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동차 시장은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차가 각광받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양산차를 제작하는 자동차 브랜드들은 앞다투어 순수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전기차는 시기 상조다”라고 주장하던 브랜드들 마저도 뒤늦게 전기차 개발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우리가 독일 3사로 흔히 부르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아우디 역시 차세대 전기차를 개발했으며, 그중 아우디는 그들이 개발한 첫 번째 순수 전기차 e트론을 국내에 출시하여 전기차 시대에 불을 지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아우디 e트론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에디터
Q5와 Q7 사이에 위치하는
크기를 가진 순수 전기차다
아우디 e트론은 아우디가 만든 첫 번째 순수 전기차다. 외관상으로는 차가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아서 “Q5의 전기차 버전이 아니냐”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꽤 많지만 Q5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완전한 새로운 전기차다. 또한 e트론은 Q5보다 훨씬 크다.
제원을 살펴보면 길이가 4.900mm에 너비는 1,935mm, 높이는 1,685mm에 휠베이스는 2,928mm로 이 정도면 Q5와 Q7 사이에 자리 잡는 크기다. 좀 더 현실적으로 와닿게 설명하자면 현대 싼타페보다도 조금 더 크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정도면 절대 작은 SUV가 아니다.
국내에 출시된 아우디 e트론 가격은 1억 1,921만 8천 원이다. 여기에 아우디 파이낸스 조건으로 할인을 받으면 2천만 원 정도가 차감되어 실구매가격은 딱 1억 원 정도로 떨어지는 수준이다. “출시하자마자 할인을 왜 이렇게 많이 해주나”라는 반응에 확인해보니 현재 e트론이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는 포함이 되지 않아 아우디 자체 차원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여기에 아우디 코리아는 올해 e트론을 출고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최대 300만 원 상당의 충전 크레딧과 가정용 충전기를 지원한다. 이 정도면 약 3~4년간 충전 비용 걱정을 덜어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하니 조건은 굉장히 메리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1외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307km로 그렇게 길다고 보긴 어려운 수치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갈릴 전망이다.
“다음 차로 고려해 봐야겠다”
“주행거리는 아쉽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아우디가 처음으로 출시한 e트론을 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다들 긴가민가해 하는 분위기였다. 아우디 동호회와 자동차 커뮤니티 댓글들을 쭉 살펴보니 “아우디를 타고 있는데 전기차가 나왔다고 하니깐 반갑다”, “다음 차로 고려해 봐야겠다”, 이런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들도 있는 반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주행거리 부분을 아쉬운 점으로 지적하고 있었다.
“307km는 좀 아쉽다”, “다 좋은데 주행거리가 사악하다”, “프로모션을 받아도 1억인데 가격 대비 메리트는 크지 않은 거 같다”, “보조금이 지원된다면 고려해 볼만하겠지만 아직은 글쎄다” 이런 반응들이 주를 이룬 것이다.
그리고 옵션에 대해 지적하는 소비자들도 꽤 많았다. 반자율 주행 시스템인 ‘레인 어시스트’가 빠졌다는 게 가장 화두였는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적용이 되어 있지만 차선 유지 기능이 빠져있었기에 제대로 된 반자율 주행 기능은 누릴 수가 없게 되었다.
이 부분은 출고 후 작업을 통해 기능을 살릴 순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완벽한 반자율 주행 시스템을 누릴 순 없는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남겼다.
아우디 모델 중 최초로 적용된
버추얼 사이드 미러에 대한 관심
그런데 그중 유독 눈에 띄는 반응들이 존재했다. 많은 소비자들은 e트론의 사이드미러에 대한 평가를 이어갔다. 많은 분들께서 알고 계시겠지만 아우디 e트론에는 그동안 아우디 양산차에서 볼 수 없었던 ‘버추얼 사이드 미러’가 장착되어 있다.
이를 확인한 소비자들은 “사이드미러가 미래에서 온 거 같다”, “사이드 카메라 지렸다”, “대박이다” 와 같은 반응들을 보였는데, 사실 이게 보기에는 신기하고 멋있지만, “실제로 사용하기엔 좀 불편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사양이다. 아우디는 모든 자사 차량들 중 최초로 버추얼 미러를 적용했다는 점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최초로 적용한 곳은
아우디가 아닌 렉서스였다
일반적인 사이드미러와는 다르게 카메라를 통해 화면을 보여주는 버추얼 미러는 아우디에서 세계 최초로 적용한 사양은 아니다. 과거 렉서스 ES 300h에 먼저 적용이 됐었다. 아우디와 비슷하게 생긴 이 기능은 렉서스에선 ‘DIGITAL SIDE-VIEW MONITORS’로 부른다.
