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더 뉴 그랜저의 ‘2.5 스마트스트림 엔진’에서 엔진오일이 빠르게 감소하는 결함이 발생했다. 이제 막 출고를 한 새 차를 3,000km 정도밖에 주행하지 않았는데 엔진오일이 모두 없어져 게이지의 L 밑으로 내려가 문제가 된 차량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현재 엔진오일 감소 현상을 인지하고 있지만 아직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고, 소비자들의 자동차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랜저와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K7 프리미어에서도 동일 증상을 호소하는 차주들이 속출하고 있는데 이 문제는 사실 이미 K7이 출시되던 약 1년 전에 예고되어 있었던 일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 그랜저와 K7의 엔진오일 감소 결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여러 차량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결함이다
매월 1만 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 더 뉴 그랜저가 최근 결함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단순한 조립 불량부터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후방카메라 같은 전자 장비의 먹통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는데 서비스센터에 방문을 해도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립 불량은 비교적 단순하게 해결할 수 있지만, 운전자와 탑승객들의 안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결함들도 속출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2.5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엔진에서 발생하는 엔진오일 감소 문제다. 신형 그랜저 2.5 가솔린 모델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는 이 문제는 여러 차주들이 연이어 문제를 발견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랜저 2.5 가솔린 엔진의 엔진오일 감소 문제는 신차 출고 후 가득 채워져 있던 엔진오일이 약 1,000km 주행 후 절반 이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3,000km 정도를 주행한 새 차의 엔진 오일 게이지를 확인해보니 low 이하로 내려가 있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어 엔진오일 감소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정상적인 차량이라면 엔진오일 감소 현상 자체가 발생해선 안되며, 보통 오래된 차량들이거나 부품에 문제가 있는 경우 여러 가지 이유로 오일 감소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제 갓 출고한 신차에서 1,000km만에 엔진오일이 반이나 사라져 버리는 건 이례적이며 매우 심각한 문제다.

기밀, 윤활, 냉각, 정화, 방청까지
엔진오일은 매우 중요한 소모품이다
이런 엔진오일 감소 현상은 운전자와 탑승객들의 안전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자동차의 엔진오일은 실린더 내부에서 피스톤이 상하운동을 할 때 아주 작은 틈새를 메꿔주며 실린더와 피스톤의 마찰을 줄이고 연소, 팽창 행정을 할 때 압력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기밀 작용을 해준다.

또한 엔진이 운동을 할 때 열을 발생시키는데 엔진오일은 연소실 주변을 윤활하며 열을 흡수하는 냉각 작용도 한다. 엔진이 연소, 팽창 운동을 할 때 강한 힘이 걸리는 부품들에 대한 완충작용 역시 엔진오일이 하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또한 엔진에서 발생한 이물질이나 마모된 금속 가루를 정화하는 정화작용도 할뿐더러 각 부품들 사이에서 작은 유막을 만들어 산소 또는 수분과 만나지 못하도록 하여 녹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방청 작용까지 하는 중요한 소모품이다.

엔진오일은 이렇게 자동차 엔진이 정상적인 작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매우 중요한 액체인데 이 엔진오일이 감소해서 없어진다면 부품이 고장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엔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최근 오토포스트가 인터뷰로 전해드린 ‘그랜저 2.5 가솔린 화재사건’ 역시 2.5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고 있었으며, 누적 주행거리가 4,800km였기 때문에 “엔진오일 감소 현상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라는 이야기도 나오기 시작했다.

누유, 또는 연소가 되면
엔진오일이 줄어든다
그렇다면 그랜저 2.5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엔진에서 엔진오일 감소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자동차 엔진오일이 감소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엔진오일의 소모량은 엔진의 사용 기간과 엔진의 사용 패턴에 따라 달라지는데 주로 오래된 엔진일수록 오일 소모량이 많아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또한 높은 엔진 회전수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고속주행을 많이 하는 차량들의 엔진에서 오일 감소 현상이 더 뚜렷하게 발생하기도 한다.

엔진오일이 줄어드는 첫 번째 이유는 누유다. 엔진오일 누유는 여러 부분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 함께 오일이 새는 부분이 있는지 정확하게 체크해 보아야 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그랜저는 외부에서 오일이 누유된 흔적은 보이지 않아 이 문제는 아니었다. 누유는 보통 연식이 조금 된 차량들에서 발생한다.

그랜저는 엔진오일이
연소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 이유는 연료와 섞여서 연소가 되는 것이다. 누유 흔적이 없는 엔진에서 오일이 감소한다면 대부분이 이 경우에 속한다. 엔진오일이 연소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 냉각수 부족으로 인한 엔진 온도의 상승이 원인이 될 수도 있으며 피스톤 링의 과다 마모, 밸브가이드의 파손이 발생하면 엔진 소모가 급격해질 수 있다.

다양한 원인을 이유로 엔진오일이 연소실로 유입되면서 연료와 함께 연소되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이다. 가끔씩 오래된 자동차가 주행할 때 배기구에서 흰 연기가 심하게 난다면 이것이 바로 엔진오일이 연소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뉴 그랜저는 별다른 누유 증상이 발생되지 않았기 때문에 엔진오일이 연소실 내로 유입되어 연소되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하지만 현대차는 아직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아 정확한 원인은 차후에 발표될 것이다.

