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랜드로버가 정통 SUV 디펜더 신형 모델의 출시를 앞두고 사전계약을 받고 있다. 취등록세를 합쳐 기본 9,278만 원부터 시작하며, 상위 모델은 1억 324만 원이다. 가격에 대해 여러 가지 말이 있었지만 차 자체에 대한 평가는 괜찮은 편이다.
디펜더 사전계약 소식에 네티즌들은 쌍용차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SUV 전문 브랜드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서로 다른 행보로 인해 네티즌들의 반응이 엇갈리는 중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디펜더 출시로 역풍 맞고 있는 쌍용차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진웅 기자
가격 논란이 있었지만
차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
서문에서 언급했다시피 디펜더의 실구매가는 9,278만 원~1억 324만 원이다. 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2.0리터 4기통 엔진을 탑재, 오프로드 즐기기에는 너무 비싼 가격, 해당 가격대에 더 매력 있는 수입 SUV가 많다는 반응들이 있었다. 특히 자사 내 고급 SUV인 레인지로버 벨라 2.0과 가격대가 겹쳐 “디펜더 보러 갔다가 벨라를 계약할 것 같다”라는 반응이 눈에 띄었다.
가격에 대한 이런저런 논란이 있었지만 차 자체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이다. 신형 디펜더의 디자인은 1세대 디펜더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는데, 기존 각진 실루엣은 유지하면서 모서리 부분만 둥글게 다듬었다. 그리고 테일게이트가 옆으로 열리는 점과 스페어타이어가 차체 외부에 달려있는 점, 투박한 실내도 1세대 모델의 특징을 가져온 것이다.
또한 랜드로버의 정체성을 이은 점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현재 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로 대표되는 고급 SUV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원래는 다목적 실용 차량을 제작해오던 회사였다.
디펜더의 역사는 1948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디펜더의 이름은 랜드로버였으며, 1989년, 디스커버리가 출시되면서 랜드로버가 브랜드명으로 쓰이고 디펜더라는 이름을 새로 부여받은 것이다. 즉 랜드로버에게 디펜더는 상징과 같은 모델이다. 그런 차가 단종되었다가 다시 부활했으니 많은 사람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다.
1세대 디펜더가 우수한 오프로드 능력으로 전 세계에서 명성이 높아졌는데, 신형 디펜더는 랜드로버가 오랫동안 축적한 기술들을 모두 넣어 한층 더 강력해진 오프로드 능력을 보여준다. 접근각 38도, 램프각 28도, 이탈각 40도까지 극복할 수 있으며, 최대 900mm 깊이의 하천까지 도강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 보디 온 프레임에서 D7x 모노코크 아키텍처로 변경되었지만 비틀림 강성은 3배 더 증가했으며, 강인한 차체를 바탕으로 최대 3,500kg의 견인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루프 상단은 주행 시 최대 168kg, 정차 시 최대 300kg까지 버틸 수 있어 루프 탑 텐트 설치나 장비 운반에 활용할 수 있다. 요즘 캠핑을 즐기는 사람이 늘었는데 디펜더는 캠핑을 즐기기 딱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디펜더와 달리
성격을 바꾼 코란도
랜드로버에 디펜더가 있다면 쌍용차에는 코란도가 있다. 코란도는 국내 자동차 이름 중에서 가장 오래되었으며, 파생 모델인 코란도 훼미리는 현존하는 모든 국산 SUV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모델이었다. 이후 1990년대 출시된 뉴 코란도는 시대에 맞게 디자인 개량, 벤츠 엔진 탑재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잘나가던 코란도가 2005년 단종된 후 2011년에 새로 부활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디펜더는 차량 성격까지 정통 SUV 그대로 부활시킨 반면, 코란도는 도심형 SUV로 차의 성격을 완전히 바꿨다.
작년에 뷰티풀 코란도가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비판의 목소리는 더 높아졌다. 전작까지는 그나마 디자인 독창성이라도 있었지만 뷰티풀 코란도는 티볼리를 닮은 디자인으로 인해 코볼리, 티란도라는 별명을 붙여가며 혹평했다.
현재 뷰티풀 코란도는 시장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는 투싼과 스포티지보다 판매량이 적다. 이 때문에 네티즌들은 꾸준히 지프 코란도 부활을 요구했지만 쌍용차는 자금 부족의 이유로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코란도 브랜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아쉬워하는 반응이 많았다.
랜드로버와 마찬가지로
쌍용과 자주 비교되는 지프
랜드로버와 마찬가지로 지프도 쌍용차와 많이 비교되고 있다. 지프는 오래전부터 SUV 명가로 명성이 높았으며, 현재도 랭글러를 통해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랭글러는 현재 오프로드 마니아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높은 모델로 손꼽히고 있다.
그리고 랭글러를 통해 지프의 기술력을 홍보하면서, 도심형 SUV인 레니게이트, 컴패스, 체로키, 그랜드 체로키를 출시해 다양한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3분기에는 국내에 픽업트럭인 글래디에이터가 출시될 예정이다.
어떻게 보면 쌍용이 가장 본받아야 할 브랜드다. 랜드로버는 현재 고급 SUV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쌍용이 따라가기 어렵지만 지프는 쌍용과 마찬가지로 대중 브랜드의 위치에 있다.
지프가 랭글러를 중심으로 소형부터 대형까지 SUV 라인업을 구축한 것처럼 쌍용차도 지프 코란도를 메인으로 내세우고 이후 티볼리부터 렉스턴까지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축하는 것이 쌍용차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늦었지만
시장 반응을 미리 알았다면…
만약 쌍용차가 디펜더와 같은 시장 반응을 미리 알아 3,500억 원을 지프 코란도 개발에 사용했다면 지금보다 상황이 나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현재 코란도는 투싼과 스포티지는 물론, 소형 SUV인 셀토스와 트레일블레이저와 크기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 매우 어중간한 상황이다. 만약 지프 코란도였다면 동급 유일의 오프로더로 차별화할 수 있어 지금보다 더 나은 판매량을 기대할 수 있었다.
게다가 정통 SUV은 더 많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코란도를 활용해 국내외에 기술력을 홍보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더 많은 것을 얻었을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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