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차를 사줘야 합니까?” 전세계적으로 한국인 호구 취급 인증한 수입차 1위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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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메르세데스-벤츠의 배출가스 조작 사실이 적발되어 크게 논란이 되었다.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로 7번째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인증 취소와 결함 명령, 과징금 776억 원 부과, 형사고발 조치를 취했다.

미국에서도 배출가스 조작 사실이 적발되었다. 하지만 국내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2억 6천억 원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반면에 국내는 아직까지 합의 소식도 없을뿐더러 대표이사가 해외로 출국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벤츠가 또 국내 소비자들을 배신했다”라고 지적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배기가스 조작에 대처하는 벤츠의 상반된 자세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진웅 에디터

(사진=SBS)

국내에서 발생한
배출가스 조작 사건
올해 환경부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에 판매된 벤츠 12종, 3만 7,154대의 차량에 배출가스가 조작된 사실을 적발했다. 조사 결과 차량 인증 때만 유해 가스인 질소산화물이 적게 배출되며, 실제 주행 시 일정 시간이 지나면 SCR 시스템에 사용되는 요소수 사용량과 EGR 가동률이 낮아지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한 것을 확인했다. 실주행 시 질소산화물은 실내 인증 기준보다 최대 13.7배 많이 배출되었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인증 취소와 결함 시정 명력, 과징금 부과와 함께 검찰에 형사고발했다. 과징금 규모는 776억 원으로 지금까지 환경부가 배출가스 불법 조작과 관련해 부과한 과징금 중 가장 액수가 크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형사 5부는 2일에 걸쳐 벤츠코리아 본사를 압수수색해 배출가스 인증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관계자는 배출가스 인증만 통과하면 된다고 판단해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배출가스 조작이 적발되었다
미국에서는 5년간 벤츠 배출가스 조작 의혹과 관련해 조사한 결과 블루텍2 엔진을 탑재한 2009~2016년식 디젤 차량과 2010~2016년식 스프린터 차량, 총 25만 대에 대해 배출가스가 조작된 사실을 적발했다.

미국 법무부와 환경보호청은 배출가스 시험을 교묘하게 회피하기 위해 배출가스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를 차량에 장착해 관련 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국내와 방식이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 등과 총 22억 달러,
한화 2조 6천억 원에 합의했다
최근 벤츠는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해 미국 정부 등과 총 22억 달러, 한화 2조 6천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제프리 로젠 미 법무차관은 이번 합의에 대해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배기가스 조작에 대한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합의금 내역을 살펴보면 미 연방정부와 캘리포니아주 주 정부에 15억 달러를 지급하고, 이와 별도로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7억 달러를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이 합의에 따라 이 기간 판매된 승용차 중 85%를 2년 내 수리해야 하고, 스프린터는 3년 내 85%를 수리해야 한다. 다만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대표이사가 해외로 출국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해 “환경부 결정에 동의하기 어렵다”라며 불복 절차를 벌였으며, 주 책임자인 벤츠코리아 실라키스 전 대표는 논란이 발생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출국해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 주 책임자가 없다 보니 수사에도 차질을 빚고 있으며, 과징금 납부에 대한 소식도 없는 상황이다.

실라키스 대표는 배출가스 조작 의혹으로 회사가 압수수색에 들어가기 직전인 지난 5월, 임기를 두 달여 남기고 한국을 떠났다. 표면상의 이유는 ‘출장’이었으나 결국 한국에 돌아오지 않아 ‘도피성 출국 논란’에 휩싸였다.

더군다나 외국인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귀국하지 않는 한 강제로 소환할 방법이 없으며, 불법 행위가 밝혀져도 형사처분을 물을 수 없다. 2017년 폭스바겐코리아의 요하네스 타머 전 대표도 재판 도중 독일로 출국하는 바람에 형사처분을 받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게다가 올해 초만 하더라도 연임 가능성을 내비친 적이 있어 소비자들의 배신감은 더욱 컸다.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연임과 관련해 “한국에 오기 전 남미 지역을 담당할 때 6년 반 정도 있었는데 참고할만한 답이 될 것”이라며 “한국 시장은 절대로 쉬운 시장은 아니지만, 도전을 즐기는 성격 덕분에 업무를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싶다”라고 의지를 드러낸 바 있었다.

현재 벤츠코리아는 실라키스 전 대표가 임기가 만료되어 부사장 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며, 9월 초 신임 사장으로 토마스 클라인 벤츠 중동 사장이 내정되어 내년 1월 1일에 부임할 예정이다. 당초 뵨 하우버 벤츠 스웨덴 대표가 8월 1일부로 부임할 예정이었지만 일신상의 이유로 대표이사직을 거절했다. 배출가스 조작 관련 조사와 과징금 납부로 인한 부담감이 원인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벤츠는 국내에서 가격 대비 빈약한 옵션으로 배짱 장사하는 점과 에어백 문제로 인한 국토부 리콜 명령을 1년 넘게 모르쇠로 일관한 점,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재투자하기보다는 해외로 유출한 데 집중한 점, 비록 무산되었지만 올해 부산모터쇼 불참 선언 등 국내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잘 팔리는 벤츠
국내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행보와 배출가스 조작에 대한 무책임한 대응 논란에도 불구하고 벤츠는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 5월 배출가스 조작이 밝혀진 이후 6월 벤츠는 7,672대, 7월에는 5,215대, 8월에는 6,030대를 판매했다.

배출가스 논란 이전과 이후 판매량을 비교해 보면 크게 차이가 없는 편이다. 다만 8월에는 7,252대를 판매한 BMW에 1위를 내주었지만 곧 다시 탈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본 일부 네티즌들은 “이런 차를 계속 사줘야 하나?”, “언제까지 당하고만 살 것인가?”, “이번 기회에 콧대를 꺾어 정신 차리게 해줘야 한다”라며 불매운동을 주장하고 있다.

향후 국내에서의
벤츠 행보가 주목된다
벤츠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된 조사는 지금도 계속 중이다. 이와 별도로 벤츠코리아의 불복 절차도 진행되고 있어 사건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건이 발생한 지 4개월가량이 지난 지금, 벤츠코리아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별도의 공식 입장은 없는 상태다. 다만 앞으로의 행보에 따라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데, 만약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앞으로도 판매량에 큰 영향이 없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충성 고객마저 등 돌려 일본 브랜드처럼 판매량이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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