(사진=에펨코리아 ‘Kkiiiiii’ 님 ‘ | 봉인당한 그랜저 HG의 2.4 세타 엔진)

“우린 베타테스터냐”
불만 이어진 그랜저 차주들
오일 감소 현상을 겪은 신형 그랜저 차주들은 분노의 목소리를 표출했다. 현재 그랜저 동호회에 접속해보면 동일 현상을 겪는 차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서비스센터에 방문하여 조치를 받은 후기들 역시 수십 건에 달한다.

현재 오일 감소 현상을 확인한 뒤 서비스센터에 방문하면 엔진오일을 보충해 주고 엔진오일 게이지를 뺄 수 없도록 봉인조치를 하고 있다. 그러고 일정 km 수를 차주가 주행한 뒤 다시 서비스센터에 들러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절차로 대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에펨코리아 ‘Kkiiiiii’ 님 ‘ | 봉인당한 그랜저 HG의 2.4 세타 엔진)

현대차는 현재 오일 감소 현상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해 증상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의 차량으로 로드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엔진오일 게이지를 봉인하며 임의로 봉인을 해제할 시 서비스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고지하기까지 했다.

차주들은 당연히 불만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우리가 베타테스터냐”,”원인 규명을 소비자가 해서 제조사에 알려줘야 하는 상황”,”설마 했는데 새 차를 사자마자 이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라며 제조사에 대한 강한 비판의 어조를 이어갔다.

그랜저보다 먼저 출시한
K7에서도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사실 현대기아차가 선보인 2.5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엔진의 문제는 이미 1년 전에 예고되어 있었다. 이 엔진은 지난해 6월, 그랜저보다 먼저 출시된 K7 프리미어를 통해 최초로 선보였다. 이는 2.4 세타 엔진의 뒤를 잇는 후속작이며, 기존 GDI 방식과는 다르게 MPI와 GDI 분사 시스템의 장점을 결합한 혼합 분사 시스템을 갖추어 뛰어난 연소 효율과 출력을 발휘하는 신형 엔진이다.

현대기아차는 K7 프리미어 출시 당시 “신형 스마트스트림 엔진은 저회전 영역에선 포트 분사 방식인 MPI를 사용하며 고회전 영역에서는 직분사 방식인 GDI를 사용해 연료 효율과 출력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론적으로만 본다면 상당히 이상적인 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K7이 출시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문제가 터졌다. 새 차를 인수하고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시동이 제대로 걸리지 않는 차가 생기는가 하면, 신형 그랜저와 동일한 엔진오일 감소 현상을 겪는 차주들도 볼 수 있었다.

이런 문제들을 인지한 차주들은 해결을 위해 기아 서비스센터 오토큐에 찾아갔지만 같은 결함 사례가 전무하다는 이유로 센터에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오일이 심각하게 감소하는 차주들은 현재 그랜저처럼 동일하게 오일 게이지를 봉인하고 “일정 주행거리를 채운 뒤 다시 점검을 받으러 오라”라는 답변을 받은 것이 전부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으며 원인이 무엇인지는 차주들이 전혀 알 길이 없다. 스마트스트림 2.5 엔진은 이미 K7 때부터 문제가 드러나고 있었던 것이다.

현대기아차가 선보이는
신형 엔진들은 잇따라
결함이 발생하고 있다
2.5 스마트스트림 엔진뿐만 아니라 여태 현대기아차가 새롭게 선보였던 엔진들은 문제가 없었던 적을 찾을 수가 없다. 현재 제네시스 라인업에 적용되고 있는 신규 2.5, 3.5 가솔린 터보 엔진 역시 부조와 떨림, 시동 꺼짐 현상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GV80에 적용되는 직렬 6기통 3.0 디젤엔진은 결국 심한 엔진 떨림 문제가 발생해 출고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과거 세타 엔진은 결함으로 악명이 높았으며 아반떼에 적용되던 1.6 GDI 엔진 역시 카본이 누적되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적이 있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인 2.5 가솔린 스마트스트림 엔진도 현대차가 새롭게 선보이는 엔진일뿐더러 MPI와 GDI 분사 방식을 합친 구조가 복잡한 신형 엔진이라 어쩌면 결함은 예고되어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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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년 k7 하이브리드 차주 입니다 2년6개월 타고 엔진오일 감소시작 기아오토큐가니 정상엔진이라고 ㅋㅋ 한달에 두번 오일 추가 주입해가며 다녀요 k8주문하려다 같은 엔진이라길래 주문취소하고 정상인엔진이라 트렁크에 오일싣고 다니며 한달에 두번 채워가며 타고다닙니다 21세기에 이런 정상적인 엔진 멋지네요~

  2. HG는 살때마다 엔진오일 감소하는데 그렌저 명성이 옛말인듯 합니다
    엔진을 통으로 갈고 1년 보증만한다고하는데 1년 지나면 또 엔진을 갈아야 하나요?

  3. 저는 4년이 되지 않았지만 10키로 넘었다고 오일감소 현상 서비스 대상이 아니라네요
    요즘 시대에 이런차를 판매하다니
    다음에 꼭 외국차를 찾아봐야겠네요 정말 한심한 우리 자동차 기술입니다. 서비스도 별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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