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칠 생각 없습니다” 그랜저 결함 발견됐다 하자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현대차 대응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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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자들의 자동차 ‘신찬빈’님)

3달 연속 국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대 그랜저에서 각종 결함들이 발생해 현대차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단순한 조립 불량부터 주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엔진오일 감소 문제까지, 여러 가지 결함들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은 제조사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결함 시정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제조사는 “아직 원인을 찾을 수 없어 수리해 줄 수 없다”라는 무책임한 답변을 해 논란을 키웠다. 대체 언제까지 신차에서 발생하는 결함들을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걸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중대한 결함이 발생에도 이를 방관한 한 자동차 제조사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오토포스트 디지털 뉴스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다
바야흐로 대 그랜저 시대다. 국민차로 불리는 같은 집안 쏘나타는 K5에게도 판매량으로 밀리고 있지만 현대차 세단 라인업의 맏형인 그랜저는 3달 연속 월간 판매량 만 대를 넘기며 굳건한 국산차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이다.

지난 3월 1만 6,586대, 4월 1만 5,000대, 5월 1만 3,416대를 판매하여 올해 그랜저는 “10만 대를 넘게 판매할 수도 있겠다”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2020년 현시점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인기 있는 자동차는 그랜저다.

(사진=뉴스토마토)

출시되자마자 불거진
소음 관련 문제
많이 팔리고 있어서 문제도 더 많이 보이는 걸까? 활발하게 출고가 이뤄지고 있는 더 뉴그랜저에서 크고 작은 결함들이 연이어 발견되고 있다. 지난 1월엔 출시가 된지 50일도 지나지 않아 실내 소음 문제가 불거졌다. 증상을 호소하는 차주들은 “운전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경이 쓰인다”라며 정체불명의 소음에 대한 빠른 해결을 촉구했다.

더 뉴 그랜저 동호회에서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회원들을 살펴보면 주로 운전석 A필러 송풍구와 뒷좌석에서 발생하는 소리로 마치 바람이 맴도는 것 같은 ‘호로롱’하는 소음이 지속해서 들려 탑승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문제였다.

(사진=뉴스토마토)

당시 그랜저 동호회 회원들은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30명의 회원이 모여서 서비스센터를 찾아갔으나 센터에서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정상 범주에 속한다”라는 답변만 들었고 결국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전 IG 모델에서도 물이 끓는 듯한 소리가 나는 증상들이 있었지만 소음 문제는 여태껏 제대로 된 원인조차 찾지 못한 채 그대로 방치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1,000km를 주행한 신차에서
엔진 오일이 감소하고 있다
소음 문제가 불거지고 난 뒤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최근 2.5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신형 그랜저 차량에서 엔진오일이 감소하는 치명적인 문제가 여러 차종들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는 실제 차주들이 직접 신차를 출고해 운행을 하면서 발견한 결함으로, 신차 출고 후 FULL을 가리키고 있던 엔진 오일이 약 1,000km를 주행하면 반 이하로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엔진오일이 줄어드는 정도는 차량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며 심한 차는 LOW 게이지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신차 출고 후 엔진 오일은 5,000km~7,000km 정도에서 교체를 권장하는 주기를 생각한다면 1,000km를 주행한 차에서 엔진오일과 관련된 문제가 생긴 것은 명백한 결함이다.

“원인을 찾기 전까진
고쳐줄 수 없다”
2.5 가솔린 엔진의 엔진오일 감소 문제를 접한 현대차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엔진 오일 소모는 소폭 있을 수 있지만 로우 게이지 이하로 떨어지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라면서도 “아직까지는 문제를 해결해 줄 방법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오일 감소 현상을 확인한 차주들은 서비스센터에 방문하여 모자란 엔진오일을 보충 받은 뒤 다시 1,000km를 주행 후 오일 감소 여부를 확인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 측도 아직 엔진오일이 감소하는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해 소비자들의 차량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일 현상을 겪는 한 차주는 “엔진 오일 감소로 주행 중 차가 멈추는 것은 아닐지 불안하다”라며 “오일을 보충해 줄 테니 조금 더 타다 오라는 서비스센터의 무책임한 말에 분노를 느낀다”라고 밝혔다. 만약 이렇게 운행을 하다 차에 문제가 생기기라도 한다면 그에 대한 보상은 과연 제조사 측에서 제대로 해줄지도 의문이다.

빠른 조사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청원이 진행 중이다
엔진 결함 사례뿐만 아니라 단순한 조립 불량부터 전자 장비의 작동 불량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청와대에는 신형 그랜저의 결함을 호소하며 조사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까지 게재되었다.

청원 내용을 살펴보면 “국내에서 6만 대 이상 팔린 그랜저의 결함을 정리해 올린다, 2.5 스마트 스트림 엔진 오일 감소 문제, 조향장치에서 발생하는 잡소리 및 자석화 현상, 헤드라이트와 범퍼가 맞닿는 부분의 도장이 벗겨지는 문제, 자동차의 유리가 떨리면서 소리가 나는 글라스런 현상, 미션 결함으로 변속 충격이 발생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라며 문제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사진=네이트 판 ‘찌루v’님)

여기에 더불어 문제 해결을 요구한 소비자들에게 제조사는 “이건 정상이다”,”내부적으로 알아보고 답변을 주겠다”라는 등의 무책임한 답변만 돌아오고 있다며 “제발 이 내용을 제대로 조사하여 국민들이 독과점 기업의 횡포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이런 청원 내용을 접한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에서 제기된 품질 문제는 관련 부문에서 원인 조사를 철저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최대한 빠르게 이에 맞는 합당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매번 저래놓고 바뀌는 건 없었다”라며 불신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매번 신차에서
결함은 발견되었고
달라지는 건 전혀 없었다
사실 더 뉴 그랜저의 2.5 가솔린 스마트스트림 엔진의 결함은 이미 예견되어 있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랜저보다 먼저 같은 엔진을 적용하여 출시한 K7 프리미어는 시동이 제대로 걸리지 않고 오토홀드가 켜진 정차 상황에서 차가 통통 튀는 현상들이 발견되는 등 “아직 품질이 안정화되지 못한 엔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간 현대기아차가 새롭게 선보이는 신형 엔진들은 십중팔구 크고 작은 결함들이 존재했고, 제조사는 소비자들에게서 발견된 문제들을 취합하여 연식변경을 통해 문제를 개선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보여왔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기아차 신차가 나왔을 때 바로 사는 건 베타테스터를 자처하는 일이다”라는 말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신차들에서 발생하는 결함들의 내용도 매번 비슷하다. 엔진 문제, 전자 장비 문제, 조립 불량 문제 모두 같은 지적들이 반복되고 있지만 시간이 나아져도 개선이 되는 건 크게 없다. 그럼에도 많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현대차를 찾으며 내수시장 판매량은 끄떡없는 모습이다.

기업의 입장에선 결함이나 불만에 대한 대처를 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차를 사주는 소비자들이 있기에 이런 문제들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빠르게 해결하려는 의지가 생기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조금 더 현명해져야 한다. 진정 대기업의 횡포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이를 해결해나가려는 제조사의 움직임이 보일 때까지 문제를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고 현명한 소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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