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모든 나라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상황이 무너질 것이라 예상했다. 자동차 시장도 피해 갈 수 없었다. 평소에 재정 상황이 위험했던 브랜드들은 더욱 큰 구렁텅이에, 재정이 탄탄한 유명 브랜드들도 구조조정을 펼칠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은 달랐다.

흔히 말하는 역대급 성적을 자랑하며 판매량을 계속해서 높였다. 그 중심에는 현대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있다. 그랜저는 페이스리프트를 거치기 이전 모델에서 살짝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논란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치고 난 후,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선 지금까지 보여준 그랜저에 저력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혁 에디터

2017년과 2018년의
그랜저 판매량

그랜저는 1986년부터 이름을 이어온 현대차의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과거엔 고급스럽고, 부자들의 상징이었다. 이후 세대 변경을 거치면서 점점 젊어진 디자인을 등장시켰다. 6세대 모델이 2016년 11월에 등장했다. 당시 그랜저는 2017년 한해 판매량은 11만 1,856대를 판매하여 1위를 기록했다.

그랜저의 2018년 한해 판매량은 8만 8,533대를 판매하여 3위를 기록했다. 꾸준히 1위나 2위를 기록했던 그랜저에게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친 결과였다. 1월과 2월은 1위 자리를 지켰다가 3월부터 하락세를 보였고, 5위까지 떨어진 기간도 있었다.

2019년의
그랜저 판매량

2019년으로 접어들면서 그랜저는 더욱 위험한 수치를 보였다. 한해 판매량 순위는 전년과 동일하게 3위였지만, 판매 대수가 6만 6,039대로 2만 대 정도가 낮아진 것이다. 이 수치는 하반기에 더욱 두드러졌다. 7월엔 10위, 9월엔 12위까지 떨어졌었기 때문이다.

당시 SUV인 싼타페가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래에선 쏘나타가 6만 5,242대를 판매하여 4위를 기록했다. 그랜저와 1,000대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위기를 느낀 현대차는 그랜저에 풀체인지에 버금가는 대대적인 변화를 준 페이스리프트를 선보일 준비를 했다.

이후 2019년 11월에 그랜저는 외관 디자인을 전부 뜯어고치고, 크기까지 늘어난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했다. 최근엔 너무 흔한 ‘풀체인지급 페이스리프트’라는 단어의 원조가 바로 그랜저다. 당시 그랜저의 디자인이 공개되었을 때, 큰 논란이 발생했다. “이게 그랜저냐?”, “><”, “그랜저의 중후함은 다 어디에 있나?”, “망둥어가 튀어나왔네”, “완전 별로다”라는 디자인에 대한 지적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내 눈엔 괜찮아 보이는데?”, “그랜저가 젊어졌네”, “실제로 보면 다를 것 같은데” 등의 호평도 이어지면서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계속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반응은 계속 부정적으로 바뀌었고, 그랜저는 망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디자인 논란의 그랜저
뚜껑을 열어봤더니

디자인 논란이 점점 더 거세졌던 그랜저였다. 하지만 놀라운 반전이 나타났다. 뚜껑을 열었더니 엄청난 판매량을 보이는 것이었다. 출시 1개월 만인 2019년 12월에 바로 9,843대를 판매하며 1위를 탈환했다.

이후 2020년 1월엔 9,196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2020년 2월엔 7,519대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유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모든 경제 활동이 주춤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큰 하락세를 보이나 싶었지만, 3월부터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한마디로 역대급
그랜저의 놀라운 저력

2020년 3월에 1만 6,586대를 판매한 것이다. 이 수치는 당시 3위를 기록했던 르노삼성의 전체 모델 판매량인 1만 2,012대보다 많은 수치였고, 4위와 5위인 쉐보레와 쌍용차의 모든 모델의 판매량을 합친 1만 5,825대보다 많은 수치였다. 그랜저 단 한 대로 말이다.

이후 4월엔 1만 5,000대, 5월엔 1만 3,416대, 6월엔 1만 5,688대로 엄청난 판매량을 올렸고, 2020년 상반기 총합 7만 7,405대를 기록했다. 상반기 판매량 만으로 전년인 2019년 한해 판매량을 넘긴 것이다.

7월엔 1만 3,305대를 판매했지만, 이전 달들에 비해 살짝의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8월에 1만 235대를 판매하며 3,000대 정도의 수치가 하락했다. 이 기간에 모든 국산차들의 판매 수치가 하락했으며, 심지어 수입차의 부동의 1위 E클래스가 5시리즈에게 1위 자리를 뺏기기도 했다.

하락세를 보이며 약간의 위기가 찾아왔지만, 그래도 1만 대를 넘게 판매한 유일한 모델이다. 이로 인해 2020년 1월부터 8월까지의 판매량은 10만 945대로 10만 대를 이미 넘긴 모델이 되었다. 2위인 포터 2와 4만 대 정도의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2020년 한해 판매량은 13만 대에서 14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상에서 네티즌들에게 좋지 못한 평가를 받으면, 실제로는 잘 팔린다’라는 이야기가 농담처럼 돌아다니고 있다. 하지만 정말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그랜저가 증명해버리고 말았다. 인터넷에서 댓글을 다는 네티즌들과 실제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와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랜저는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독립된 상황에서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 역할을 맡고 있는 중요한 모델이다. 더불어 오랜 역사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그랜저’라는 이름값에 대한 상징성까지 갖추고 있다. 판매량까지 뒷받침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에서 더 큰 투자가 필요하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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