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삼각별 엠블럼을 라디에이터 그릴에 품고 있는 차량들을 보면 저절로 고개가 돌아가게 된다. 그만큼 자동차 시장에서 벤츠가 가지고 있는 의미와 가치는 어마어마하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판매량까지 뒷받침해 주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최근 벤츠의 행보는 많은 소비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새롭게 출시되는 신차들의 디자인 논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에 맞지 않는 품질 문제까지 겹치면서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야심 차게 출시한 전기차마저 심각한 성적표를 받아오면서 벤츠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선 벤츠 전기차 EQC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혁 에디터

벤츠 최초의
순수 전기차 EQC
EQC는 2016년 파리 모터쇼에서 공개된 ‘제너레이션 EQ 콘셉트카’와 GLC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벤츠 내 최초의 전기차다. 이후 2018년 파리 모터쇼에서 공개가 되었다. 국내 시장엔 2019년 10월 말에 정식 출시되었다.

EQC의 크기는 길이 4,770mm, 너비 1,890mm, 높이 1,620mm의 크기를 보여준다. 휠베이스는 GLC와 같은 2,875mm다. 전기 모터는 앞뒤 차축에 각각 적용되었다. 모터 최고출력 414마력, 모터 최대토크 77.4kg.m,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309km다.

야심 차게 등장시킨 EQC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도 못한다
벤츠는 EQC가 브랜드 내 최초의 전기차이기 때문에 많은 신경을 썼다. 더불어 전 세계 추세가 내연 기관의 종말을 알리고 있고, 전기차로의 전향이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유행을 선도하는 벤츠가 더욱 심혈을 기울였을 것이다. 하지만 바닥을 치는 판매량으로 깊은 고민에 빠졌다. 국내에선 2019년 10월 출시 당시 19대가 판매되었고, 이후 2019년 11월에 2대, 12월엔 3대가 판매되었다.

2020년 1월엔 6대가 판매되었지만 한자리 숫자로, 더 값비싼 슈퍼카보다 못한 판매량이 되고 말았다. 벤츠라는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성적인 것이다. 여기에 해외 시장에서도 부진하자 벤츠의 모기업 다임러는 지난해 EQC의 글로벌 판매 목표를 2만 5,000대에서 7,000대로 72%나 낮추게 되었다.

1억이 넘는
부담스러운 가격
전기차는 일반 내연 기관 모델보다 더 비싼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EQC는 1억이 넘는 높은 가격대를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부담스러움을 느낀다. 특히 찻값이 1억이 넘으면, 소비자들에겐 너무나도 다양한 선택지가 나타난다. 굳이 EQC를 선택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더불어 2020년 저공해차 보조금이 조기 마감되어서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서 서울시 등록 기준에 준하는 특별 보조금 1,080만 원을 지급한다고 전했다. 이를 적용하면 기본 트림인 EQC 400 4Matic을 8,47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 그래도 너무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경쟁 모델들 대비
짧은 주행 가능 거리
많은 소비자들이 아직 전기차 구입을 꺼려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충전의 불편함을 꼽는다. 이로 인해 많은 제조사들이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높이려 온갖 노력을 쏟는 중이다. 충전의 단점을 긴 주행 거리로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EQC는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309km밖에 되지 않는다. 500km 가까이 주행할 수 있는 테슬라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수치다. 심지어 추운 겨울, 영하의 온도에선 150km까지 떨어지게 된다. 국내 시판 중인 전기차 가운데 10번째로 꼴찌 수준인 것이다. 1억이 넘는 가격을 보여주는 모델이 주행 거리까지 짧다 보니 구입할 매력이 더욱 사라지게 되었다.

프리미엄과 어울리지 않는
낮은 완성도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하면, 높은 완성도를 보이면서 고급스러움까지 같이 갖춘 브랜드를 생각한다. 벤츠가 추구하는 모습이 바로 그런 모습이다. 하지만 EQC에선 프리미엄 브랜드 답지 못한 낮은 완성도를 보였다.

독일에서 전륜 디퍼렌셜 볼트 파손 문제와 변속기 오일 누출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리콜을 진행한 적이 있었고, GLC 플랫폼에 억지로 배터리와 모터를 설치했기 때문에 내부가 높아져서 실내로 간섭을 일으킨다. 트렁크도 마찬가지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E클래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E300e도 트렁크에 배터리 간섭이 발생하면서 “대충 만들었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벤츠가 무리한 출시를
진행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유럽에선 2018년 파리기후협약 이후 강력한 환경 규제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국내에서도 배출가스 규제가 강력해지고 있다. 국가에서도 규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친환경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전 세계 추세가 친환경차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 시기에, 벤츠는 경쟁 제조사들 보다 늦은 대응을 보여줬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다소 늦었지만, 최고의 전기차를 제작하고 업계 1위를 단단히 굳히는 모습을 예상했다. 특히 벤츠는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라는 이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급격하게 변화하는 추세가 버거워 너무 급하게 EQC를 출시한 것 아니냐”라는 의견이 많아졌다.

EQC의 판매 부진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당연히 저 가격이면 EQC 안 사지…”, “너무 비싸”, “EQC가 저 가격에, 저 주행 거리면, 차라리 테슬라를 사는 게 낫지 않나”, “너무 벤츠 이름값만 믿은 것 아닌가” 등 비싼 가격과 낮은 주행 거리를 지적하는 반응이 많았다.

“벤츠는 S클래스부터 파생되니까 EQ도 EQC는 그냥 견본품 같은 것 아닐까?”, “EQC보다 EQS가 더 기대된다”, “그래도 벤츠니까 해답을 찾아낼 듯” 등 플래그십 전기차 EQS에 대한 기대감과 벤츠가 이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다는 반응 또한 이어졌다.

최근 E클래스, S클래스 등 주요 모델의 디자인 논란이 발생하였고, EQC의 판매 부진까지 겪고 있는 벤츠다. 이런 논란이 계속되고, 해결하지 못한다면, ‘메르세데스-벤츠’라는 이름과 업계 1위라는 명성에 먹칠을 할 것이다.

또한 BMW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고, 아우디 또한 공격적인 모습이다. 문제는 자만심이다. 이 자만심을 떨치지 못한다면 벤츠는 큰 치명타를 맞게 될 것이다. 고삐를 바짝 당겨야 하는 벤츠다. 오토플러스 이슈플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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