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남자들의 자동차 ‘김동현’님)

이 정도면 돌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4월 신형 아반떼는 출시와 동시에 첫 달 7,447대를 판매하며 자동차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소형 SUV에 밀려 점점 설 곳을 잃어가던 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에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른 신형 아반떼는 현재 출고가 밀려있어 당분간은 지난달과 비슷한 월 판매량을 유지할 전망이다.

삼각떼라고 조롱 당하던 지난 아반떼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신형 아반떼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준중형급부터 중형 세단 수요층까지 끌어들이고 있다는 아반떼가 잘 팔리는 이유를 알아보자.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신형 아반떼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19년 4월 154,515대
20년 4월 164,082대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빛을 발한 것일까. 지난 4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불경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작년 동월 15만 4,515대와 비교해 보면 올해 4월은 16만 4,082대를 판매해 오히려 만대 가까이 판매량이 더 늘었다.

그 와중에 판매 1위를 기록한 차량은 1만 1,566대를 판매한 현대 그랜저로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만 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랜저의 뒤를 이은 2위는 7,594대를 판매한 기아 쏘렌토로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대기 기간을 감안하면 쏘렌토의 판매량은 당분간 비슷한 수준이 유지될 전망이다.

기아 K5의 선전도 두드러졌다. 4위를 기록한 기아 K5는 7,070대를 판매하며 16위를 차지한 쏘나타 판매량 3,341대를 크게 앞서갔다. 쏘나타는 이제 그랜저에 이어 K5에도 밀리는 동네북 신세가 되었다. 국민차 타이틀을 다른 차에게 넘겨줘야 할 위기가 온 것이다.

판매량 3위는 오늘의 주인공인 현대 올 뉴 아반떼가 차지했다. 지난달 출시와 동시에 첫 달 7,447대를 판매하며 단숨에 3위로 껑충 뛰어오른 신형 아반떼는 현재 계약자가 밀려 차를 출고하려면 2~3개월 정도를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준중형 세단이 판매량 상위권을 차지한 것은 실로 오랜만이다.

아반떼의 가장 큰 문제는
성능도, 품질도 아닌
디자인이었다
신차효과도 무시할 순 없지만 아반떼가 판매량 3위를 기록한 건 큰 의미가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준중형 세단 판매량은 계속해서 하락세를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산차 중 선택할 수 있는 준중형 세단은 아반떼와 K3가 전부다. 판매량이 저조했던 크루즈와 SM3는 쓸쓸히 단종을 맞이했다.

사실상 준중형 세단 시장의 주력 모델 담당은 아반떼였는데 아반떼는 성공적이었던 AD 모델이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호불호가 강한 디자인으로 변한 것이 패인이었다. 삼각떼라고 놀림당하던 아반떼는 판매량이 계속해서 하락했다. 삼각떼야말로 “역시 차는 디자인이다”라는 것을 증명한 장본인이 아닐까.

일각에선 아반떼의 판매량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이유로 점점 커져온 소형 SUV 시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2010년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소형 SUV는 티볼리나 트랙스, 르노삼성 QM3 정도가 전부였지만 코나와 스토닉이 등장하며 점점 커져가던 소형 SUV 시장은 이제 수많은 선택지들이 존재하는 큰 시장이 되었다.

주로 2천만 원에서 3천만 원 수준의 예산으로 첫차를 구매하는 비율이 높은 사회 초년생들이 대부분 아반떼가 아닌 소형 SUV로 넘어갔기 때문에 준중형 세단 수요는 자연스레 줄어든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실제로 준중형 세단을 구매하려다 소형 SUV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이 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으나 아반떼의 패인이 소형 SUV 때문만은 아니었다.

가성비 마케팅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XM3, 소형 SUV 터줏대감 셀토스, 트레일블레이저등 많은 소형 SUV들이 활약하고 있는 현 상황에 아반떼가 그들을 제치고 우뚝 올라섰기 때문이다. 결국 기존 아반떼의 가장 큰 문제점은 디자인이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매력적이지 않은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차를 사고 싶은 마음이 생길 리가 없다.

