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사망사고 많은 한국
정책으로 사고 많이 줄였는데
운전자 조롱하는 보행자 등장
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발생한 보행자 교통사고는 총 4만 6,682건이었으며,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 비율은 38.9%로 OECD 가입국 중 최하위 수준이었다. 이에 전 정부는 ‘안전속도 5030’ 도입 및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 보행자 안전 강화를 도모했다.
그 결과, 지난해 보행자 교통사고는 3만 5,665건으로 크게 줄었고, 개정법 적용 이후 우회전 교통사고 역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은 운전자의 이동 편의를 현저히 떨어뜨렸기에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실제로 정책 흐름을 악용하여 운전자를 조롱하는 보행자들이 등장했다.
글 김현일 에디터
오토바이 발견하고 뒤돌더니
“짜잔”하고 팔 벌려 뛰기 시전
유튜브 한문철TV에 올라온 제보 영상에서는 지난달 12일, 서울 송파구의 한 먹자골목을 주행하던 오토바이 운전자 앞에서 황당한 행동을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친구와 함께 길을 걷던 아이는 오토바이를 발견하고는 갑자기 뒤를 돌아 별안간 제자리 점프 실력을 보여줬다.
이는 한때 유행했던 속칭, ‘민식이법 놀이’와 유사한 행태인데 한문철 변호사는 영상을 보고, “어릴 때 저런 장난을 치는 친구들은 커서도 엉뚱한 짓을 하게 됩니다”라며 아이의 행동을 꼬집었다. 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라 차와 보행자가 공존하는 도로에서는 자동차의 서행 유지 의무가 부여되기에, 위와 같은 상황에서 사고 발생 시 운전자에게 큰 과실이 책정될 수 있다.
분명 신호 받고 주행 중인데
싸우자는 듯 달려오는 남성
이면도로가 아닌 교차로에서 무단횡단까지 서슴지 않으며 운전자를 위협하는 보행자도 있었다. 지난달 27일 새벽 4시경, 서울 동대문구의 한 교차로를 지나던 제보 차량은 좌회전 신호를 받고 교차로에 진입하던 중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차량으로 돌진하는 남성을 맞닥뜨렸다.
20대 청년으로 보이는 남성은 이성 친구로 보이는 일행과 함께 길을 걷던 중이었는데, 야심한 시간대에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보아 술에 취한 상태로 추정된다. 무단횡단 사고 역시 운전자가 대처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유형 중 하나인데, 술에 취해 도로에 뛰어든 보행자는 심신미약 등의 이유로 조사 과정을 거치지 않은 사례도 있다.
“운전하기 무섭네요”
네티즌들의 반응은
한편, 보행자 안전 강화 기조를 악용해 운전자를 조롱한 보행자들을 본 네티즌들은, “조심해서 운전하는 분들은 뭐가 되나요…”, “진짜 화가 치밀어 오르네요”, “제발 그러지 말자 얘들아”, “임자 만나면 진짜 큰일 날 텐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의 운전자는 보행자 사고 감소 추세에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현실과 맞지 않는 법 조항으로 인해 역으로 운전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불가항력적인 무단횡단 사고나 보행자 고의 사고에서 운전자들의 과실이 크게 잡히는 경우가 더러 있었는데, 법적으로 운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망도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