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출시한다는 쌍용차가 아쉬울 수밖에 없는 단 한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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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첫 순수전기차 ‘E100’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실제 차량이 아닌 디자인을 예고하는 렌더링 이미지이다. ‘E100’은 준중형 SUV로 개발되어 공간 활용도를 높인 전기차로 출시될 예정이다. 경량화와 무게중심 최적화를 위해 쌍용차 최초로 알루미늄 후드를 적용하였으며 밀폐형 라디에이터 그릴로 에너지 효율 극대화를 꾀한다.

‘E100’의 디자인은 상어 지느러미와 비늘의 형상에서 영감을 받아 공기저항의 유리한 형태로 디자인되었으며 SUV 다운 역동적인 스타일 요소들을 적용되었다고 한다. 쌍용차는 내년 1월 출시를 목표로 C 세그먼트 SUV 기반 순수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는 공도 테스트까지 진행할 정도로 이미 개발 단계가 완성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Joseph Park 수습기자

댓글로 알아보는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여론

쌍용차에서 오랜만에 출시하는 신차다. 게다가 첫 순수 전기차다. 그런데 반응이 싸늘하다. “티볼리 성공에 취해서 중(中)볼리, 대(大)볼리 만들다가 그 수모를 겪더니 이제는 전(電)볼리를 만드는 것이냐”, “쌍용 디자인 팀은 답이 없다”, “이전에 출시되던 뷰티풀 코란도랑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코란도, 무쏘같이 뉴트로 디자인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는 모델들이 있는데 도대체 왜 삽질하냐” “디자인 공모라도 해라, 답 없는 짓거리는 멈추는 게 낫다”라는 등 강도 높은 비난 여론이 댓글 창을 메웠다.

흔히 자동차 회사에서 새로운 모델이나 비전을 공개할 때 그 회사를 응원하거나 찬성하는 여론과 반대하거나 부정하는 여론이 적절한 비율로 나누어져 있는 것에 반해 “E100”의 기사에는 거의 대부분이 비난 댓글뿐이다. “가성비를 앞세워서 전기차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디자인을 새로 개발할 자본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 등의 쌍용차를 옹호하는 댓글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 수는 매우 적다.

패밀리룩에
대한 지적

이번 ‘E100’ 티저 이미지를 통해 가장 많이 지적받은 부분은 바로 디자인이다. ‘E100’은 티볼리와 코란도를 빼닮았다. 이제 티볼리로 만들어진 쌍용차의 패밀리룩에 사람들은 싫증을 느끼다 못해 신차에 적용된 티볼리의 실루엣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하지만 패밀리룩은 쌍용차만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는 여러 자동차 회사들이 모델과 세그먼트마다 알맞은 요소들을 추가하여 차별화를 꾀하지만 그래도 많은 회사들이 패밀리룩으로 전 모델에 통일감을 주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E100’에 적용된 티볼리 패밀리룩에 이렇게도 야박한 것일까? 도대체 어떤 점이 사람들을 이렇게 등 돌리게 한 것일까?

전기차 디자인
차별화 실패

전기차가 미래 자동차 시장을 대변한다는 측면에서 자동차 회사들은 자사의 첫 순수 전기차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쓴다. 자사의 비전과 그에 맞는 혁신적인 형태의 전기차 컨셉카를 공개하기도 한다.

국내 브랜드에서는 현대자동차가 대표적이다. 45EV와, 프로페시가 콘셉트 모델로 공개되었다. 이중 45 EV 콘셉트는 현대자동차의 첫 양산 모델 포니를 기반으로 새롭게 디자인되어 화제가 되었다. 현재 양산 모델 개발과정이 한창 진행 중이다.

해외 브랜드는 대표적으로 메르세데스 벤츠 EQ 시리즈, 그리고 BMW i 시리즈가 있다. 이들 또한 기존 모델과 차별화를 중점에 두었다. 전기차이기에 가능한 디자인 요소들을 강조하며 세련미를 갖춘 모델들을 선보인다. 쌍용차 또한 순수 전기차 출시를 예고하며 콘셉트 모델인 e-SIV를 2018년 공개했다. 그런데 디자인이 티볼리와 뷰티풀 코란도를 빼닮았다. 이를 기반으로 제작되는 양산차 디자인 또한 감흥이 없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티볼리 패밀리룩은
이제 그만

디자인 논란은 코란도에서부터 시작됐다. 뷰티풀 코란도는 2019년 출시이래 8월 전까지 매월 판매량이 곤두박질쳤다. 이전의 개성 넘치던 디자인을 재해석하는 뉴트로 디자인이 아닌 티볼리와 똑 닮은 디자인으로 출시된 탓이다.

또한 여러 경쟁 업체들은 탈 패밀리룩을 외치며 각 모델마다 특성을 살린 디자인을 선보이는데 이러한 시대를 못 읽은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티볼리를 닮았다. 전기로 가는 티볼리다.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쌍용차 디자인

정말 많은 소비자들이 쌍용차 디자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쌍용차는 바로 레트로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란도 때도 같은 지적을 받아왔다. 이왕 SUV 전문 브랜드로 거듭나기로 했으니 정통 SUV 형태를 띠고 있는 과거의 유산을 벗 삼아 뉴트로 디자인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도심형 SUV는 많다. 쌍용차보다 도심형 SUV를 잘 만드는 회사는 더 많다. 전기로 간다고 해서 도시적인 이미지를 풍겨야 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코란도와 달리 ‘E100’은 신생 모델인 만큼 꼭 뉴트로 디자인이 아니어도 좋다. 소비자들은 그냥 티볼리와 다른 차를 보고 싶어 한다. 다시 말해 디자인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코란도는 코란도 다웠어야 했으며 쌍용은 쌍용 다운 차를 만들어 내야 한다.

아직도 사람들은 쌍용의 남자다운 이미지를 많이 기억하고 있다. 그들에게 더 이상 티볼리의 귀여운 이미지는 통하지 않는다. 디자인 혁신을 일궈내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안타깝지만 소비자들은 그 이유에 관심이 딱히 없다. 다양한 디자인과 가성비 넘치는 상품성으로 본인들의 선택지를 더 넓히고 싶을 뿐이다.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는 정말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회사 문을 닫을 게 아니라면 꾸준한 연구개발 과정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다시 한번 재도약 해야 한다. 전기자동차 시장은 아직 블루오션이다.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공개된 ‘E100’ 은 1회 완전 충전 시 4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나쁘지 않은 스펙이다. 거기에 10.25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와 2.5세대 자율 주행기술, 홈 loT 시스템 등 다양한 커넥티드 서비스가 적용된다. 쌍용차의 주특기는 가성비를 앞세운 판매전략이다. 티볼리가 도심형 소형 SUV 시장을 선점했던 것처럼 영민하게 움직여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에 힘써야 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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