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들과 에디터가 뽑은
세상에서 제일 못생긴 차
쥬크, 크루저, 오로치
디자인은 늘 어렵고 오묘하다. 큰 노력과 비용, 인력이 반드시 좋은 디자인을 보장하지 않으며, 반대로 가벼운 마음에 힘을 빼고 만든 디자인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자동차 디자인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정말 멋진 차가 한 대 있다면, 그에 대응하는 정말 못생긴 차도 있기 마련이다.
한 유튜브 영상에서 유명 중고차 딜러들이 가장 못생긴 차를 뽑는 투표를 진행했다. 여기에서 뽑힌 차들은 진심으로 감탄을 금하기 어려운 디자인을 보여줬는데, 해당 투표와 에디터가 진행한 투표, 그리고 여기서 우리가 흔히 아는 국산차, 대표적으로 로디우스와 같은 차량을 제외한 모델들을 뽑아보았다.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미확인 주행물체’
닛산 쥬크
자동차의 얼굴, 정면 디자인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를 두 가지 고르라면, 보통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꼽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 요소의 조화는 상당히 중요하며, 닛산의 쥬크는 안타깝게도 이에 실패한 대표적인 모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형이 되었던 컨셉트카 카자나의 독특한 디자인을 대폭 반영한 쥬크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매우 갈린다. 한 딜러는 쥬크를 보면 도대체 누가 저 차를 몰지 궁금해서 따라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탑기어의 출연자 리처드 해먼드는 이 차의 디자인에 대해 의도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평하기도 했다.
클래식함과 못생김을 오간다
크라이슬러 PT 크루저
개인적으로 크라이슬러의 PT 크루저, 이하 크루저의 디자인을 좋아한다. 다른 브랜드들이 차에 ‘클래식함’을 묻혀냈다면, 크루저는 클래식 그 자체를 구현해낸 차이다. 아마 그 영향은 크루저의 사실상 컨셉트카라고 할 수 있는 프라울러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이 크루저의 디자인에 불호를 외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사실 크루저는 디자인이 아니라 성능 때문에 욕을 먹어야 할 차다. 연비부터 가속능력, 쉽게 과열되는 엔진과 후방, 측면 충돌 사고시 뒷좌석의 승객을 보호하지 못하는 등, 단순히 갱스터 카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오래된 스타일이라고 욕을 먹기엔 그 유니크함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밀레니엄 감성 절망편
미츠오카 오로치
90년대 말에서 00년대의 세기말 감성이 담긴 디자인은 사람들에게 많은 놀라움을 주곤 한다. 2001년에 출시된 미츠오카 오로치, 이하 오로치는 그러한 밀레니엄 감성의 부정적인 면, 즉 ‘지나친 과함’을 보여주는 차라고 생각한다.
오로치의 스타일링을 담당했던 아오이 타카노리는 오로치의 컨셉을 ‘패션 슈퍼카‘라고 설명했으며, 슈퍼카 특유의 취급하기 어려움을 최대한 배제하고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동차라는 설명을 붙였다. 확실히 람보르기니, 페라리와 같은 슈퍼카 디자인과는 상당히 다른 부분이 많으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관점에서는 어색하기 그지없는 디자인이다.
디자인은 절대값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 트렌드도 바뀌는 법
다만 생각해보면 차의 디자인은 성능과는 다르다. 어떤 절대적인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디자인이라고 해도 시간이 흘러 재평가받는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에디터는 알파 로메오가 처음 국내에 소개되었던 2010년대와 최근, 알파 로메오 특유의 방패 모양 그릴에 대한 평이 많이 긍정적인 쪽으로 이동했다는 점을 느끼곤 한다.
글을 마치면서 꼭 하고 싶은 말은, 설령 이렇게 많은 사람이 불호를 표한 디자인이라고 해도, 분명 누군가에게는 사랑 받는 차이며, 그러한 취향은 반드시 존중 받을 만하다는 것이다. 또한 에디터 역시 도전적인 디자인을 늘 사랑하기 때문에, 저 차들을 살 의향이 있냐고 묻는다면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