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충전
450km 주행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은 2025년 전기차 100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 기록해 전기차 부문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45 EV’ 가 있다.
4륜 구동 시스템으로 개발되고 있는 콘셉트 ’45 EV’의 양산 모델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 소형 크로스오버 차량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현대차가 개발한 350kw 급 하이차저로 20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이는 현존하는 전기차 중 가장 빠른 충전 속도를 자랑하며 테슬라를 향한 강력한 견제구를 던질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디자인 또한 공개 당시 화제가 되었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45 EV 콘셉트’는 현대차의EV 디자인 방향성을 나타낸 모델이다. 이 모델은 현대차의 첫 번째 독자모델이었던 포니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함과 동시에 파라메트릭 디자인이 적용되어 세련미를 강조한다.
레트로 디자인을 재해석하는 것을 ‘뉴트로’라고 부른다. ‘New’ 와 ‘Retro’의 합성어로서 복고풍의 디자인을 현대에 새롭게 해석하여 향유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오토포스트는 현대자동차가 ‘45 EV’를 통해 보여준 뉴트로 디자인에 한걸음 더 들어가본다.
글 Joseph Park 수습기자
뉴트로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뉴트로 디자인이란 간단히 말하자면 ‘과거의 것을 새롭게 즐긴다’라는 뜻이다. 복고풍 레트로 디자인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 당시 태어나지도 않았던 1020세대가 이 레트로 디자인을 이끌고 있다. 그들에게는 과거에 유행했던 다양한 소재들이 새롭고 재미있기 때문일 것이다.
‘레트로’라는 단어가 과거 추억을 회상하는 것이라면 ‘뉴트로’는 그 자체를 새롭게 여기며 즐기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현재 자동차 디자인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에 영향을 끼치며 최신 디자인 트렌드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뉴트로 디자인의
요소들
20세기 중후반의 차량을 기반으로 현대적인 해석을 더한 뉴트로 디자인의 자동차를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요소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둥근 헤드 램프가 그렇다. 과거 차량들에게 적용되었던 원형 헤드라이트를 LED 기술을 통해 세련된 느낌으로 재해석한다. 이외에도 빛나는 프런트 엠블럼, 사각형, 각진 형태의 테일램프 등이 있다.
푸조 504 쿠페와
E-레전드 컨셉
복고풍의 디자인을 재해석하여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행위는 자동차 디자인에서 사실 돌고 도는 트렌드 중 하나이다. 이미 많은 해외 브랜드들이 또한 이러한 뉴트로 디자인에 기반한 차들을 선보인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뉴트로 디자인을 이야기해보자면 푸조의 504쿠페와 E-레전드 모델이다.
푸조의 504는 피닌파리나가 디자인하였다. 스타일링뿐만 아니라 기본기까지 두루 갖춰 유럽에서 널리 사랑받았던 모델 중 하나이다. 그 당시 프랑스 차에서 보기 힘든 근육질 감성을 살려 개성이 넘쳤다. 그리고 2018년 푸조는 이 모델의 디자인을 재해석한 E-레전드를 선보였다.
E-레전드는 504쿠페 디자인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현대적인 감성이 더해졌다. 실내 또한 와이드한 디스플레이를 대거 탑재하여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한껏 풍긴다. 여기에 1960년대풍 가공목재와 벨벳 소재를 사용해 오묘한 조화를 이루어낸다. 그리고 이 차량은 순수 전기차다. 그렇게 과거의 유산을 사용해 자사의 미래를 제시한다. 재미있는 발상이었다.
자동차 회사들이
뉴트로 디자인을 하는 이유
최근 출시된 전기차들은 뉴트로 디자인이 적용된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왜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사의 미래비전을 대표하는 전기차들에 과거 복고풍의 디자인을 사용하는 것일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익숙함과 친근함이다. 현재 친환경 에너지 이슈의 대두와 함께 IT 산업과의 장벽도 점점 허물어지며 자동차 시장은 이례 없던 격동기를 맞고 있다. 변화의 속도가 점점 가속화되어간다. 이렇게 빠른 변화는 기존 차량을 보고 자라온 세대들에게 경외심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경외심이란 무언가를 공경하면서 두려워하는 마음이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흔히 느끼는 감정이다. 기존 세대들에게 전기차는 아직 익숙하지 않다. 아직 미래의 것 같고 관련된 최첨단 기술들은 내가 제대로 적응, 컨트롤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이 뉴트로 디자인을 사용해 보다 친숙한 과거의 감성을 살려 첨단 기술들을 선보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현대자동차 또한 브랜드의 첫 번째 모델인 포니를 뉴트로 디자인으로 재해석하였다. ‘45 EV’는 자사의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였다. 전면부의 독특한 격자 라디에이터 그릴은 키네틱 큐브 램프 디자인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강조하였다. 최근 만들어진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랭귀지가 반영되었으며 현대차의 전동화 미래전략을 보여준다.
내부 또한 목재, 직물, 가죽과 라운지의자 스타일이 적용되어 편안하고 친숙한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전면 대시보드 자체에 통합된 일련의 디스플레이와 단일 중앙 터치스크린을 대체하는 프로젝션 빔 인터페이스를 통해 승객과의 상호작용에 집중한 첨단 기술 또한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현대 45EV의 양산 모델은 올해 말 공개가 예정되어 있고 공식적인 출시는 내년 상반기가 유력하다. 첫 생산 물량은 7만 4,000대, 2022년에는 8만 9,000대로 계획되어 있으며 먼저 공개된 스펙이 별 탈 없이 구현된다면 테슬라 모델 Y, 포드 머스탱 마하 E, 폭스바겐 ID.4, 스코다 엔야크 등 비슷한 세그먼트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전기차 시장의 파이오니아인 테슬라와의 직접적인 경쟁 또한 볼거리다. 테슬라는 미국 판매 1위와 더불어 국내 전기차 시장점유율 50%에 육박하는 글로벌 전기차 강자이다. 테슬라의 올해 1분기 판매량은 4,070대로 이는 국내 전기차 전체 판매량(8,831대)의 46%에 달하는 수치이다. 하지만 초기 품질 문제 관련 부정적인 피드백이 증가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여론 달래기는 없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현대자동차의 ‘45EV’가 우수한 초기품질과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출시된다면 국내에서 만큼은 이 순위가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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