현재 한국에 판매하는 ES에는 이 기능이 적용되어 있지 않지만, 과거 ES가 인증을 받을 때 이 미러를 사용했던 이력이 있어서 아우디 e트론도 별문제 없이 인증이 된 거라는 후문이다. 현재 ES의 디지털 미러도 다른 국가에선 아직 인증이 되질 않아서 일본 내에서만 판매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사이드 미러와
각도가 달라 불편했다”
e트론 시승한 기자들의 반응
화두가 된 아우디의 버추얼 사이드 미러를 보면, 기존 사이드미러가 있던 위치엔 작은 카메라가 달려있고 카메라가 보여주는 화면을 실내 양옆에 화면으로 띄워서 운전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 기능이 적용됨으로써 가지는 장점은 사이드미러 면적이 작아지기 때문에 공기저항 측면에서 이점을 가지고, 야간이나 우천 시에도 선명한 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일반적인 사이드미러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신기하기는 하지만 “불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실제로 e트론을 시승해본 소비자들의 평가를 살펴봤다.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서 e트론을 탔던 자동차 기자들은 하나같이 “이 기능이 좀 불편했다”라고 토로했다.
차선을 바꿔야 할 때나 후측방 시야를 확인하고 싶을 때 기존의 미러 각도와 달라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거였는데, 일반적으론 사이드미러를 보면 되지만 버추얼 미러를 보려면 시야를 좀 더 낮춰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적응하는덴 시간이
좀 걸릴거 같다”
e트론을 출고한 차주들의 반응
실제로 e트론을 출고한 차주들의 후기도 살펴보았다. 최근 e트론을 출고한 아우디 동호회의 한 회원은 “사이드미러에 이질감이 있고 매우 불편하다”,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듯하다”라는 반응을 남겼다. 또 다른 e트론 출고 차주 역시 “적응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거 같다”, “특히 주차할 땐 민망할 정도로 초보가 된다”라는 후기를 남겼다.
e트론을 출고한 또 다른 차주는 버추얼 사이드미러가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언급해 주목받기도 했다. 장점으로는 “비 오는 날과 밤에 그 가치가 더 커진다, 시인성 정말 좋다”라고 하면서도, “광각 유리보다 화각이 많이 좁다”, “좀 답답하다”, “특히 주차할 때 답답한데 어라운드 뷰 없으면 주차를 못하겠다”라는 단점들을 지적했다.
이는 시승을 하고 온 다른 커뮤니티나 유튜버들의 반응을 살펴봐도 비슷했다. 특히 주행보단 주차를 할 때 불편함이 크게 느껴진다는 의견들이 대체적으로 많았으며, 터널 같은 어두운 도로를 주행할 때는 OLED의 빛이 밝아서 거슬리고 눈이 피로해지는 문제도 지적되었다.
“안타깝지만 쓰레기다”
외신의 반응도 비슷했다
혹시 “우리나라 사람들만 불편해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외신의 반응도 좀 찾아보았다. 카 매거진의 필 맥나마라(Phil McNamara) 편집장은 “주차할 때나 사용 사례에 따라 뷰를 변경하기는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미러 시스템은 쓰레기다”, “실제론 미러의 화면보다 훨씬 더 멀리 떨어져 있다” 이렇게 평가를 했다.
Green Car Reports라는 매체에서는 미러의 밝기가 일정하지 않은 부분을 지적했으며 버추얼 미러 기술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평가를 내렸다. 밝기는 국내 소비자들도 지적했던 부분이다. 그 외 다른 외신들의 반응을 살펴봐도 비슷한 의견들이 주를 이뤘다.
“아직 일상적인 주행 상황에선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낮에는 종종 너무 밝았으며, 밤에는 뒤따르는 차량의 헤드라이트에서 나오는 불빛이 얼룩덜룩한 후광을 표시했다” 이런 반응들이 이어졌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대부분 반응들이 다 비슷한 걸 보면 아직 이 기술이 실제로 보편화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아우디 관계자 역시 e트론에 적용된 버추얼 사이드 미러는 “향후 3년간 아우디의 다른 신차들에선 찾기 힘들 것이다”라고 밝혔는데, 이는 아직 기술적으로 보완이 되어야 할 부분들이 많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신기술들이 여러 가지 테스트와 피드백을 거치면서 결과적으로는 더 나은 방향으로 갈 것이기 때문에 환영할만한 일이긴 하지만, 아직까진 현실적으로 이런 방식의 사이드미러보단, 기존 방식을 선호하는 차주분들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버추얼 사이드 미러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을 댓글로 자유롭게 나눠주셔도 좋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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