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에서 국산차 최초로 출시한 스포츠백 스팅어는 개성 있는 스타일과 출시 당시 그간 국산차에서 기대할 수 있었던 것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초기엔 판매량도 꽤 괜찮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안타깝게도 그 인기는 얼마 가지 못했다.

지지부진한 판매량에 한때 단종설까지 들려왔던 스팅어이지만 결국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많은 마니아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최근 스팅어와 형제 집안 제네시스 G70 이 또다시 단종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것이며, 두 자동차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걸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스팅어와 제네시스의 미래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2018년 5,700대
2019년 3,644대
점점 줄어드는 판매량
2017년 출시된 기아 스팅어는 출시 초기 ‘조선 파나메라’라고 불리며 그간 국산차에서는 선택지가 없었던 패스트백 스타일 GT 카로 탄생하여 많은 소비자들에게 환호를 받았다. 당시 아우디 A7이 한창 잘나가고 있었던 시기인 만큼 국산차에도 패스트백 선택지가 등장하였으니 반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스팅어는 성능도 꽤 탁월했다. 이미 많은 차량들에 적용되었던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시작으로 G80 스포츠에 적용되고 있던 3.3리터 6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적용하여 시원시원한 퍼포먼스를 자랑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국산차에서 기대할 수 있는 운동 성능 수준을 뛰어넘었다”라는 평을 받으며 초기 반응이 괜찮았던 차량이다.

그런데 좋은 반응은 딱 거기까지였다. 출시 초반 스팅어는 출고 물량이 밀려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지만 다음 해인 2018년부터는 실적이 점점 부진하더니 최근엔 월평균 300대 정도가 판매될 정도로 저조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스팅어 이후로 등장한 제네시스 G70 이 같은 파워트레인을 사용한 자동차이기 때문에 수요층이 겹쳤고, 이것이 스팅어의 주요 패인으로 분석된다. 당시 스팅어와 G70을 비교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스팅어는 내장재 질이 G70보다 떨어지며 운동성능 역시 미묘하지만 G70 이 조금 더 우세하다”라는 평을 내리며 G70을 구매하였다. 세단과 패스트백이라는 서로 다른 장르와 함께 국내에선 나름 프리미엄 브랜드로 통하는 제네시스의 브랜드 파워도 두 차량의 판매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스팅어 단종설이 들려온 건
판매 부진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작년 가을쯤 스팅어가 단종될 수도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판매량이 워낙 좋지 못해 스팅어는 “실패한 차”라는 이미지가 낙인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분명 그간 국산차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독특한 스타일링과 괜찮은 성능을 가지고 있었던 스팅어임에도 이것이 시장에 잘 먹혀들지 않아 판매가 되지 않으니 자연스레 후속 모델 없이 단종이 될 것이라는 소식이었다.

물론 이런 소식에 많은 마니아들은 안타까워했다. 스팅어 단종을 반대하던 사람들은 꼭 많이 팔리는 자동차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상징적이고 의미가 있는 독특한 자동차들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비슷했다. 외신들 역시 스팅어를 꽤 괜찮게 평가했으나 막상 판매량은 예상했던 것보다 저조하여 어두운 미래를 암시한 것이다. 최초로 스팅어 단종설이 나온 것도 국내가 아닌 호주 ‘카 어드바이스(Car advice)’라는 매체에서였다.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무단 사용 금지)

다행인 것은 스팅어의 단종설이 들려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팅어는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파워트레인의 변화와 기존에 지적받아오던 상품성을 개선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현재 포착되고 있는 테스트카를 살펴보면 외관 스타일은 큰 폭의 변화가 없으며 램프류 디자인만 변경하는 소소한 변화 정도를 거칠 전망이다. 디자인보다는 새로운 파워트레인과 추가되는 옵션 사양들, 주행성능 부분에서 변화를 거치게 된다.

