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아무리 배려해도
무단횡단은 예상 힘들어
그래도 무과실 증명 험난
최근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보행자 안전 의무 강화가 대두되면서, 관련 이슈가 쏟아지고 있다. 안 그래도 차 대 사람 사고에서는 운전자의 과실이 더 크게 산정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 개정안을 통해 앞으로는 보행자의 동태를 잘 살피며 운전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 무단횡단으로 갑자기 나타나는 보행자는 예상하기 힘들기 때문에 운전자 입장에서 대처하기가 막막하다. 그런데도 무단횡단 교통사고 역시 운전자의 무과실을 증명하기가 상당히 힘든 사례로 알려져 있는데, 이와 비슷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글 김현일 에디터
지구대에서 도망치던 중국인
고라니보다 빨리 뛰어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과 유튜브 한문철TV에 제보된 바에 의하면, 지난 18일 오전 10시경 대구의 한 5차선 도로에서 중앙분리대 화단을 넘어 무단횡단하던 사람이 지나가던 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가 와 노면이 미끄러운 상태였지만, 운전자는 50km/h로 정상 운행 중이었으며 보행자는 화단을 넘어 쏜살같이 뛰어가던 상황이었다.
충돌 이후 여러 명의 경찰이 현장을 쫓아와 도로에 넘어진 보행자를 둘러쌌는데, 알고 보니 그 남성은 인근 지구대에서 도망쳐 나온 중국인이었다. 남성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로 경찰서를 내방했는데, 뉴스1의 보도에 따르면 불법체류자 신분이었고 동료와의 통화 중 갑자기 도주를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보험처리 하라는 식
운전자가 대체 뭘 잘못한 걸까
제보자에 의하면, 담당 경찰관은 이번 사고 역시 보통의 무단횡단 사고와 다르지 않다며 범칙금을 부과할지 보험처리로 끝낼지 조사하겠다는 말과 함께 보험처리를 강요하는 식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 제보자는 보험사에 사고 접수를 해 놓은 상태이며, 사고 피해자는 척추 골절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본 한문철 변호사는, “운전자가 대체 뭘 잘못했죠?”라며 누가 어떤 얘기를 하더라도 대인 접수를 해줘서는 안 되며 범칙금도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도로교통공단 조사원들도 상식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운전자의 무과실이 확실하다고 장담했다.
“상식과 공정은…”
네티즌들의 반응은
한편, 지구대를 뛰쳐나와 무단횡단을 하던 중국인 남성과의 사고 장면을 본 네티즌들은, “무단횡단 사고자에 대한 책임이 없어졌으면 좋겠네요”, “오히려 수리비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죠”, “불법체류자를 공짜로 치료해주려 하네”, “우산 쓰고 추격하는 경찰이 범죄자 잡아주니까 협박하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무단횡단 사고에서 운전자의 무과실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날씨와 보행자의 옷 색깔, 도로 환경 등 수많은 환경적 요인이 검토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는 경찰관들이 정황을 현장에서 목격했고, 심지어는 운전자보다 인과관계를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입증 책임을 운전자에게 미루는 듯한 행동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