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동차 업계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배출가스 조작으로 뜨겁다. 2016년부터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해 소비자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던 브랜드였기에 소비자들의 “믿었던 만큼 실망도 크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해 최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가운데, 관련 책임자이자 벤츠코리아의 수장인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이 출장을 이유로 이미 한국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수사 차질은 물론 책임감 있는 모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압수수색까지 한다고 하자 실라키스 사장이 가장 먼저 보인 행동에 대해 살펴보자.

이진웅 기자

2일에 걸쳐
배출가스 인증 관련 자료 확보
환경부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벤츠코리아가 판매한 경유차 12종, 3만 7,154대에 배출가스 조작 프로그램이 설정된 사실을 확인해 지난 12일 과징금 776억 부과와 함께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형사 5부는 27일부터 28일까지 2일에 걸쳐 벤츠코리아 본사를 압수수색해 배출가스 인증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환경부가 확인한 배출가스 조작 시스템을 살펴보면 시동을 켜고 어느 정도 시간이 자면 SCR 시스템에 필요한 요소수 사용량을 감소시키거나 EGR 가동률을 낮추는 정교한 방식으로 조작해 인증을 통과했다.

불법으로 통과한 벤츠 차량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은 실내 인증 기준의 최대 1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불법 조작된 차종 중 10여 년 전에 출시된 ML도 포함되어 있었다. 즉 소비자들을 10년 가까이 속여온 셈이다.

벤츠 사장의 책임감 있는 모습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벤츠코리아의 배출가스 조작 혐의는 앞서 언급한 대로 2012년부터 2018까지 이뤄진 것으로, 2015년 8월부터 벤츠코리아에 부임한 실라키스 사장도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벤츠코리아가 형사고발되면서 실라키스 사장과 관련 임직원들은 수사 대상이 되었지만 이미 일주일 전 실라키스 사장이 한국을 떠났다고 한다. 주 책임자가 없으니 수사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출장을 이유로 출국한 상태며 언제 돌아올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게다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한국에 돌아오지 않고 9월 1일 그대로 벤츠 미국 지사로 부임하게 되면 한국으로 소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불법행위가 밝혀져도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 형사처분을 면할 수 있다. 예전에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사태 당시 배출가스 조작 혐의를 받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요하네스 타머 전 사장도 2017년, 관련 재판 도중 독일로 돌연 출국하는 바람에 형사처분도 받지 않았다.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해
면죄부 인사를 한 셈
더군다나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은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연임 가능성을 내비쳤다.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연임과 관련해 “한국에 오기 전 남미 지역을 담당할 때 6년 반 정도 있었는데 참고할만한 답이 될 것”이라며 “한국 시장은 절대로 쉬운 시장은 아니지만, 도전을 즐기는 성격 덕분에 업무를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싶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실라키스 사장은 2015년 벤츠코리아에 부임한 후 2016년, BMW를 제치고 수입차 1위를 차지했으며, 이후 지금까지 4년 연속 1위를 지켜냈다.

이외에 수입차 최초 연간 7만 대 판매 돌파, 3년 만에 E 클래스 10만 대 판매 돌파 등 업적을 세웠으며, 더 노력할 의사를 보였다.

하지만 배출가스 조작 사건 이외에 딜러사를 쥐어짜내는 등 국내 수입차 1등에 숨겨진 이면이 드러나면서 연임 대신 미국행을 선택했으며, 이미 지난주에 출국한 것이 알려지면서 면죄부 인사를 한 셈이 되었다.

환경부의 발표에
불복 의사를 밝혔다
한편 벤츠코리아는 배출가스 조작 혐의에 대해 불복 의사를 밝혔다. 이번에 문제가 제기된 기능을 사용한 데에는 정당한 기술적, 법적 근가가 있다며 발표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어 수백 가지 기능들이 상호 작용하는 당사의 통합 배출 가스 제어 시스템의 일부분으로,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않고 각 기능들을 개별적으로 분석할 수 없으며, 전체 차량 유효 수명 동안 다양한 차량 운행조건 하에서 활발한 배출가스 정화를 보장하는 복잡하고 통합적인 배출가스 정화 시스템의 일부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후 불복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2018년 5월 이전에 생산 중단된 모델에 해당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현재 판매 중인 신차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수입차 관계자는 논란에 대처하는 벤츠의 태도가 너무 무책임하다고 지적한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배출가스가 기준치 이상으로 나왔기 때문에 조작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논란을 일으키게 된 것에 대한 사과가 먼저라고 말한다.

또한 현재 판매 중인 차에 대해서는 논란과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여기에 최근 플래그십 SUV 더 뉴 GLS를 국내에 출시했으며, 메르세데스-AMG A35를 출시하기 위해 인증을 마치는 행보를 보였다.

물론 현재 판매 중인 차는 계속 판매할 수 있는 상황이며, 신제품 라인업을 늘리는 것도 자유지만 현 상황에서 적절한 대처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으며, 이런 태도가 소비자들과 신뢰를 무너트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새로 임명되는 사장은
논란에 잘 대처할 수 있을까?
논란의 주 책임자인 실라키스 사장이 미국으로 떠나게 되면서 책임감 있는 모습은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8월 1일부로 새로 부임하게 될 뵨 하우버 신임 사장이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주목하고 있다.

실라키스 사장을 대신해서 배출가스 조작에 대한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지, 논란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잘 보상해 줄지 두 가지가 관건이다. 만약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국내에서 벤츠의 위상이 크게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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