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준중형차 시장
판매 부진 이어졌던 K3
결국 단종 운명 맞을까?
SUV의 인기와 전기차의 빠른 보급에 따라 기존 내연기관 세단의 점유율이 갈수록 곤두박질치고 있다. 그나마 현대 그랜저, 기아 K8, 제네시스 G80 등 준대형 및 플래그십 세단 수요는 꾸준하지만 준중형 세단의 입지는 빠르게 좁아지는 상황이다.
현재 판매 중인 국산 준중형 세단은 현대 아반떼와 기아 K3뿐인데, 아반떼의 판매량 독식이 장기간 지속되며 K3의 단종설에 점점 무게가 실린다. 최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K3의 국내 생산 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글 이정현 기자
후속 출시설까지 돌았지만
국내 단종 가능성 커졌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업계에서는 차세대 K3가 개발 단계에 있으며 2024년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현행 아반떼와 동일한 3세대 플랫폼을 사용하지만 차체가 더욱 커지며 실내는 과거 기아의 중형 세단 로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기아는 당장 내년부터 K3의 국내 생산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기아 노조는 K3 단산에 따른 신규 모델 생산 배치를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소식이 사실이라면 K3는 작년 9월 출시된 연식 변경 모델이 마지막 모델이 될 것이며 적어도 국내에서는 후속 없이 단종될 가능성이 커졌다.
판매량 21.3% 줄었다
다가오는 세대교체 주기
기아가 돌연 K3의 단종 카드를 만지작거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판매 부진이다. K3의 작년 생산량은 4만 3,303대인데 이는 전년도보다 무려 28% 폭락한 수준이다. 작년 판매량 역시 전년도 대비 21.3% 줄어든 2만 704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는 현재진행형으로 올해 1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8% 줄어든 3,780대에 그쳤다.
하필 이런 상황에 K3의 모델 체인지 주기가 다가온다는 점도 암울한 전망에 설득력을 보탠다. 현행 K3는 지난 2018년 출시된 2세대 모델이며 2021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다. 평소 현대차그룹의 모델 체인지 주기대로라면 내년쯤 풀체인지를 거치는 게 맞지만 지금처럼 전망이 어두운 상태에서 차세대 모델을 개발하기엔 메리트가 없다는 분석이다.
이미 여럿 단종된 세단
차라리 전기차가 합리적
한편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전동화 전환 추세에 따라 전기차 라인업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기아의 경우 2027년까지 전동화 라인업 15종 구축을 목표로 한다. 만약 K3 신형을 출시한다면 같은 체급의 내연기관 및 전동화 모델을 모두 보유하는 꼴이 되니 제조사 입장에서는 수익성 좋은 전기차를 선택하는 게 당연하다.
또한 세단 수요 하락세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고 이미 단종된 세단이 많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기아 스팅어는 최근 단산되어 재고 물량 처리에 들어갔으며 제네시스 G70는 올해 출시된 2차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끝으로 단종 수순을 밟는다. 토요타는 최근 43년 역사를 이어 온 캠리의 내수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K3의 빈자리는 비슷한 체급의 전기 세단이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