루 발생 차량들을 수리해주고 클리닝 작업까지 해 주었지만 아직까지도 이 현상은 제대로 개선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내년 2월 등장할 ‘신형 쏘렌토’는 문제가 되었던 두원공조 공조기가 아닌 한온시스템 공조기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져 기아차가 에바 가루 문제를 개선해 나가려 한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에바 가루는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온 문제인 만큼 하루빨리 해결되어야 하는 중요한 문제다.
3. 시동 꺼짐, 화재까지
세타 엔진 결함
쏘나타와 그랜저에 주로 적용되었던 현대의 4기통 세타 엔진 결함을 논하자면 지면 한 페이지를 다 채워도 모자랄 만큼 이야기가 많다. 현대가 2002년에 독자 개발한 자동차 엔진인 세타 엔진은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았던 엔진이다. 국내 시장에선 주로 2.0, 2.4 자연흡기와 2.0 터보 GDI 엔진으로 적용이 되었는데 초기형 세타 엔진은 내구성 논란이 있었으며 시동이 꺼지고 화재가 발생하는 등 아직도 결함에서 자유롭지 못한 엔진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세타 엔진의 결함 논란이 불거지자 ‘세타 2 GDI 엔진’ 52만 대에 평생 보증이라는 카드를 제시했다. 보증기간이 만료된 차량이더라도 엔진 계통 수리 비용을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엔진 결함으로 화재 피해를 입었을 경우엔 보험개발원에서 발표하는 차량 보험 잔존가를 기준으로 보상해 준다.
문제는 최근 출시한 K7 프리미어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에 적용되는 ‘2.5 스마트스트림 세타 3엔진’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K7 프리미어에 먼저 적용된 이 엔진은 인젝터 불량으로 인해 엔진 진동, 소음, 시동 꺼짐 현상이 발생하여 기아차가 리콜을 실시한 이력이 있다.
기아차는 스마트스트림 엔진을 장착한 K7의 인젝터를 전량 교체해주고, ECU를 새롭게 업그레이드하는 리콜을 승인하였다. 이에 해당되는 차주들은 9월 6일부터 기아자동차 서비스센터에서 무상으로 수리를 받을 수 있다. 세타 엔진에 대한 평가는 “이제는 출시된 지 오래되어 충분히 숙성될 만큼 숙성된 완성도 높은 엔진”이라는 의견과 “아직도 품질 문제가 발생하는 문제 많은 엔진”이라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사진=뽐뿌 커뮤니티 예뻐진웨니)
4. 새 차 출고를
세차장에서 하는 이유
싼타페 ‘수타페 논란’
2013년 한 세차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싼타페’ 탁송차가 도착하였고 차를 구매한 고객은 새 차 인수를 세차장에서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 이유는 싼타페에서 물이 샌다는 소식들이 자주 들려와 테스트를 해보기 위해서였다.
차를 내리자마자 세차장에서 바로 고압수를 쏴보니 싼타페는 어김없이 누수가 발생하여 그 자리에서 바로 인수 거부를 하게 된 사건이다. 차를 가져온 영업사원은 당연히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후에도 싼타페 누수는 이슈화가 되어 뉴스에 보도가 될 정도로 사회적인 파장이 컸었던 사건이다.
(사진=뽐뿌 커뮤니티 예뻐진웨니)
이에 싼타페는 당시 ‘수타페’ 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고 이에 현대차는 싼타페 DM 차량에 대해 평생 무상보증을 실시하는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14년식 이전 싼타페 DM 차량들에서 주로 발생하던 누수는 결국 현대의 평생 무상보증으로 해프닝이 끝나는듯하였으나 최근 출시한 후속 모델 TM에서도 누수 관련 이슈들이 발생하고 있어 오너들 사이에서 “싼타페는 물과 참 관련이 깊다”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들이 오간다고 전해진다.
(사진=다음 아고라)
5. “우린 거북선 제네시스 통통”
제네시스 거북선 논란
2014년엔 ‘2세대 제네시스 DH’의 앞 그릴에서 정체 모를 하얀색 연기가 피어오르는 사진이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올라와 논란이 되었었던 적이 있다.
“벤츠를 발라버릴 신형 제네시스의 최첨단 기능”이란 제목으로 올라온 이 게시글에선 신형 제네시스의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제네시스 거북선 에디션”,”신형은 스팀 기능도 있네”라며 다양한 의견들을 주고 받았다.
(사진=다음 아고라)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세차를 방금 끝낸 차량에서 엔진의 열로 인해 발생한 수증기로 보인다”라며 해명하며 해프닝으로 마무리되었었지만 소비자들은 꾸준히 품질 문제를 지적해 왔었다.
당시 현대차 홍보실의 한 관계자 역시 “추운 날 차를 운행한 후 세차하면 원래 그렇게 된다”라고 말하며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듯했었다. 다행히 이 사건 이후로 비슷한 일이 생긴 적은 없어 결함은 아니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어쨌든 현대차 입장에선 마냥 웃지 못할 에피소드였던 것은 분명하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