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시된 뷰티풀 코란도는 티볼리 닮은 디자인으로 한동안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다. “쌍용차 대표 모델이 티볼리를 따라가다니”, “결국 쌍용차는 정체성을 잃어버린 건가?”, “아무리 패밀리룩이 대세라지만 적어도 개성은 있어야 한다”등 디자인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쌍용차가 최초로 선보이는 전기차 E100는 코란도 기반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역시 티볼리와 디자인이 비슷한 편이다. 이번에도 역시 네티즌들은 많은 비판을 쏟아냈지만 쌍용차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속 사정이 있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티볼리 디자인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진웅 에디터
두 모델을 나란히 두고 보면
거의 비슷한 편이다
티볼리와 코란도의 전면을 나란히 두고 보면 정말 많이 닮은 모습이다.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이 두 모델을 함께 본다면 어느 쪽이 티볼리인지 코란도인지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다.
물론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위쪽과 아래쪽에 있는 그릴의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통해서 구분은 가능하지만 사실상 동일한 차라는 느낌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헤드램프 디자인은 부품을 재활용했다고 봐도 될 정도이며, 안개등은 원래 다른 디자인이었지만 베리 뉴 티볼리에서 코란도와 동일한 디자인으로 변경되었다.
측면도 꽤 비슷한 편이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티볼리와 코란도와 거의 동일하며, 크기만 키워놓은 수준이다. 윈도 라인과 벨트라인 역시 형태가 동일하며, C 필러에 존재하는 블랙 하이그로시 파츠도 형태에 약간 차이가 있을 뿐 거의 비슷하다.
차체에 있는 캐릭터 라인은 앞쪽과 아래쪽은 형태가 다르지만 뒤쪽은 똑같이 곡선 형태로 표현되어 있다. 차체 아래쪽에 있는 검은 플라스틱은 티볼리 쪽의 두께가 얇으며 직선으로 쭉 이어져 있다.
후면 디자인은 티볼리와 코란도의 차이를 뒀다. 테일램프가 티볼리는 세로형, 코란도는 가로형 레이아웃이며, 코란도의 테일램프 양쪽은 크롬 가니쉬로 연결되어 있다.
또한 티볼리는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이 브레이크등과 함께 존재하지만 코란도는 범퍼로 독립되었다. 그리고 코란도가 검은색 플라스틱을 적용한 부분이 더 넓으며, 스키드 플레이트가 존재한다.
전기차 E100도
티볼리와 유사한 디자인
쌍용차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기차 E100 역시 티볼리와 닮은 디자인이다. 일부분만 공개되었지만 딱 봐도 티볼리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릴이나 헤드 램프, 안개등의 디자인이 거의 동일하며, 희미하게 보이는 캐릭터 라인은 코란도와 비슷하다. 범퍼 부분의 디자인은 티볼리와 코란도와 다르다.
후면 사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코란도 기반이기 때문에 코란도랑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다. E100 디자인이 일부 공개되자 코란도 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래도 기대했는데”, “이번에도 티볼리 따라가기?”, “쌍용이 발전할 수 없는 이유”등이 있다.
작년에는 가성비를 앞세운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에 1위를 내주긴 했지만 티볼리 판매량과 큰 차이가 없는 편이고, 올해는 다시 티볼리가 1위를 되찾았다. 출시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쌍용차의 주력 모델로 군림하고 있다.
또한 이런 패밀리룩 디자인은 거의 모든 브랜드가 활용하고 있는 전략이다. 즉 쌍용차는 다른 브랜드들이 활용하고 있는 전략을 그대로 활용했을 뿐이다. 다만 코란도는 각진 정통 SUV 정체성이 있었는데, 이를 없애고 티볼리 스타일로 나온 것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코란도의 판매 비중이
생각보다 높은 편
네티즌들의 혹평과는 달리 뷰티풀 코란도는 출시 이후 쌍용차 전체 판매량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 코란도 판매량은 1만 6,957대로 전체 10만 7,829대의 15.7%를 차지하고 있다. 라인업이 적어서 비중이 높은 것도 있겠지만 네티즌 반응대로라면 판매량이 거의 없어야 한다.
올해 8월까지 코란도는 총 1만 2,402대를 판매해 전체 5만 4,350대의 22.8%를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올해 5월, 6월에는 2,517대를 판매해 쌍용차 중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쌍용차의 전략은 나름대로 적중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물론 쌍용차 중에서 비중이 높은 것이지, 현대기아차 주력 모델의 판매량과 비교하면 월등히 적은 편인데다 적자를 계속 이어가고 있으니 성공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티볼리의 성공에
머물고 있는 쌍용차
코란도와 E100에 티볼리 스타일을 적용한 것에 대해 쌍용차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티볼리의 성공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 강하다는 느낌이 든다. 출시 당시에는 티볼리 디자인을 호평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5년이 지난 지금은 지겹다는 반응도 상당수 볼 수 있다.
현재 쌍용차는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 이 시점에는 남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과감한 도전을 하는 것이 오히려 회생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쌍용차가 밀고 있는 티볼리도 현대차가 시도하지 않았던 소형 SUV 분야를 적극적으로 공략해 성공한 사례다. 내년에 출시 예정인 J100이 무쏘와 같은 정통 SUV 스타일을 표방했다고 하는데, 커다란 한방이 되기를 기대해보자.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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