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혼다 어코드 1.5 터보’ 모델을 시승했다. 어코드는 북미 시장에서 ‘토요타 캠리’와 꾸준히 경쟁하고 있다. 혼다 어코드는 국내 시장에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판매량에서 캠리를 200대 정도 차이로 제쳤다. 1,867대 팔렸다.

작년 5월 국내시장에 출시된 10세대 어코드 1.5 터보 모델은 혼다 센싱이 빠져있어 아쉬움을 토로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하지만 2019년형 모델부터는 1.5 터보에도 혼다센싱이 추가되면서 상품성이 개선되었다.

국내에서 일본차를 타려면 가끔씩 알 수 없는 시선이 의식될 때가 있다. 우리의 자동차 시승기는 어떤차가 좋고 나쁨을 따지는게 아니라 이 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 크다. 이 시승기 역시 그렇게 읽어 주셨으면 좋겠다.

판매량이 적지 않은 만큼 이 차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어코드를 다룬 자세한 시승기가 없다. 북미시장에서 캠리와 함께 베스트 셀링카 자리를 다투는 어코드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 오늘 오토포스트 시선집중은 ‘혼다 어코드 1.5 터보’ 모델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사진 박준영 기자


캠리보다 나을까?
어떤점이 다를까?
어코드를 시승하면서 내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캠리보다 나은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캠리와는 다른 어코드만의 매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다. 현재 국내에 판매중인 어코드는 1.5터보, 2.0 터보스포츠, 하이브리드 세가지 모델이 존재한다.

라이벌인 캠리는 국내시장에 2.5 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XLE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만 판매하고 있다. 제원상 캠리 가솔린 모델과 비교 가능한 어코드는 1.5 터보 모델이다. 작은 배기량을 가지고 있지만 다운사이징이 제대로 되어 194마력이라는 부족하지 않은 출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중량이 1,465kg으로 가볍기 때문에 경쾌한 움직임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무엇보다 혼다는 ‘기술의 혼다’로 불리던 시절이 있지 않았는가.


당당한 전면부 디자인
풀 LED 헤드램프, 혼다센싱
먼저 외관 디자인을 살펴보자. 전면부를 살펴보면 최근 출시한 일본차들중에 외모로는 상위권에 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인상이 좋다.

풀 LED 헤드램프는 어코드만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내고 혼다의 새로운 패밀리 룩으로 완성된 프론트 그릴 역시 어코드만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2019년식부터 1.5 터보 모델에도 혼다센싱이 추가되어 범퍼 아랫쪽에는 센서가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유독 길어 보이는
측면부 디자인
옆모습을 보면 어코드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직선위주로 날이 서있다. 4.9미터라는 제법 긴 차체를 가졌는데, 앞과 뒤 오버행이 독일차들보다 비교적 긴편이라 길이가 더 길어보인다. 유려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은 요즘 유행하는 쿠페형 세단 디자인을 구현해 내려는 디자이너들의 노력이 엿보인다. 측면부에서는 심지어 LED 헤드램프의 라인도 돋보인다.


225/50 R17
출고 타이어는 아쉬워
혼다 어코드 1.5 터보에는 225/50 R17 사이즈 한국타이어가 적용된다. 고성능 스포츠 타이어가 아닌 일반 출고사양 타이어를 장착하여 접지력이 그렇게 좋은편은 아니었다. 어코드 1.5의 스포티한 움직임을 기대했던 사람들이라면 타이어 때문에 불만이 생길 수도 있을것 같다. 성능을 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타이어 교체가 필요하다.


LED 리어램프,
듀얼머플러로 존재감을 드러내다
후면부 디자인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이다. 혼다의 새로운 패밀리 룩으로 디자인 된 테일램프가 장착된다. 그리고 스포츠티한 캐릭터를 강조하기 위해 듀얼 머플러가 적용된 것이 눈에띈다.

라이벌인 캠리는 싱글 머플러가 적용된다. 최근 출시되는 일본차들의 디자인이 매우 파격적인 것을 생각한다면 어코드 디자인 완성도는 꽤나 준수하게 점수를 줄 수 있을 것같다. 제원보다 더 커보이는 어코드는 큰 차를 좋아하는 대한민국 사람들 정서에도 알맞다.


사용된 소재는 아쉽지만
손이 닿는 곳은 신경써 주었다
실내로 들어가 도어트림을 살펴보니 딱 3,000만원대 차량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내장재와 감성품질을 보여주고 있었다. 실내에 사용된 소재 자체는 플라스틱과 인조가죽 이지만 그래도 손이 닿는 도어패널부분은 우드 느낌이 나게 잘 마무리 해서 실내 분위기를 잘 연출하였다.

