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자신들이 가진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유행, 최신 첨단 기술 등 모든 것을 이끌어가는 제조사다. 해외 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이며 소비자들에게 삼각별 엠블럼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이러한 벤츠도 전기차 시장에선 맥을 못 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연기관 시장을 선도했던 모습과는 달리, 전기차 시장에선 후발 주자로써 뒤따라가기 바쁜 상황이다. 더불어 야심 차게 준비하고 등장시킨 EQC의 성적이 너무 좋지 못하여, 벤츠에게 굴욕을 안겨준 모델로 불리고 있다. 이에 벤츠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책을 내놓았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선 EQC와 벤츠가 내놓은 대책에 대하여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혁 에디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EQC에 특별 할인을 적용했다
서울특별시 등 일부 지역은 2020년 저공해차 구매 보조금 지급의 조기 마감으로 인해 전기차 정부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판매량이 저조한 EQC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서 1,080만 원을 할인해 주는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이로 인해 정부 보조금과 동일한 가격으로 EQC를 구매 가능하다.
EQC400 4Matic은 9,550만 원에서 8,470만 원으로, EQC400 Premium 4Matic은 1억 140만 원에서 9,060만 원으로 구매 가능하다. 원래 10월 한 달 동안이었지만, 반응이 미미하자 11월까지 연장했다. 할인 대책으로 EQC의 판매량을 끌어올리려는 상황이다. 프로모션의 할인 폭이 적은 것으로 유명한 벤츠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야심 차게 출시한
벤츠 최초의 전기차
EQC는 벤츠가 야심 차게 출시한 최초의 전기차 모델이다. EQC는 2016년 파리 모터쇼에서 공개된 ‘제너레이션 EQ 콘셉트카’와 GLC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국내 시장엔 2019년 10월에 정식 출시되었다. 특히 벤츠에서 만든 전기차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기대가 컸다.
전기 모터는 앞뒤 차축에 각각 적용되었고, 모터 최고출력 414마력, 모터 최대토크 77.4kg.m,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309km다. 크기는 길이 4,770mm, 너비 1,890mm, 높이 1,620mm, 휠베이스는 2,875mm다. GLC의 휠베이스와 같은 수치다.
기대와는 다르게
바닥을 치는 판매량
기대감이 높았던 EQC는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판매량을 보이며, ‘벤츠에게 굴욕을 안겨준 모델’리아는 반응까지 나왔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에 판매된 수입 전기차는 총 2,304대다. 이 기간 동안 판매된 EQC는 37대뿐이다. 심지어 올해 1분기 판매량은 13대다.
출시 당시 10월엔 19대, 11월엔 2대, 12월엔 3대, 1월엔 6대 밖에 판매하지 못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판매량이 바닥을 치고 있다. 이에 따라 모기업인 다임러에서 EQC의 글로벌 판매 목표를 2만 5,000대에서 7,000대로 72%나 낮췄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벤츠의 입지는 상당하지만, EQC가 큰 타격을 입혔다.
중형 SUV가
1억이 넘는 가격
EQC는 중형 전기 SUV다. 가격은 9,500만 원부터 1억 140만 원이다. 중형 SUV가 1억이 넘는 가격이다. 전기차라고 해도 너무 비싼 가격이다. 아우디의 대형 전기 SUV인 e-트론은 1억 1,493만 원인데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히 국산차로 눈길을 돌리면 반값이 저렴한 모델들이 나타난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저렴한 가격의 전기차들이 줄줄이 출시할 예정이다. 아무리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서 정부 보조금 수준의 할인 프로모션을 펼친다고 하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꼴찌 수준
너무 짧은 주행 가능 거리
EQC의 가장 큰 단점이다. 경쟁 모델 대비 너무 짧은 주행 가능 거리가 발목을 잡는다. EQC의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309km다. 비슷한 가격대의 재규어 I 페이스는 333km를, 테슬라 모델 X는 468km를, 코나 일렉트릭은 406km를 주행할 수 있다.
국내 판매 중인 전기차 중 꼴찌 수준의 주행 가능 거리다. 더불어 추운 겨울엔 짧은 주행 거리가 반 토막이 난다. 171km밖에 주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서 소프트웨어 개선을 통해 저온 주행 거리를 270km로 높였지만, 아직도 부족한 수준이다.
높은 가격에 비해
조악한 품질
프리미엄 브랜드의 중심인 벤츠는 기존의 모델들의 고급스럽고 우수한 품질로 많은 소비자들에게 찬사를 받은 제조사다. 하지만 EQC는 벤츠라는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조악한 품질을 보였다. 독일에서 전륜 디퍼렌셜 볼트 파손 문제와 변속기 오일 누출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출시 전 리콜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더불어 전기차 플랫폼이 아닌, GLC 플랫폼에 억지로 배터리와 모터를 탑재했기 때문에 내부 구조가 높아져서 창문과 트렁크 등에 간섭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급격하게 변화되는 자동차 시장과 테슬라의 독주를 막기 위해 “벤츠가 무리한 출시를 진행한 것”이라는 반응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EQC와 EQC에 적용된 높은 할인 프로모션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1,080만 원을 할인해 줘도 남는 장사라는 거네, 보조금 받아서 팔 때는 엄청 남겨 먹은 건가 보다”, “그래도 너무 비싸”, “그만큼 안 팔린다는 거네, 그래도 너무 비싸” 등 EQC의 너무 높은 금액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더불어 “저 가격에 저 주행 거리면, 다른 모델 두 대를 사겠다”, “주행 거리 실화냐? 1억이 넘는 가격에?”, “벤츠가 너무 급하게 출시했나 보다”, “아무리 벤츠라도 이건 선 넘었지” 등 짧은 주행거리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EQC의 부진
EQS로 반전시킬 수 있을까?
앞서 언급했던 내용대로 여러 가지 문제로 부진을 겪고 있는 EQC다. 이후 벤츠는 자신들의 플래그십 전기차, EQS를 준비 중이다. 일반 모델들은 S클래스에서 모든 기술이 집중되기 때문에 EQS도 모든 기술의 집약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 EQS의 성공과 실패 여부가 앞으로의 전기차 시장이 좌우될 것이다. 특히 테슬라가 한참 앞으로 치고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벤츠가 어떻게 추격을 하고, 어느 정도 추격을 할 수 있을지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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