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이다. 사진 속 자동차는 ‘NF 쏘나타’인데, 엠블럼이 어딘가 낯설다. V형 엔진을 상징하는 ‘V’와 엔진 실린더 개수를 상징하는 숫자가 붙어있다. 그렇다면 사진 속 쏘나타는 무려 33기통 쏘나타일까? 실제로 사진을 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33기통 쏘나타?”, “완전 빠를 것 같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NF 3.3 모델이다”, “초창기 한정으로 V33 있었다”, “3.3 NF라니 엄청 잘나가겠다”라며 오늘 내용의 정답을 어렴풋이 알려주었다. 오늘 오토포스트 국내 포착 플러스는 국내에서 슈퍼카보다 보기 힘들다는 “NF 쏘나타 V33’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오토포스트 디지털 뉴스팀
코드명 ‘NF’로 팔렸던 5세대 ‘쏘나타’는 자체 플랫폼 기술 개발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난 모델 중 하나로 꼽힌다. 또한 시리우스 엔진을 버린 첫 번째 쏘나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주력 모델은 현대가 이 당시 자체적으로 개발한 세타 엔진이다.
이 당시 디자인에 대한 말이 많았다. 파격적인 디자인이 주목받았던 6세대 YF 쏘나타와 다르게 NF 쏘나타는 단정하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주목을 높였다. 이 모델부터 현대차 패밀리룩이 정착하여,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그랜저 TG’와도 느낌이 많이 비슷했다. 이 때문에 당시에는 “쏘나타와 그랜저가 구분이 안 된다”라는 말도 있었다.
2006년에 한차례 마이너 페이스리프를 거쳤고, 2007년에는 ‘쏘나타 트랜스폼’을 출시했다. 트랜스폼은 기존 NF에 탑재되어 있던 2.0리터 세터 엔진의 출력을 144마력에서 163마력으로 올렸고, 2009년까지 판매를 이어갔다.
불매운동이 한창인 요즘 ‘일본에 판매되었던 국산차’를 주제로 한 콘텐츠 자료로도 자주 쓰이는 자동차 중 하나다. 실제로 일본 시장에 수출된 처음이자 마지막 쏘나타이기 때문에 자주 등장할 수밖에 없다. 북미 중형차 시장에서는 기존의 저 평가 이미지를 NF 출시부터 조금씩 향상시킬 수 있었다.
기사 말머리에서 보았던 ‘V33 쏘나타’는 V33기통 쏘나타가 아닌 3.3리터 V6 엔진을 얹은 쏘나타다. NF 쏘나타는 출시 당시 N20 LPi, N20, F24, F24S, V33 등 트림이 세분화되어 있었다. 그중 3.3리터 V6 람다 엔진을 얹은 ‘V33 쏘나타’는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둔 모델이었다.
V33 모델은 라디에이터 그릴을 외장 색상과 동일하게 하여 다른 트림과 차이를 두었다. 233마력, 31.0kg.m 토크를 내는 3,342cc V6 가솔린 엔진과 자동 5단 변속기를 장착했고, 공인 복합연비는 9.2km/L였다.
‘V33’ 모델은 국내 시장에도 잠깐 팔렸었다. 워낙 짧은 기간 동안 판매되어 웬만한 슈퍼카보다 희귀하다. 당시 그랜저 TG 최고급형에 들어가던 엔진과 같은 것이었는데, 국내 시장에 출시되었으나 그랜저와 겹친다는 점, 당시 소비자들이 생각하던 합리적인 쏘나타 이미지와는 다소 맞지 않았다는 점 등으로 단종되었다.
쏘나타 트랜스폼부터 V6 모델은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았다. 249마력을 내는 3.3리터 V6 엔진을 얹은 쏘나타 트랜스폼은 북미에서만 계속해서 판매를 이어갔다. 또한 NF 쏘나타는 쏘나타 역사상 마지막 V6 엔진을 얹은 쏘나타로도 통하는데,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뒤에 자세히 나온다.
수출형에는 V6 엔진이
거의 모든 모델에 존재했다
지금은 V6 엔진이 다소 특별하게 여겨지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북미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중형 세단들은 모두 V6 엔진을 장착하고 있었다. 요즘은 다운사이징 추세로 대부분 4기통 터보 엔진이나 4기통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하지만, 과거에는 모든 쏘나타들에 V6 모델이 존재했다.
1991년에 출시된 ‘뉴 쏘나타’에는 바로 이전 모델의 2.4리터 엔진 대신 2.0리터 DOHC 엔진으로 주력 모델이 교체되었다. 수출형에는 NF 쏘나타처럼 그랜저에 장착되던 3.0리터 V6 SOHC 사이클론 엔진을 장착했다.
1993년에 출시된 ‘쏘나타 II’에도 V6 엔진이 존재했다. 출시 당시 1.8리터와 2.0리터 SOHC, 2.0리터 DOHC 엔진 등 세 종류의 쏘나타가 등장했었다. 각 트림마다 후면부 우측 상단에 엠블럼이 장착되던 것이 특징이었는데,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수출 모델에는 3.0리터 V6 엔진이 들어갔었다. 유럽 수출 모델에는 디젤 엔진이 들어가기도 했다.
4세대 쏘나타는 1.8 DOHC, 1.8 DLX, 2.0 GV, 2.0 DELUXE, 2.0 GOLD, 그리고 월드컵 에디션 라인업 등 다양한 모델들로 판매됐었다. 국내 판매 트림에는 그중에서도 2.0 V6 GOLD도 있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에도 역시 2.5리터 V6 GOLD 트림이 존재했다. 그 당시 ‘쏘나타 III’와 ‘기아 옵티마’의 디자인 요소가 여럿 사용됐었고, 후드 엠블럼이 적용된 것도 다른 세대 모델들과는 다른 차이점 중 하나다. 북미 수출형은 2.4리터 4기통 엔진과 2.7리터 V6 엔진을 장착했었다. ‘뉴 EF 쏘나타’는 시리우스 엔진을 마지막으로 장착한 쏘나타로도 기억되고 있다.
이렇듯 과거에는 V6 엔진의 사용 범위가 매우 넓었다. 이 당시 쏘나타뿐 아니라 북미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중형 세단들의 주력 엔진이 V6였다. 지금은 V6 중형 세단을 보기 어려워졌지만, 국내에도 판매될 정도로 많이 쓰이던 엔진이다.
오늘의 주인공 NF가
역사상 마지막 V6 쏘나타
오늘의 주인공 ‘NF 쏘나타’는 역사상 마지막 V6 쏘나타다. 북미 시장을 위해 출시되었고, 국내에도 잠깐 판매되었던 V33 모델을 끝으로 쏘나타 엔진 라인업에서 V6 엔진은 사라진다. YF 쏘나타부터 모든 모델이 4기통 엔진을 장착한다.
YF 쏘나타부터 2.0 세타 엔진, 2.0 누우 엔진, 2.4 세타 2 엔진, 2.0 터보 GDi 엔진 등을 주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앞서 계속 언급했던 다운사이징 추세를 쏘나타도 피해 갈 수 없었다. 올해 출시된 8세대 쏘나타 역시 4기통 엔진이 모든 라인업을 장식한다. 2.0리터 4기통 자연흡기, 2.0리터 4기통 하이브리드, 1.6리터 터보 엔진이 대표적이며, 향후 2.5리터 4기통 터보 모델도 출시될 예정이다. 오토포스트 국내 포착 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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