같은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어떤부분을 어떻게 마감하느냐에 따라 소비자가 느끼게 되는 것은 천차만별인데 어코드는 이 부분을 잘 신경썼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보려 노력한 인테리어
베이지와 블랙 투톤조합에 우드그레인이 들어간 실내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려 많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 소재에 대한 아쉬움은 존재하지만 3,690만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스티어링 휠에는 다기능 버튼들이 자리잡고 있고 혼다센싱이 적용되면서 차간 거리 조절과 차선유지보조 기능 버튼이 추가되었다. 스티어링의 뒷쪽에는 패들 시프트도 있다.


보기편한 디지털 계기판
반쪽짜리 디지털인 점은 아쉬워
어코드 계기판을 처음 보았을땐 풀 디지털인줄 알았으나 속도계는 일반 TFT, RPM 게이지쪽만 디지털인 반쪽짜리 계기판이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알아챌 수 없어 전체적으로 풀 디지털 계기판을 보는 느낌이다. 시인성도 훌륭한 편이다. 또한 다른 브랜드들의 디지털 계기판과 비교해 보아도 반응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라 딜레이가 없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계기판은 RPM 게이지 말고도 주행거리나 연비,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운전자 주의력 레벨 등 주행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보여주며 스티어링 휠 버튼으로 쉽게 조작 할 수 있다. 또한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계기판 조명이 붉은 색으로 변한다. 사용중인 터보 부스트압을 표시해주는 게이지도 별도로 나타난다.


애플 카플레이 & 터치를 지원하는
8인치 멀티미디어 시스템
어코드에 적용되는 8인치 멀티미디어 디스플레이는 센터패시아 중앙에 우뚝 솟아있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며 기본 내비게이션으로 아틀란 3D를 사용하였다. 스피커는 8개가 적용되었는데 음질은 무난한수준. 물론 프리미엄 브랜드 오디오가 아니라 동급 대비 뛰어나진 않았다. 멀티미디어 시스템은 반응속도가 빠르고 금방 익숙해 질 수 있다.


국산차 수준으로
여유로운 수납공간
독일차들 보다 확실하게 좋은 장점이 하나 있다. 바로 국산차 수준으로 실내 수납공간이 많다는 것이다. 기어노브 옆에 위치한 컵홀더 두개는 잘 만들어졌다. 센터 콘솔과 도어쪽 수납공간 역시 여유로워 이에대한 불만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패밀리 세단은 실용성이 중요한데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겠다. 또한 캠리에는 없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도 있다.


넉넉한 수준의 뒷좌석 공간
국산 중형차 수준
뒷자리에 타보니 패밀리 세단답게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다만 앞좌석 시트포지션을 낮추게 되면 발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좁아져 장거리 주행시 뒷자리에 앉은 사람이 다소 불편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뒷자리도 마찬가지로 소재는 프리미엄 세단들처럼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손이 닿는 부분은 역시나 잘 마감되었다.


미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들의 공통점
아쉬운 마감상태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대부분 일본차라고 하면 모두 품질이 뛰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본에서 생산되는 일본차인지 미국에서 생산되는 일본차인지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실내를 살펴보며 기본적인 구성이나 실용성, 감성품질 부분에서는 많이 신경을 썼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듯이 어코드의 우드그레인이나 실내 내장재는 싸구려 느낌과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일본에서 생산되는 캠리와는 다르게 미국에서 생산되는 어코드는 최종 마감이 아쉬웠다. 뒷 도어 패널 단차가 눈에띄게 컸고, 조수석 도어 트위터 쪽에도 단차가 생각보다 컸다.


Q. 잘 달리는가?
A. 탄탄한 하체를 자랑한다
어코드를 몰고 본격적으로 주행에 나섰다. 4일동안 타면서 확실하게 느꼈던 것은 주행 기본기는 쏘나타와 그랜저를 압도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어코드는 패밀리세단치고 탄탄한 하체를 자랑하면서도 승차감을 해치진 않는다.

과속 방지턱이나 고르지 못한 노면을 부드럽게 잘 넘어가고 스티어링 휠은 언제나 운전자에게 빠르고 정확하게 피드백을 전해준다. 1.5리터 터보 엔진 역시 CVT 무단 변속기와의 궁합이 훌륭했다. 또한 어코드는 시트 포지션이 상당히 낮다. 시트 포지션은 비유하자면 BMW정도로 낮게 깔린다.


똑똑하게 작동하는 혼다센싱
어코드에 적용된 혼다센싱 기능은 시내와 고속도로 주행시 모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정체구간에서도 완전 정차와 재출발까지 지원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덕분에 운전 피로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다.

