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남자들의 자동차 ‘지형근’님)

요즘 정통 SUV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이 지프 코란도를 부활해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쌍용차의 형편이 점점 어려워져 지프 코란도는 당분간 부활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소비자들은 지프 코란도와 함게 국산 대표 정통 SUV로 손꼽히는 현대 갤로퍼에 주목하고 있다.

갤로퍼는 1990년대 SUV 시장을 휩쓸었던 모델로, 벤츠 지바겐처럼 투박한 디자인을 갖고 있어 조선 지바겐으로 불리고 있다. 단종된 지 오래된 지금도 리스토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조선 지바겐이라고 불리는 현대자동차 갤로퍼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진웅 기자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심재훈’님)

현대자동차가 아닌
현대정공에서 생산한 갤로퍼
자동차 공업 합리화 조치가 1987년에 해제되면서 항공기, 철도차량, 공작기계 등을 생산하던 현대정공이 자동차 사업에 진출했다. 현대정공이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게 된 이유가 있었는데, 정주영 회장은 아들인 정몽구 현대정공 사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주고 싶었지만 현대자동차 초기 발전에 큰 공헌을 한 동생 정세영 현대자동차 사장을 쉽게 밀어낼 수 없었다.

그때 마침 자동차 공업 합리화 조치가 해제되면서 현대차가 아직 진출하지 않았던 SUV 자동차 개발 사업을 정몽구 사장이 맡고 있는 현대정공에 지원하게 되면서 후계자가 될 기회를 준 것이다.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김동현’님)

정주영 회장의 뜻에 힘입은 정몽구 사장은 1989년부터 M-CAR라는 프로젝트 명으로 고유모델 개발을 진행했으나, SUV는 세단보다 차체 구조가 복잡하고 높은 강성과 품질이 요구되었던 탓에 실패하게 된다.

이후 정몽구 사장은 고유모델 개발을 포기하고 타 브랜드의 SUV를 라이선스 생산하는 전략으로 바꾸게 된다. 마침 현대차가 오랫동안 미쓰비시와 제휴했고, 신모델 개발에 착수해 구형이 되어버린 미쓰비시 파제로 1세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1991년에 생산을 시작했다.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김한성’님)

출시되자마자
시장을 장악한 갤로퍼
갤로퍼의 외관은 파제로에서 엠블럼만 현대로 바꿨다고 해도 될 정도로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거의 모든 디자인 요소에 직선을 활용해 거친 이미지를 두드러지게 표현하고 있다.

갤로퍼에 장착된 엔진은 출시 초기에는 2.5 디젤 한 가지만 장착했다가 이후 2.5 디젤 터보와 2.5 디젤 터보 인터쿨러, 3.0 가솔린이 추가되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지형근’님)

갤로퍼는 출시되자마자 3개월 동안 3,000대 가까이 팔리면서 쌍용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가 장악하던 SUV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켰고, 이듬해에는 2만 4천여 대가 판매되면서 국내 SUV 시장의 52%를 차지했다.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높았던 파제로를 라이선스 생산한 모델이다 보니 성능이나 신뢰성 면에서 경쟁 모델을 크게 압도했기 때문이다.

1994년에는 헤드 램프를 원형에서 사각형으로 바꾸고 상품성을 높인 뉴 갤로퍼가 출시되었다. 엔진은 이전처럼 2.5 디젤, 2.5 디젤 터보, 2.5 디젤 터보 인터쿨러, 3.0 가솔린 4가지 중 선택할 수 있었고 2인승 밴부터 9인승까지 총 20가지 라인업을 거느려 다양한 수요를 충족했다. 연말에는 누적 생산 10만 대를 돌파했다.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김민태’님)

IMF 사태가 발생하면서
현대자동차에서 생산한 갤로퍼 2
1997년에는 부분변경 모델인 갤로퍼 2를 출시했다. 전면 디자인이 변경되었으며, 전체적으로 곡선이 많이 가미되어 기존 갤로퍼보다 세련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출시 직후 IMF의 여파로 현대정공은 자동차 부품 사업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갤로퍼를 현대자동차에 넘겨주게 되었다.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박민혁’님)

갤로퍼 2 출시 이후에도 동급 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오래된 인테리어와 빈약한 편의 사양, 강화된 환경 규제를 충족하지 못하는 난관에 부딪쳤다. 게다가 쌍용자동차 무쏘가 부분변경을 진행하면서 고급화하면서 갤로퍼 2에 큰 타격을 입혔다.

출시 10년이 지나면서 테라칸, 렉스턴, 쏘렌토 등 신모델이 등장하면서 갤로퍼 2는 시장경쟁력이 크게 낮아지면서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결국 2003년 갤로퍼는 출시 12년 만에 테라칸과 통합되면서 단종되었다.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이현성’님)

이번 기회에
재도전하는 것도 괜찮다
최근 정통 SUV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면서 네티즌들이 쌍용자동차에 지프 코란도를 다시 부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쌍용자동차의 형편이 어려워지자 이번에는 기반이 튼튼하고 과거 갤로퍼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현대자동차에 정통 SUV를 다시 출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갤로퍼는 단종된 이후에도 리스토어 열풍으로 중고 수요가 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리고 랜드로버가 디펜더를, 포드가 브롱코를 부활시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 정통 SUV를 개발하기 좋은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정통 SUV는 기술력이 많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전 세계에 현대차의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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