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포터 풀체인지
스타리아처럼 나온다?
포착된 테스트 뮬 살펴보니
매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자동차는 무엇일까? 그랜저? 쏘렌토? 둘 다 틀렸다. 바로 현대 포터다. ‘포터를 승용차 판매량과 묶어서 논하는 건 무리’라는 반응들도 있지만, 어찌 되었든 매년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가장 많이 팔린다는 포터의 안전성은 처참한 수준인데, 실용성과 수익성 때문에 안전이 등한시되고 있는 대표적인 자동차다.
그런 포터의 심각성을 현대차도 알고 있기에, 약 20여 년간 풀체인지 없이 판매해온 이 자동차가 풀체인지 될 예정이다.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현재 활발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 그 실체가 드러나게 되어 화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 포터 풀체인지와 관련된 모든 것을 알아본다.
글 박준영 편집장
36년 동안 생산 중인 장수 모델
현대 포터 드디어 풀체인지 돌입
한국 1톤 트럭 시장의 대표주자인 현대 포터는 무려 36년 동안 생산되고 있는 초 장수 모델이다. 생산 기간보다 더 놀라운 것은,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거의 20년이 다 되어가는 동안 풀체인지 없이 소소한 변화만으로 차를 계속해서 팔아왔다는 것이다. 그런 자동차가 당장 작년 국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20년간 판매한 사골 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차라니.
포터와 함께 1톤 트럭 시장을 양분하는 기아 봉고도 있지만, 판매량만 놓고 보자면 포터가 압도적이다. 당장 작년 판매량을 살펴보면, 포터가 9만 2,411대, 봉고가 6만 6,689대 판매됐다. 포터와 봉고는 비슷하면서도 서로 약간 다른 수요층을 가지고 있는데, 오늘 이 부분까지 다루기엔 지면이 모자라므로 다음에 별도로 다뤄보겠다. 어찌 되었든 국내 시장에서 오랜 기간 사골을 끓여온 두 트럭이 드디어 풀체인지 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안전에 취약한 ‘캡오버’ 타입 버린다
신형은 ‘세미 보닛’ 타입
포터가 풀체인지 된다고 했을 때 가장 궁금한 것은 ‘캡오버’ 타입을 유지할 것인지, ‘세미보닛’ 타입으로 변화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캡오버 타입인 현행 모델은 적재함을 길게 뺄 수 있어 그만큼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면충돌 시 충격을 흡수해 줄 크럼블 존이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안전 측면에서는 상당히 위험하다. 그러니까 적재 용량이나 실용성 같은 부분 때문에 안전을 희생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포터나 봉고 트럭의 사고 사진들을 보면 처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통계자료에 따르면, 소형 화물차는 사고가 나면 사망률과 중상률이 승용차에 비해 2배 수준으로 높다. 모두가 알고 있고, 통계로도 증명이 됐지만 여러 현실적인 이유를 핑계로 포터는 변함없이 판매되어 온 것이다. 작년이 되어서야 정부는 그동안 충돌시험에서 제외되었던 3.5톤 이하 소형 화물차를 리스트에 추가하겠다고 밝혔지만 크게 의미가 없다. 승용차는 모두 진행하는 부분 충돌 시험은 진행하지 않고 정면과 측면만 진행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 판매하는 차종들은 2년 뒤에야 시험을 진행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개선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장단점 뚜렷한 두 가지 방식
결국 ‘세미 오버’로 나올 수밖에 없어
작년에 충돌 테스트 관련 이야기가 나왔으니 포터 풀체인지는 1년 안에 출시될 것을 직감할 수 있다. 현재 판매 중인 모델로는 충돌 테스트 기준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캡오버 타입으론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세미보닛 타입으로 변경될 것 역시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신형 포터는 과거 현대차가 잠깐 판매했다가 단종된 ‘리베로’와 비슷한 형태일 것이다.
세미보닛 타입의 장단점은 매우 뚜렷하다. 앞쪽에 엔진 부분이 추가되는 1.5박스 형태이기 때문에 캡오버 타입의 치명적인 단점이었던 안전 부분에 대한 보강이 이뤄진다. 그러나 이외에는 단점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앞이 길어지면서 적재함은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고, 보닛형인만큼 회전반경이 길어지기 때문에 좁은 골목길을 다니기 불편하다. 여기에 적재함에 올라가는 짐의 하중이 뒷바퀴에 집중되기 때문에 하중 분산 부분에 있어서도 약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니까 기능적인 측면은 캡오버 타입이, 안전 측면에선 세미보닛 타입이 우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최근 포착된 프로토타입 테스트뮬
과거 ‘리베로’ 처럼 ‘스타리아’를 활용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당장 내년부터 소형 화물차도 충돌 테스트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세미보닛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 세미보닛 타입 트럭을 제대로 만들어 놓으면 유럽에도 수출할 수 있는 이점이 존재하긴 한다. 유럽은 안전 때문에 캡오버 타입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포착된 포터 풀체인지 프로토타입 테스트 뮬을 살펴보면, 스타리아의 운전석 부분을 캡으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적재함을 위한 프레임 구조로 설계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본판인 스타리아가 모노코크 바디로 돌아섰기 때문에 포터의 바디는 스타리아와 완전히 다른 별도의 프레임 바디가 적용될 것이다.
과거 리베로가 스타렉스의 앞쪽을 거의 그대로 가져와 변형해서 만든 자동차였던 것과 동일하게, 신형 포터 역시 스타리아의 디자인 요소를 활용하여 차를 만드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유튜버 ‘하이테크로’는 발 빠르게 스타리아 디자인을 적용한 포터 풀체인지 예상도를 선보여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다.
디젤 엔진 사라진다
LPG, 전기차로 출시 예정
개선해야 할 부분 명확해
포터 풀체인지 시기에 맞추어 기아 봉고 역시 신형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 공개된 자료는 없지만, 최근 현대차는 2024년부터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해 소형 트럭에 디젤 엔진을 탑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 포터, 봉고 풀체인지는 LPG 엔진과 전기차 버전으로 출시될 것이다.
LPG 엔진은 상대적인 토크가 디젤 엔진 대비 떨어지기 때문에 해당 부분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며, 전기차는 현재 판매 중인 포터 EV에서 거론되는 짧은 주행거리와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지원하지 않는 부분을 필히 개선해야 할 것이다. 이것 때문에 전국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소를 전기 포터들이 점령하고 있다.
많은 숙제 짊어진 현대기아차
훌륭한 결과물 나오길 바라며
포터 풀체인지에 주어진 숙제가 굉장히 많은 것이다. 현대차는 당장 거의 20년 동안 만들던 캡오버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차를 만들어 내야 하며, 파워트레인 역시 내수 시장 점유 비중 90%를 차지하던 디젤을 버림과 동시에 전기차 관련 이슈도 해결해야 한다.
시간은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엔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 개인적인 사견을 추가하자면, 6세대 신형 포터가 출시되면 가격이 많이 오를 것이 불 보듯 뻔하며, ‘세미 보닛’ 이 ‘캡오버’ 의 실용성을 뛰어넘긴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현행 포터의 중고차 인기가 엄청날 것으로 전망한다. 신형 포터와 봉고는 부디 훌륭한 소형 트럭으로 탄생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올해말 출시하는 포터와 봉고 LPG는 기존 디젤 보다 출력이나 연비, 탄소배출등이 모두 우수하다고 합니다. 거기에 안전이 개선되면 더욱 좋겠네요.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