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차 강세의 수입차 시장
일본 브랜드 회복세 관측
신흥 강자 볼보 성장세 주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경기 침체 등 각종 저해 요인에도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유럽 브랜드의 판매 호조가 두드러졌는데, 2022년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 28만 3,435대 중 무려 85.2%인 24만 1,449대를 유럽차가 차지했다.
그런데, 유럽 강세에 한몫하던 일본 브랜드 침체가 한층 누그러질 전망이다. 지난달 수입차 실적에서 일본 업계 점유율은 10.2%로 근 3년 만에 두 자릿수대를 기록했다. 벤츠· BMW의 공고한 양강 구도와 일본차 이미지 회복세에 따라 나머지 업체들은 밥그릇을 뺏길 처지에 놓였는데, 특히 볼보의 근심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
글 김현일 기자
10년 성장세 멈춘 볼보
준대형 라인만 살아남았다
‘안전의 대명사’, ‘SUV 맛집’ 등으로 불리며 국내시장 존재감을 키워가던 볼보는 지난해 10년간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TMAP 인포테인먼트 탑재와 함께 아우디의 3위 자리를 노리던 시기라 더욱 뼈아프다. 지난해 볼보는 국내시장에서 총 1만 4,431대의 차량을 인도했고 이는 전년 대비 1.4% 감소한 수치이다.
물론 글로벌 공급망 이슈와 감소 폭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가 되지만, 수입차 시장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기에 판매 전략 수정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다만 플래그십 모델들은 여전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준대형 세단 볼보 S90은 무려 4,361대가 팔리며 약 30%의 브랜드 점유율을 차지했고 XC90도 전년 대비 약 51% 증가한 2,314대의 실적을 올렸다.
“중국차가 너무 비싸”
원산지 논란도 리스크
준대형 라인이 선전했던 반면, 나머지 제품군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볼보는 더군다나 올해 계획된 신차가 없어 당분간 현재 라인업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볼보의 주요 부진 요인으로는 높은 가격이 꼽히는데, 특히 지리자동차 산하 중국 브랜드라는 꼬리표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달 파주세관장은 후면 번호판 가드에 기재된 ‘MADE BY SWEDEN’이라는 문구가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시정명령을 내렸고, 원산지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볼보코리아는 ‘SAFETY FOR LIFE’로 문구를 변경하고 무상 교체를 진행하고 있는데, 판매 증가의 주역인 S90만이 중국에서 수입된다는 점은 특이하다.
전동화 박차 가하는 볼보
과도기 사업 방향 어떻게
볼보는 올해 꾸준한 수요를 보이는 준대형 라인과 XC40, XC60 등 주력 모델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새로 취임한 짐 로완 볼보 CEO가 12일 방한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14일 미디어 콘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라 한국 시장 사업 방향성을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볼보는 2026년까지 최소 6개의 순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대형 플래그십 전기 SUV, EX90은 내년 국내 출시가 유력하다. 아울러, 엔트리급 전기 SUV인 EX30(예정)은 오는 6월 15일 글로벌 시장 최초 공개를 앞두고 있다. 전기차 과도기의 볼보가 국내시장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지켜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