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한테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 한일 양국 관계를 우스갯소리로 나타낸 말이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는 순식간에 국민영웅으로 추앙받지만, 패배하는 순간 순식간에 국민 역적으로 몰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오랜 역사로부터 기인한 반감이 기저에 깔려있다. 2019년, 한일 무역 분쟁으로부터 발발된 불매운동도 이런 맥락에서 발생했다.

작년부터 이어진 불매운동으로 토요타, 닛산 등 한국 내 일본 기업들은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이에 급하게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불매운동의 여파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토요타 시에나의 국내 출시 소식을 접한 사람들이 이전과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국산차를 욕하기까지 한다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카니발의 독주를 막을 수도 있다는 토요타 시에나의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인턴

신형 4세대 카니발은
압도적인 판매량을 보이며
연일 인기를 이어갔다
지난 8월 출시된 4세대 카니발 풀체인지 모델은 출시 한 달 만에 4만 대를 상회하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 3세대 카니발의 1년 판매량을 웃도는 수준이다. 현재까지도 주문량이 밀려있어 지금 당장 주문을 넣어도 내년 초가 지나서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카니발의 인기를 두고 국내 미니밴 시장에서의 경쟁 모델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국내 경쟁 브랜드의 미니밴 모델이 없고, 기존 경쟁 모델이었던 토요타와 닛산의 미니밴이 불매운동에 휘말리며 선택지가 카니발로 집중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선 미니밴 시장에선 카니발 외에 대안이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믿었던 카니발에서
결함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카니발은 지난 3세대부터 차체 하부에서 시작되는 원인 모를 진동과 차체 강성 부족으로 인한 브레이크 쏠림 현상 등 고질적인 결함을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아빠들은 풀체인지를 통해 결함이 개선되었을 것이란 믿음과 가성비, 불매운동 등의 이유로 카니발을 선택했다. 하지만 최근 이런 아빠들의 결정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신형 카니발에서도 결함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신형 카니발에서 연료 공급 호스 불량으로 인한 화재 위험성이 발견되어 약 5천 대가량을 리콜 조치했다. 인터 쿨러 호스가 주행 중 폭발 소리를 일으키며 빠지는 결함도 발생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시트, 내장재 불량이나 단차 불량 등의 조립 불량이 다수 보고되고 있다. 이렇게 카니발의 결함 소식이 이어지는 와중, 토요타 시에나의 국내 출시 소식이 전해지며 소비자들은 지금까지와 상반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2021년 상반기
토요타 시에나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2021년 상반기, 토요타가 미니밴 모델, 신형 시에나를 국내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토요타 시에나는 이미 2019년 가장 큰 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북미 시장에서 1년간 7만 3천 여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상품성을 인증했다. 이는 북미 카니발 판매량이 1만 5천 여대를 훨씬 상회하는 기록이다.

뛰어난 상품성에도 불구하고 불매운동으로 국내에서만큼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토요타. 하지만 최근 카니발의 결함 소식이 이어지며 일본차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 과연 토요타 시에나가 국내 미니밴 시장에서 대안이 없다는 말까지 나온 카니발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지, 신형 시에나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하이브리드를
기본으로 탑재하여
경쟁력을 높였다
기존 디젤, 가솔린 트림만 제공했던 4세대 신형 카니발과 달리, 신형 시에나는 가솔린 하이브리드 엔진을 기본형으로 내세웠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트림의 부재로 아쉬움을 드러내던 소비자들이 많았기에, 하이브리드를 기본으로 탑재하는 시에나의 경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토요타 시에나의 파워트레인은 4기통 가솔린 2.5 엔진과 2개의 전기모터, CVT 조합으로 구성된다. 엔진과 전기모터를 합산하여 최대 243마력의 출력을 발휘한다. 전기 모드로만 53km 주행이 가능하여 연비 효율을 14km/l까지 이끌어냈다. 4륜 구동 모델 선택 시 전기모터가 1개 추가된다.

