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차에 뛰어드는
자해공갈단들
보험사기 언제까지?
차와 보행자 간의 사고가 발생하면 대부분 차가 불리한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냐 하면 교통법규 위반 없이 도로를 잘 주행하다가 보행자가 갑자기 무단횡단을 해 사고를 당해도 운전자 과실이 높은 경우가 많으며, 설령 보행자 과실이 더 높다고 하더라도 운전자 과실이 0인 경우는 있긴 해도 매우 드물다.
하지만 일부 보행자들은 차가 오는데 일부러 차에 뛰어든 후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로부터 합의금을 뜯어내는 경우가 있다. 흔히 자해공갈이라고 한다. 작정하고 계획 세워서 실행하면 적발하기도 어려워 억울한 사연도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글 이진웅 에디터
자해공갈이란
무엇인가?
위에서 간단하게 설명하긴 했지만, 자해공갈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자해공갈이란 자기 몸에 고의로 상처를 입히는 자해와 재산상의 이익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을 협박하는 공갈이 합쳐진 단어로, 상대방이 자신에게 피해를 주게끔 유도한 다음 그 상대방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것이다. 보험사기와 비슷하면서도 다른데, 보험사기는 보험금을, 자해공갈은 합의금을 뜯어낸다는 차이점이 있다.
여러 가지 유형이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차대 보행자 사고에서 보행자가 일부러 몸을 내밀어 사고를 유발해 합의금을 챙기는 행위를 가장 많이 언급한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유형이자 성공 확률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차대 보행자 사고에서는 기본적으로 차에 불리하게끔 되어 있다. 보행자가 몸을 일부러 내미는 것 외에 소유하는 물건을 일부러 파손시키거나 이미 파손된 물건을 활용해 운전자에게 물건값을 뜯어내는 것도 자해공갈에 포함된다
치밀하게 계획하면
적발이 쉽지 않다
별다른 계획 없이 어설프게 차에 뛰어든다든지 하면 누구라도 자해공갈임을 알 수 있지만 치밀하게 계획하면 적발하는 것이 쉽지 않다. 자해공갈죄가 성립되려면 보행자의 고의사고를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어디 숨어있다가 공범의 신호에 따라 뛰어나와 차에 일부러 부딪히는 경우가 있는데, 카메라의 사각지대를 잘 활용하면 그냥 단순히 뛰어가다가 오는 차에 부딪힌 것인지 자해공갈인지 구별이 안 된다. 그 외에 술을 약간 먹은 후 일부러 비틀거리는 액션을 취한 후 차가 지나갈 때 몸을 내미는 것도 언뜻 보면 단순히 취객과 사고 난 걸로 보여 자해공갈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자해공갈에
대처하는 방법은?
자해공갈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보행자와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바로 합의하는 것보다 경찰과 보험사 직원을 먼저 부르는 것이 좋다. 자해공갈단은 사고 유발 후 현장에서 바로 합의금을 요구, 최대한 빨리 운전자에게 돈을 받아 끝내는 것이 목표인데, 경찰과 보험사 직원이 오게 되면 이것저것 귀찮아지고 자해공갈이 적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운전자가 경찰이나 보험사 직원을 부르려고 하면 자해공갈단은 ‘이게 경찰/보험사까지 부를 일이냐?’라는 등 어떻게든 경찰이나 보험사에 연락하는 것을 막으려고 하며, 만약 연락 후 온다고 하면 ‘생각보다 크게 다친 것 같지 않으니 가겠다’라는 등 자리를 피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즉 경찰이나 보험회사에 연락하는 것만으로도 꽤 많은 자해공갈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차에 블랙박스는 필수이며, 영상 녹화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사고 발생 시 주변 CCTV나 목격자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해공갈은 증거싸움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한들 많은 증거 앞에서는 대부분 적발되기 마련이다.
운전할 때는 교통법규를 준수하자. 자해공갈단들은 일방통행 역주행이나 좁은 도로에서 중앙선 침범 등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을 범행 대상으로 삼는다. 안 그래도 차대 보행자 사고가 기본적으로 차에 불리하게 되어 있는데, 교통법규까지 위반하면 더더욱 불리해져 합의금을 받아내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이 교통법규를 위반했을지라도 자해공갈단과 빠른 합의보다는 경찰을 먼저 부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