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직장도 있고 가지고 싶었던 자동차를 살까?” 사회 초년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비슷한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자동차를 구매할 때 아무래도 사회 초년생이다 보니 집안이 넉넉하지 않은 이상 경제성에 초점을 맞추어 준중형차나 중고차를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자동차를 매우 좋아하는 사회 초년생들은 조금 더 고급스럽고 스포티한 자동차의 매력에 이끌리기 마련이다. “싼 차는 싫다”라며 수입 엔트리 세단이나 제네시스 G70을 사는 사회 초년생들도 가끔씩 볼 수 있는데 과연 20대 후반의 나이에 G70을 타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사회 초년생이 무리해서 차를 구매하면 생기는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하고 싶은 건 당장 해야 해”
젊은 욜로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요즘 2~30대 젊은 세대들은 본인이 원하는 것에 대한 가치 투자가 매우 활발하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지만 본인이 선호하는 어떠한 분야나 물건이 있다면 과감하게 구매해서 그것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는 소위 말하는 YOLO 족들이 만연한 사회다.

요즘 젊은 층은 특히 수입차에 관심이 많다. 과거와 비교하면 탄탄해진 금융제도 덕분에 가진 예산이나 재력이 부족하더라도 리스나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비교적 손쉽게 수입차를 탈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 크게 한몫했다. 요즘은 아반떼를 살 돈 정도가 있다면 이 금액을 선수금으로 지불하고 잔여 할부금은 60개월로 나눠서 내는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입 엔트리 세단을 구매할 수도 있다.

젊은 층의 수입차 구매
비율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수입차 시장에선 밀레니얼 세대의 비중이 3~40%까지 오른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국수입 자동차 협회(KAIDA)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수입차 시장 개인고객 8만 여명중 37%에 달하는 약 3만 명 정도가 10~30대로 집계되었다.

물론 집안이 잘 살아서 어린 나이에 수입차를 구매하게 되는 경우도 많지만 퍼센티지로 따지자면 아직 사회생활을 시작하지 않았거나 갓 시작한 사회 초년생들이 고가의 수입차를 구매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때문에 “수입차는 부자들이 타는 자동차다”라는 인식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으며,생활보다 차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카푸어’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사진=보배드림 커뮤니티)

차를 구매할 능력이 없지만
저신용으로 고급차를
구매하는 사회 초년생들
경제가 좋아지고 젊은 층의 소득 수준이 월등하게 올라가서 수입차 구매 비율이 높아지는 거라면 전혀 문제 삼을 게 없다. 하지만 수입차를 구매할 경제적인 여력이 없는 젊은층이 수입차나 국산 고급차를 구매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자동차 커뮤니티나 SNS를 살펴보면 저신용자 또는 차를 구매할 능력이 없는 젊은 소비자가 고급차를 전액할부로 구매했다는 글들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하는 것이지만 대부분 높은 이자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얼마 가지 않아 다시 차를 매각하는 경우가 많은 걸 보면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비교적 현실 여건을 따진다면
제네시스 G70을 구매할 수 있다
사실 사회 초년생이 자금의 여유나 별다른 재력 없이 무턱대고 고가의 수입차를 할부로 구매하는 건 매우 무모한 행위다. 선납금을 적게 지불하고 약 5천만 원짜리 수입 엔트리 세단을 구매한다면 월 할부금으로만 100만 원 이상이 나갈 것이며 차량 유지비를 포함한다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나마 카푸어라고 불리는 젊은 소비자들 중에서도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서 차를 구매한다는 소비자들은 제네시스 G70을 구매한다. 국산차이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이며 G70 정도면 그랜저보다도 비싼 가격을 가지고 있어 수입차에 견줄만한 세단이기 때문이다. 수입차 대비 보험료와 유지비도 저렴한 편이다.

재산이 넉넉지 않은 사회 초년생이 욕심으로 제네시스 G70을 덜컥 구매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먼저 자금이 충분하지 않으므로 그들은 할부나 리스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문제는 자동차 리스에 대한 개념조차 제대로 확립되지 못한 상황에서 그저 선수금이 적다는 이유로 높은 금리의 리스 상품을 덜컥 계약하는 사례들도 매우 많다.

특히 사회 초년생들을 유혹하는 유예리스 상품은 매우 주의해야 한다. 금융리스 방식으로 보통 진행되는 유예리스는 말 그대로 차량가의 일부를 유예시켜 월 이용료 부담을 줄인 상품이다. 유예리스 상품을 이용하게 된다면 저렴한 월 납입금에 혹할 수 있지만 계약기간이 만기 되면 유예된 차량가를 일시불로 상환하고 차를 인수해야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회 초년생들에겐 목돈이 없다면 매우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가끔 계약 만기 시 차를 인수할 돈이 없어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가장 저렴한 2.0 가솔린 터보도
실구매가는 4,000만 원이 넘는다
월급을 200만 원 정도 받는 사회 초년생이 별다른 목돈 없이 차를 무리해서 구매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나마 수입차보단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제네시스 G70을 기준으로 살펴보자. 디젤은 점점 퇴출되는 분위기이기에 2.0 가솔린 터보와 3.3 가솔린 터보를 기준으로 잡고 가격을 살펴보았다.

