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블레이저가 출시된 이후 함께 주목받는 차가 있다. 바로 형이라고 불리는 쉐보레 블레이저다. SUV에 카마로의 스포티한 모습을 이식한 디자인으로 인해 공개 이후부터 국내 네티즌들에게 호평을 받았으며, 블레이저의 국내 출시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지금은 블레이저를 스포티한 외관의 중형 SUV로 알고 있지만 원래는 전형적인 미국 스타일 풀사이즈 SUV였다. 역사 또한 생각보다 오래되었는데 1969년부터 1991년까지 생산되었다고 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우리가 잘 모르는 블레이저의 옛 모습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오토포스트 디지털 뉴스팀
쉐보레 블레이저
그 시작은 서버번으로부터
블레이저가 1969년 출시될 당시 정식 이름은 K5 블레이저였으며, 서버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2도어 숏 보디 풀사이즈 SUV이다. 전체적인 외관 디자인이 서버번과 거의 동일했다. 쉽게 생각하면 현재 시판 중인 타호가 옛날에 블레이저라고 생각하면 된다.
K5 블레이저의 크기는 전장 4,508mm, 전폭 2,007mm, 휠베이스 2,642mm로 당시 기준으로 풀 사이즈에 해당하는 크기였다. 특히 전폭은 지금 기준으로도 매우 컸다. 지붕은 하드톱으로 되어 있으며, 필요에 따라 개폐가 가능하다.
엔진은 직렬 6기통 4.1리터와 4.8리터, V8 5.0리터, 5.7리터로 총 4가지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이 있었다. 변속기는 3단 자동, 3단 수동, 4단 수동 3가지가 제공되었다.
구동방식은 2륜 구동과 4륜 구동 2가지가 있었는데 2륜 구동은 독립형 인 프론트 서스펜션과 리어 트레일 암, 4륜 구동은 판 스프링을 사용했다. 대배기량 엔진과 견고한 서스펜션, 높은 지상고 덕분에 월등한 오프로드 주행능력을 자랑한다.
무려 18년간 생산된
2세대 블레이저
1973년 서버번과 함께 풀체인지 된 2세대 K5 블레이저는 전작과 동일하게 서버번과 동일한 디자인을 따라갔다. 전작보다 각이 더욱 강조되었고, 상하 2분할 헤드 램프가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차체 크기는 이전보다 커진 전장 4,694mm, 전폭 2,022mm, 휠베이스 2,705mm로 넉넉한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았다.
전작 대비 엔진 라인업이 다양해졌는데, 4.1리터, 4.8리터, 5.0 리터, 5.7리터, 6.6리터 5가지 가솔린 엔진과 6.2리터 디트로이트 디젤 엔진이 있었다. 2세대 모델은 군용차로 활용될 만큼 우수한 오프로드 능력을 보였다.
타호로 다시 태어난
3세대 블레이저
1992년, K5 블레이저는 서버번과 함께 풀체인지를 거쳤다. 이번에도 역시 서버번과 동일한 디자인을 채택했으며, 전작의 디자인 요소를 바탕으로 좀 더 세련되게 표현했다. 오랫동안 이어져온 하드톱 컨버터블 옵션은 사라졌다. 엔진은 5.7리터 가솔린과 6.2리터 디트로이트 디젤 두 가지로 간소화되었다.
출시 당시 형제 모델인 GMC 지미는 유콘이라는 이름으로 변경되었고, 쉐보레는 블레이저라는 이름을 유지하다가 1995년 5도어 모델 출시와 동시에 타호로 변경했다. 타호로 이름이 변경된 후 엔진 라인업과 편의 사양을 새롭게 재정비했으며, 우수한 상품성 덕분에 1996년 모터트렌드가 올해의 자동차로 선정했다. 이후 타호는 여러 번의 풀체인지를 거쳐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소형 SUV로 출시된
S-10 블레이저
1982년, 쉐보레는 또 다른 블레이저를 출시했다. 앞서 언급한 K5 블레이저와는 달리 소형 SUV로 출시되었으며, S-10 픽업트럭을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착탈식 하드톱 옵션은 없으며, 2도어로만 출시되었다. 전면 디자인은 서버번을 바탕으로 헤드램프와 그릴 내부 디테일에 변화를 줬다.
엔진 라인업은 1.9리터, 2.2리터, 2.8리터, 4.3리터 4가지 가솔린 엔진과 2.2리터 디젤엔진으로 구성되었다. 1.9리터 엔진은 배기가스 기준을 만족하기 위해 이스즈제 엔진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 4,326mm, 전폭 1,661mm, 휠베이스 2,553mm이다. 이후 1990년에 4도어 모델이 추가되었으며 크기는 2도어 모델보다 약간 큰 전장 4,491mm, 휠베이스 2,718mm이다.
트레일블레이저의 기원이 된
2세대 S-10 블레이저
1995년, S-10 블레이저는 2세대 모델로 풀체인지 된다. 1세대가 소형으로 분류되었던 것과는 달리 크기가 커지면서 중형 SUV로 포지션이 변경되었다. 엔진은 4.3리터 하나로 단일화되었다. 외관 디자인에 곡선을 가미해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특이한 형태의 C 필러가 이목을 끌었다.
고급형 트림에는 트레일블레이저라는 이름을 따로 붙였다. 물론 우리가 알고 있는 트레일블레이저와는 전혀 다른 차량이다. 당시로서는 고급 사양이었던 CD플레이어, 원격조종 카세트 플레이어, 가죽 스티어링 휠, 크루즈 컨트롤, 알로이 휠 등이 기본 적용되었다. 이 모델은 10년간 생산된 후 2005년에 이쿼녹스 출시로 단종이 되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2002년에 완전히 다른 차로 독립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18년 부활한
새로운 블레이저
블레이저는 오랜 기간 동안 명맥이 끊겼다가 2018년, 새로운 SUV를 공개하면서 블레이저라는 이름을 다시 붙였다. GMC 아카디아를 기반으로 개발했으며, 이쿼녹스와 트래버스 사이에 위치한다.
블레이저라는 이름을 달고 다시 부활했지만 이전에 생산했던 K5 블레이저와 S-10 블레이저와는 연관성이 거의 없다. S-10 블레이저 2세대를 제외하고는 차급이 다르고 오프로드를 염두에 둔 SUV에서 도심형 SUV로 콘셉트를 변경했기 때문이다.
외관 디자인은 기본, 고성능을 강조한 RS,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프리미어 3가지 스타일로 나뉘며, 엔진은 2.0리터 터보 엔진과 2.5리터 에코텍, 3.6리터 V6 3가지가 있다.
내부는 쉐보레 최신 인테리어를 적용해 깔끔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며, 다양한 첨단 편의 사양과 안전 사양이 적용되어 있다. 지금까지 블레이저에 대한 내용들을 살펴봤다. 타호의 조상이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부활한 블레이저, 과연 소비자들의 염원대로 국내에서 볼 수 있을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