파격적인 스타일을 적용한 신형 아반떼는 전 세계 어느 준중형 차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스타일링, 동급 최고 수준의 편의 안전사양으로 중무장했다. 그 결과 가성비가 좋은 첫차를 원하는 젊은 수요층과 세컨드카를 원하는 4~50대 등 폭넓은 수요층을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만약 삼각떼로 불리던 기존 디자인에 신형 아반떼에 적용된 사양들만 추가해서 출시되었다면 이 정도의 판매량이 나오진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디자인이 중요하다.

쏘나타 판매량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문제는 먹구름이 몰려오는 중인 쏘나타다. 국민차 타이틀을 가지며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쏘나타의 입지가 점점 애매해지고 있다. 현대차에서 판매 중인 가장 비싼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는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고 이번에 출시한 준중형 세단 신형 아반떼 역시 좋은 행보를 유지할 전망이지만 쏘나타는 유독 출시 초기부터 이렇다 할 선전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작년 3월 공개된 신형 쏘나타는 ‘센슈어스 스포티니스’ 디자인 컨셉을 적용한 8세대 모델로 기존 쏘나타 뉴라이즈의 오명을 씻어내기 위해 준비한 현대의 야심찬 신차였다. 판매량이 많은 중형 세단 시장은 브랜드에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쏘나타의 판매량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반응은 그리 좋지 못했다.

출시 초기부터 쏘나타의 행보는 불안했다. 출고와 동시에 생산이 중단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아 논란은 더욱 커졌었다. 일각에선 엔진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결국 현대차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현대차는 쏘나타의 출고 지연에 대해 “성능이나 안전 문제는 아니며, 초기 고객 인도 전에 소음, 진동, 불쾌감 재점검을 통해 고객 눈높이에 맞춰 감성 품질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 차원이다”라고 설명했다. 미디어 및 동호회 시승회 이후 엔진 진동 소음 등 신차 품질 문제와 관련하여 많은 이야기가 오갔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인도가 늦어진다는 이야기였다.

디자인 호평, 아반떼 대박
디자인 혹평, 쏘나타 쪽박
사실 쏘나타 역시 삼각떼처럼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디자인이 가장 큰 문제다. 호가 많으면 다행이었겠지만 불행하게도 신형 쏘나타 디자인은 불호가 더 많았다. “메기타”,”물고기를 닮았다”,”디자인이 너무 별로다”라는 반응이 이어진 것이다. 현대차는 이후 파워트레인과 디자인을 살짝 변경한 센슈어스도 출시했지만 반응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디자인 변경 후 좋은 평이 이어지는 신형 아반떼처럼 쏘나타도 디자인 변경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후 공개된 라이벌 기아 신형 K5는 출시가 되자마자 역대급 디자인이라며 호평받았던 것과는 상반되는 분위기다. 이런 반응은 판매량으로도 그대로 이어져 쏘나타는 결국 K5에게 추월당하고야 말았다. 앞으로의 전망 역시 그리 밝지 않다. 북미에서의 판매량도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신근’ 님)

자동차에 있어 디자인은 매우 중요하다. 차를 구매할 땐 많은 구매 요인들이 존재하지만 결국 아무리 잘 만든 차일지라도 디자인이 너무 형편없다면 선뜻 구매하고픈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최근 현대기아차는 몇 년 사이에 주행성능과 차량의 전체적인 만듦새, 기본기 측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왔다.

N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론칭했으며 모터스포츠에도 참가하여 WRC에선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옵션이나 편의 사양, 실내 공간은 그 어떤 수입차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좋다. 하지만 여전히 디자인은 갈피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차량들이 많다.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적인 디자인을 가진 현대차들이 더 많이 출시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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