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힌드라가 쌍용차 인수 10년 만에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2,3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방한까지 했는데, 마힌드라 내부의 적자가 심각해지면서 대규모 자금 투입이 백지화되는 것은 물론 대주주 지위 포기까지 검토했다.

쌍용차는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어렵게 버텨가고 있는 한편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초반에는 중국 지리자동차와 BYD, 베트남 빈패스트가 물망에 올랐으나 최근 HAAH 오토모티브가 인수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데 이어 중국 1위 배터리 회사인 CATL이 쌍용차에 대한 투자 의사를 타진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새로운 주인을 찾는 중인 쌍용차의 근황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진웅 에디터

체어맨과 무쏘, 코란도 등
명차를 만든 쌍용차
쌍용차는 한때 많은 사람들의 드림카로 지목되었었다. 당시 수입차라는 개념이 낯설었던 시기, 체어맨은 최고급 세단의 상징으로, 무쏘는 고급 SUV의 상징이었으며, 당시 아빠들의 드림카였다. 특히 무쏘 한정판인 500 리미티드는 당시 4,950만 원으로 국산 최고가 차량이었으며, 레인지로버 부럽지 않은 위상을 자랑하고 있었다.

코란도의 경우 개성 넘치는 디자인이었던 덕분에 젊은 대학생들이 첫차로 가장 가지고 싶은 차에 선정되기도 하는 등 높은 인기를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당시 벤츠와 제휴했던 덕분에 품질이 좋았다. 지금도 도로에서 꽤 자주 볼 수 있다.

심각한 적자로
위기를 맞이한 쌍용차
과거에는 화려한 시절도 있었으나 지금은 심각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티볼리의 성공으로 잠깐 흑자를 맞이하기도 했으나 곧 적자로 돌아섰다. 1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누적 금액은 6,271억 원에 달한다.

적자가 심하다 보니 분기 보고서에 이어 반기보고서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삼정회계법인은 반기보고서에서 “반기 순손실이 2,025억 원에 달하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4,480억 원 초과하는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지난 18일까지 주식매매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사진=조선일보)

여러 회사가
쌍용차에 관심을 보였다
쌍용차가 매물로 나온 후 여러 회사가 관심을 보였다. 초기에는 볼보와 로터스를 인수한 지리자동차와 전기차 분야 상위권을 차지한 BYD, 베트남의 빈패스트가 물망에 올랐다.

지리자동차는 쌍용차 평택 공장을 방문해 실사하는 방안까지 논의되었고, BYD와는 전기차 개발 협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식을 접한 지리자동차는 “전혀 그런 적이 없다”라고 말했으며, BYD는 이와 관련된 논평을 거부했지만 최근 BYD의 테스트 차량들이 평택공장에서 목격되면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인수보다는 위탁 생산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미국 자동차 유통기업 HAAH 오토모티브가 구속력 있는 인수 제안서를 작성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HAAH 오토모티브는 미국에 거점을 둔 자동차 유통 스타트업으로 중국의 체리자동차가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다. 내년 미국에 체리자동차의 SUV인 반타스를 판매할 예정이다.

HAAH 오토홀딩스 실무진은 투자 주간사인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와 함께 지난 7월 비밀리에 쌍용차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HAAH 오토모티브 홀딩스가 스타트업이다 보니 쌍용차의 대주주로 올라설 자금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해 매출은 230억 원 수준이며 올해는 10분의 1로 줄었다. 쌍용차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천억 원 정도는 투자해야 한다.

최근에는 CATL이
쌍용차에 대한 투자 의사를 타진
지난 24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중국 1위 전기차 배터리 회사인 CATL이 쌍용차에 대한 투자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중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업체가 물밑에서 접촉하면서 양사 간 진전 있는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완성차가 아닌 배터리사가 쌍용차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ATL 외에도 중국계 기업들이 꾸준히 관심을 보내고 있다. 마힌드라가 보유한 쌍용차 지분 74.65%가 일부 혹은 전량이 중국 자본에 넘어가면 쌍용차로서는 10여 년 만에 다시 중국 업체를 새 주인으로 맞게 된다.

CATL의 배터리 기술력이
쌍용차와 만나 시너지를 발휘할 것
만약 CATL이 쌍용차를 인수하게 된다면 그동안 배터리 공급사로 활약했던 CATL이 단순에 완성차 시장에 진입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 배터리인 만큼 CATL이 주도해 전기차를 개발하고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위탁 생산이 가능해진다.

쌍용차 입장에서는 전기차 개발에 속도가 붙게 된다. 내년 상반기 E100의 출시가 더욱 분명해질 수 있으며, 이후에도 다양한 전기차 개발에 힘을 얻게 된다. 즉 쌍용차가 세계적인 전기차 회사로 거듭나게 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예전에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 기술을 유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CATL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쌍용차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우그룹이 부도난 후 매물로 나온 쌍용차를 상하이자동차가 인수한 적이 있었다.

인수 당시 상하이자동차는 재투자를 약속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그리고 신차 개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기술만 유출해 자신의 브랜드로 차를 만들어 파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외에도 로위350을 쌍용이 개발하도록 한 뒤 한국 생산 판매를 불허하고 중국에서만 생산 판매해 쌍용차에 큰 피해를 끼친 적도 있었다.

15여 년 전 악몽
다시 되풀이될 가능성
이런 일이 있었던 있었다 보니 만약 쌍용차가 이번에 중국으로 또다시 넘어가게 되면 기술이 또다시 유출될 것이라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쌍용차 입장에서 15여 년 전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물론 이번에는 상하이자동차가 아닌 다른 업체들이지만 중국차의 저품질, 짝퉁 이미지 등으로 중국 자동차 회사에 대한 시선이 매우 좋지 않다 보니 인수하기 전부터 기술 유출에 대한 걱정이 나오고 있다. 차라리 폐업하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사진=서울경제)

현재까지 BYD, CATL
HAAH 세 회사가 유력 후보
현재까지 유력 후보로 남은 회사는 BYD와 CATL, HAAH 오토모티브 세 회사다. HAAH은 회사 규모상 상당한 지분을 가진 체리자동차가 직접 투자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나머지 BYD와 CATL은 자금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인수할 경우 쌍용차가 기록한 적자와 가지고 있는 빛을 청산할 수도 있으며, 재투자만 잘 이뤄진다면 다시 일어설 수도 있다.

물론 이들도 지금까지 유력 후보로 있을 뿐 실제로 인수될지는 아직 알 수 없으며, 다른 회사가 인수 의향을 밝힐 수도 있다. 과연 어떤 기업과 손을 잡아 극적으로 회생하고 미래를 그려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와 채권단에서도 쌍용차 지분 매각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쌍용차가 투자 유치에 성공할 경우 경영난 타개를 위해 고강도 노력을 전제로 기간산업 안정 기금 등 일부 정책 자금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까지 투자자 유치 못할 경우
법정 관리 수순을 밟을 수도
하지만 쌍용차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새 투자자 찾기 시한 만료가 점차 다가오고 있으며, 다음 달까지 신규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하거나 유동성 확보에 실패하면 쌍용차는 법정관리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재확산되면서 실사를 비롯한 실무 협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관계자는 “쌍용차는 몇 달 동안 투자를 희망하는 다수의 업체와 화상 회의를 이어오고 있다”면서 “국내외 금융권에서 빌린 단기 차입금 만기가 속속 도래하고 있어 신규 투자 유치가 시급한데 코로나19 사태로 구체적인 후속 협상 진전에 난항을 겪고 있다”라고 전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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