‘G70 2.0 가솔린 터보’ 모델은 시작 가격이 3,848만 원으로 현대 그랜저보다 비싸다. 기본 사양으로 출고하더라도 취등록세를 포함한 실구매가격은 4천만 원이 훌쩍 넘으니 사회 초년생이 목돈 없이 쉽게 접근하긴 어려운 수준이다. 옵션을 조금 추가하다 보면 금방 5천만 원에 가까워지며, 욕심을 내면 그 이상이 되는 건 식은 죽 먹기다.

3.3 가솔린 터보를 선택한다면 실구매 가격은 5천만 원 중반대를 훌쩍 넘어버리며 배기량이 높아짐에 따라 세금이나 보험료 같은 유지비에도 부담이 생긴다. 따라서 대부분 무리해서 G70을 구매하는 사회 초년생들이라면 2.0 가솔린 터보를 구매한다.

선납금 없이 60개월
할부로 구매할 시
월 납입금은 70만 원 수준
사회 초년생이 4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일시불로 지불하기엔 무리일 수밖에 없다. 카푸어임을 가정하고 목돈이 전혀 없이 G70을 60개월 할부로 구매하면 월 납입금은 얼마 정도를 지불해야 할까? 60개월 할부 진행시 최저 금리 수준에 해당하는 3.2%를 적용해 보았다.

G70 2.0 가솔린 터보를 구매할 시엔 취득세/공채는 260만 9,890원이 발생하며 월 납입금은 약 69만 4,860원이다. 3.3 가솔린 터보를 같은 조건으로 구매할 시엔 취득세/공채는 324만 8,530원이 발생하며 월 납입금은 약 84만 1,127원을 지불해야 한다. 60개월동안 월 7~80만 원 수준을 자동차 할부 값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선납금 2,000만 원에 60개월
할부로 구매할 시
월 납입금은 30만 원 수준
만약 성실히 저축을 해서 아반떼를 살 수 있는 2천만 원 정도를 모은 경우라면 어떨까? 같은 조건에서 선납 비용을 2천만 원 지불하는 조건으로 살펴보니 G70 2.0 가솔린 터보를 구매할 시엔 월 납입금 약 33만 706원, 3.3 가솔린 터보를 구매할 시엔 월 납입금이 약 47만 9,973원이 발생한다.

아반떼를 살 돈을 쏟아붓더라도 무려 60개월간 해당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중도 상환이 가능하지만 5년 동안 지불해야 하는 할부금임을 감안한다면 사회 초년생에겐 부담스러울 수 있다.

보험료, 자동차세,
월 마다 발생하는 유류비와
기타비용도 추가된다
할부금 외에도 매년 지불해야 하는 자동차 보험료와 자동차세, 그리고 월마다 들어가는 유류비와 기타 비용도 생각해야 한다. 자동차 보험료는 20대 후반 사회 초년생 기준으론 자차를 포함하여 150~170만 원 수준을 지불해야 한다. 이는 운전 경력이나 나이대, 사고 이력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자동차세는 배기량에 따라 차등 적용하고 있어 G70은 ‘2.0 가솔린 터보’와 ‘3.3 가솔린 터보’의 세금이 다르다. 같은 배기량이라면 적용된 옵션이 달라지더라도 자동차세는 동일하니 참고하자. 배기량이 1,998cc인 2.0 가솔린 터보는 연간 51만 9,480원의 자동차세를 납부해야 한다. 배기량이 3,342cc인 3.3 가솔린 터보는 연간 86만 8,920 원의 자동차세를 납부해야 한다.

(사진=보배드림 ‘Bread4’ 님)

월 100만 원 이상
차에 쏟아부을 각오를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살펴보면 사회 초년생이 G70 2.0 가솔린 터보 기본 사양을 무리해서 구매할 시엔 목돈 없이 풀 할부로 구매한다면 월 납입금 70만 원과 연간 보험료 150만 원, 자동차세 50만 원과 매월 들어가는 기름값 몇십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월마다 자동차에 쏟아부어야 하는 돈이 100만 원 이상이 든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트림을 높이거나 3.3 가솔린 모델을 구매한다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더 늘어난다. 사회 초년생에게 60개월 동안 매월 100만 원 이상을 차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건 매우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중간에 사고라도 나게 된다면 보험료 할증이 생기며 차량 감가도 이루어지니 더 골치 아파진다.

어떤 선택을 하던
책임은 본인의 몫이다
이런 사례를 접한 네티즌들은 두 가지 의견을 내비친다. “자기가 사고 싶은 거 사는 거지”와 “아무리 그래도 분수에 맞게 사야지”로 나뉜다. 내 인생 내가 알아서 한다는 파와 카푸어라고 비판하는 파의 싸움인데 어떤 선택을 하던 책임은 항상 본인의 몫이다.

다만 무턱대고 본인의 능력보다 무리해서 차를 샀다간 얼마 지나지 않아 곧 후회하게 될 것이며, 그 시기가 될 땐 이미 금전적인 손실이 꽤 큰 수준이 될 것이라는 건 명심하자. 자동차는 신차 구매 후 1년만 지나더라도 10% 이상이 감가 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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