시에나는 기본적으로 가솔린 하이브리드 트림으로 출시되며 세부적으로 7인승과 8인승 모델로 선택지가 나뉠 예정이다. 전 차량에는 기본적으로 9인치 터치 디스플레이, 7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장착되어 편의성과 상품성을 높였다.

그 밖에 토요타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주행 환경을 개선했다. 시에나에 장착되는 세이프티 센스 2.0은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스톱 & 고 기능이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조향 보조 기능을 지원하는 차선 이탈 경보 등을 제공한다. 도로 제한 속도 표지판 인식 및 오토 하이빔 컨트롤 기능도 지원한다.

상품성 대비 가격 측면에선
큰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
불매운동 이전, 카니발이 미니밴 시장에서 갖고 있던 경쟁력은 가격 대비 성능이었다. 신형 4세대 카니발과 토요타 시에나의 경우에도 기본 트림 가격에서는 차이가 있을 예정이다. 4세대 카니발 최저가는 가솔린 3.5 프레스티지 모델로 3,160만 원부터 시작하며 시에나는 기본 4천만 원부터 가격대가 형성된다.

하지만 시에나는 9인치 터치 디스플레이와 7인치 디스플레이 디지털 클러스터를 기본적으로 장착한다. 또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다양한 주행 보조 기능을 포함하는 세이프티 센스 2.0도 기본형부터 포함되어 상품성과 가격을 비교했을 때 큰 차이는 없을 것을 보인다.

가격대도 어느 정도 공유하는 모습을 보인다. 카니발의 가격은 기본형 최소 3,160만 원부터 최고 트림에 옵션을 적용할 경우 5,100만 원 정도의 가격을 형성한다. 토요타 시에나의 북미 가격대는 최소 4,002만 원부터 최대 5,805만 원이기 때문에 기본 트림을 제외한 경우에는 대체로 가격적인 측면에서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카니발 가솔린 모델의 연비가 9.2km/l인 반면, 시에나는 하이브리드를 바탕으로 14km/l의 높은 연비 효율을 보인다. 다만, 불매운동의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지는지에 따라 국내 판매량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토요타 시에나 출시에 대한 댓글 반응을 보면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국산차의 잦은 결함으로
일본차에 대한 반감이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이전까지 토요타, 닛산 등 일본 브랜드의 국내 출시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는 “매국노 기자”, “일본차 관심 없다”등의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토요타 시에나의 국내 출시를 알리는 기사에서는 댓글 창의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마음 같아서는 카니발 말고 시에나를 사고 싶다’, “토요타는 적어도 주행 중 페달이 빠지지는 않겠지”, “하이브리드로 나오면 바로 구매한다” 등, 기존 카니발의 결함과 약점을 시에나와 비교한 댓글이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불매운동의 여파가
남아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시에나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불매운동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댓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 “차는 참 좋은데 일본 제품인 것이 마음에 걸린다”, “카니발보다 좋은 건 알지만 대한민국 사람이니 어쩔 수 없이 못 타는 것” 등 아직까지 불매운동의 여파가 남아있는 댓글 반응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체로 국산차의 품질 문제를 지적하는 분위기가 댓글 창을 지배하고 있었다. 시에나의 단점에 대해서도 “일본이라는 제조국이 유일한 단점”이라는 댓글 이외에 특별한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일본 제조사를 무조건 배척하던 사람들이 국산차의 계속되는 품질 결함에 조금씩 변하고 있는 모습이다.

언제까지고 불매운동에
의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작년, 일본의 게임 회사 닌텐도의 게임 팩 “동물의 숲”이 인기를 얻으며 불매운동 중에도 정가의 3배까지 값이 치솟는 품귀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자유경쟁 시대에서 불매운동이 분명히 힘을 갖지만, 소비자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가치는 상품성이라는 사실을 입증한 사례이다.

때문에 국산차도 지금처럼 결함 문제에 안일하게 대처해선 안 될 것이다. 소비자들이 언제까지 불매운동이라는 이름으로 결함을 참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국산차가 정신을 차리고 결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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