이번 단종설엔
제네시스 G70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게 스팅어 단종설은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나는듯하였으나 최근 또다시 스팅어 단종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페이스리프트를 출시하려고 준비 중인 상황에서 단종설이 들려오다니 무슨 일이 생긴 걸까. 한 매체의 소식에 따르면 기아차는 부분변경을 진행한 후 등장할 2세대 스팅어 출시 계획은 완전히 취소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페이스리프트를 끝으로 단종이 된다는 이야기였다. 그 이유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시점에 판매량이 지지부진한 스팅어보다는 많이 팔리는 세단과 SUV에 더 투자를 많이 하기 위해 스팅어는 단종을 시킨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스팅어뿐만이 아니었다. 같은 이유로 제네시스 G70도 페이스리프트 이후 차세대 모델이 등장하지 않고 단종이 될 수 있다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두 자동차의 단종설이 다시금 들려오자 많은 소비자들은 이를 놓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두 차량 모두
단종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보면 이는 터무니없는 소식이다. 먼저 갑자기 단종설에 휘말리게 된 제네시스 G70을 먼저 살펴보면 현재 제네시스 브랜드는 라인업 강화를 목표로 SUV를 포함한 여러 신차들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는 중이다.최근엔 브랜드 최초로 SUV를 선보이기도 했으며 곧 페이스리프트를 맞이하는 G70은 슈팅브레이크 모델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G70은 현재 국내외에서 모두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제네시스 입장에선 이 차를 단종시킬 이유가 전혀 없다. G70은 현재 북미시장에서 제네시스 판매량을 견인하는 중심 역할을 하고 있으며 라이벌인 BMW 3시리즈와 직접적으로 비교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중이다.

단종설이 돌던 스팅어 역시 판매량은 부진했지만 국내외 평가는 모두 좋았던 차량이다. 탑기어를 즐겨봐왔던 자동차 마니아들이라면 잘 알고 있을법한 자동차 저널리스트 제임스 메이는 스팅어에 대해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았고 M3만큼은 아니지만 S4 정도는 되는 즐겁게 탈 수 있는 자동차”라는 평을 내리기도 헀다.

그간 현대기아차가 운전 재미나 성능으로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적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기에 기아차의 야심찬 도전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초에 스팅어는 대중을 겨냥한 세단이나 SUV가 아닌 소수의 마니아들을 위한 GT카이기 때문에 이를 잘 이용하여 브랜드 이미지를 바꿔놓을 수도 있었다. 큰 의미를 가진 스팅어를 쉽게 단종 시켜버린다면 좋은 반응이 나오지 않을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럴 거면 애초에
만들지를 말았어야”
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만약 기아차가 단순히 판매량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스팅어 단종을 실제로 고민하고 있다면 “이럴 거면 애초에 만들지를 말았어야”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스팅어가 왜 탄생한 것인지를 생각해 보면 해답이 나온다. 이 차는 대중적으로 많이 팔리는 차가 아닌 마니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특별한 자동차다.

단순히 판매량이 중요했다면 K5를 더 멋지고 강력하게 만들고 SUV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여 신차를 출시하면 된다. 스팅어는 “기아차가 이런 것도 만들 수 있다”라는 것을 세상에 보여준 자동차라는 그 자체로써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런 자동차를 곧바로 단종시켜 버린다는 것은 “한번 도전해 봤는데 잘 안되더라”라며 포기한다는 이야기와 같다.

첫술에 배가 부를 순 없다. 최초로 등장한 1세대 모델은 당연히 완벽할 수 없으며 그렇다면 꾸준히 지적받았던 단점들을 다음 세대에서 개선해 나가며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이 좋은 방향이다. 단 한 번의 시도로 제대로 결과를 이루지 못해 포기할 생각이었다면 애초에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차세대 스팅어는 디자인 변화의 폭이 크지 않지만 기존에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내장재, 옵션 개선과 배기 사운드 개선, 성능 개선 등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개선하려는 모습이다. 단순히 디자인이 별로 바뀌지 않는다고 차가 똑같을 거라고 생각하긴 조심스럽다는 이야기다. G70은 디자인까지 최신 패밀리룩 스타일을 적용하게 되니 더욱 큰 폭의 변화가 생길 것이다. 두 자동차 모두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니 벌써부터 실망할 필요는 없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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