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헤드램프 공급에도 영향
포르쉐 예비 오너 분통
복잡한 국제 정세와 얽힌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신차 출고가 지연되고 일부 옵션이 빠진 채 출고되는 일도 심심찮게 발생하는 가운데 포르쉐도 이를 피해 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 30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포르쉐 코리아는 718 박스터와 카이맨, 파나메라 등 모델에서 ‘PDLS 플러스’ 옵션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해당 조치 대상으로 신규 주문 건뿐만 아니라 생산에 돌입하지 않은 차량도 포함돼 예비 오너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글 이정현 에디터
포르쉐 헤드램프 옵션 ‘PDLS’
최소 100~최대 400만 원대
PDLS(Porsche Dynamic Light System)는 포르쉐의 지능형 헤드램프 옵션이다. 주행 속도에 따라 조명 도달 거리를 조절하는 헤드라이트 레인지 컨트롤 기능과 스티어링 조향각에 따라 헤드램프 조사각을 회전하는 다이나믹 코너링 라이트 등으로 구성되어 야간 주행 안전성을 높여준다.
PDLS 플러스는 여기서 헤드램프의 각 LED를 차량 스스로 개별 조절하는 매트릭스 기능이 추가된다. 한 예로 상향등을 켜고 시속 60km 이상으로 주행 중 마주 오는 차량이 감지되었을 때 해당 차량을 비추는 상향등만 조사각을 낮춰준다. 포르쉐 모델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PDLS는 100~150만 원, PDLS 플러스는 300~400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미관상 영향 큰 필수 옵션
1년 기다렸는데 옵션 빠져
PDLS 플러스는 고속도로나 주변 조명이 부족한 고갯길 운전에 적합한 기능을 제공하는 만큼 도심에서는 크게 실용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포르쉐 차주들은 적지 않은 추가 비용을 들여 PDLS 플러스를 선택한다. 일반 헤드램프와 PDLS의 디자인 차이는 크지 않지만 PDLS 플러스의 경우 포르쉐 특유의 4점식 DRL이 더욱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에선 DLS 플러스가 사실상 필수 옵션으로 자리 잡아 PDLS 플러스가 적용되지 않은 차는 감가율이 크며 중고차 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지를 받은 포르쉐 계약자 가운데에는 “1년 이상 기다리다가 곧 차가 나온다는 연락이 왔는데 PDLS 플러스가 빠져서 허탈하다”는 반응이 여럿 나왔다.
“시간 더 걸려도 기다리겠다”
전동 스티어링 칼럼도 부족
이미 오랜 시간을 기다렸음에도 더 지켜보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 포르쉐 계약자는 “PLDS 플러스를 언제 다시 선택하게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기다리다가 부품 수급이 원활해졌을 때 차를 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포르쉐의 부품 부족 사태는 비단 헤드램프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었다.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포르쉐코리아는 작년 5월부터 부품 수급난으로 마칸, 카이엔 등 모델에서 전동 조절식 스티어링 칼럼 옵션을 제외한 채 출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동 조절식 스티어링 칼럼은 필수 옵션까지는 아니지만 “1억 원이 넘는 차를 타면서 수동식 레버를 당겨 스티어링 칼럼을 조절한다니 모양새가 이상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포르쉐 코리아는 추후 부품 수급이 재개될 시 전동 조절식 스티어링 칼럼으로 교환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교체 작업이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