급하게 끼어드는 차량에 대처하는 것도 능숙하며 차선을 유지하는 수준도 훌륭하다. 다만 가끔씩 브레이크가 다소 거칠게 반응할 때가 있는데 이는 조금 더 숙성이 되어야할듯 하다.


걱정이 앞섰던
CVT와 엔진의 궁합
어코드 1.5 터보에는 항상 논란이 많은 CVT 무단 변속기가 장착되어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다르게 어코드와 무단변속기는 훌륭한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었다. 가속을 하더라도 일정 RPM을 유지하며 파워를 끌어내는 밋밋한 일반적인 CVT와는 다르게 어코드의 CVT 변속기는 자동변속기처럼 기어 단수가 바뀌는 느낌으로 셋팅되어있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선 7단 수동변속기능을 제공한다. 듀얼클러치나 일반 자동변속기처럼 빠른 변속속도를 자랑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CVT임을 감안한다면 꽤나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스포츠 세단과 CVT는 어울릴 수 없는 조합인데 어코드는 큰 숙제를 기술로 잘 해결했다.


Q. 스포츠 세단인가?
A. 적절한 타협점을 잘 찾았다
어코드는 기분좋은 드라이빙이 가능한 세단이다. 이차는 스포티한 캐릭터를 살리면서도 기본기를 놓치지 않은 ‘패밀리 세단’이다. ‘스포츠카’는 아니다. 4.9미터라는 짧지 않은 차체임에도 가벼운 무게와 194마력이라는 부족하지 않은 출력으로 어코드는 기분을 좋게 만들 수 있는 수준의 펀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우선 가벼운 프론트 무게 덕분에 코너에서 앞머리가 그대로 잘 들어온다. 하지만 조금 속도를 올려보면 차의 한계가 나타나기도 전에 이미 타이어에서 비명을 지르고 만다. 어코드를 좀 더 제대로 즐기려면 타이어를 가장 먼저 바꿔주어야 한다. 항상 일정하고 정확한 피드백을 전달하는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에게 신뢰를 준다.


진동, 소음은
조금 아쉬워
다만 출중한 기본기와는 비교되게 주행중 발생하는 진동이나 소음은 아쉬움이 컸다. 100km/h를 넘기게 되면 풍절음과 노면소음이 생각보다 많이 올라오는 편이며 고속에서 본넷이 미세하게 떨리는 현상이 있었다. 달리기 실력은 출중했지만 감성적인 부분이나 차량의 마감, 품질과 같은 것은 혼다가 조금 더 개선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뛰어난 연비
저공해자동차
어코드는 저공해자동차 3종차량이다. 따라서 일부 혼잡지역 통행료 50% 감면, 공영주차장 요금 50%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5 터보엔진과 CVT는 복합연비 13.9km/L, 시내 12.6km/L, 고속도로 15.8km/L 라는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

실제로 어코드는 고속도로 주행시 연비가 리터당 20키로를 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디젤이나 하이브리드가 아닌 일반 가솔린 차량으로써는 아주 훌륭한 수치라고 할 수 있겠다. 시승 기간동안 고속도로 주행시 19km/L 정도, 시내주행시 12km/L 정도가 나왔다.


좀더 확실한 스포츠 세단을
원한다면 2.0 터보 스포츠를
어코드 1.5 터보는 여유로운 실내공간과 뛰어난 연비를 자랑하고, 실용성이 좋은 패밀리 세단이다. 4인 가족이 충분히 넉넉하게 타고 다닐 수 있으며 펀드라이빙을 즐기는 아빠라면 가끔씩 시원하게 달리는 맛도 어느정도 느낄 수 있다.

어코드 1.5 터보는 패밀리세단에 스포티한 성격을 약간 추가해 놓은 수준이다. 좀더 확실한 스포츠를 원한다면 2.0 터보 모델을 추천한다. 2.0 터보 모델 이야기는 조만간 시승기를 통해 좀더 자세히 전해드릴 예정이다.


혼다 어코드 1.5 터보 모델은 현대 쏘나타와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160 마력 자연흡기 2.0 엔진을 장착한 신형 쏘나타 인스퍼레이션 가격과 충분히 비교해 볼만하다. 옵션 가격을 제외한 쏘나타 인스퍼레이션 기본 가격은 3,289만원이다. 어코드 1.5 기본 가격은 3,690만원이다. 어코드 1.5 터보는 작은 배기량으로 세금혜택도 있다.

어코드 시승을 통해 탄탄한 기본기와 훌륭한 실용성을 직접 확인해 보니 베스트 셀링카라는 타이틀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코드나 캠리는 말로만 평가하기는 어려운 차다. 직접 시승을 해보면 생각이 많이 달라질 수 도 있다.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를 수 있지만 한번쯤 타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오토포스트 시선집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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