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남차카페 ‘장동민’님 제보)

자동차 엠블럼 튜닝이 성행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엔 쏘나타에 제네시스 엠블럼을 붙이거나, 제네시스에 벤츠 엠블럼을 붙이거나, 반대로 C클래스를 아반떼로 만드는 등 다양한 사례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올해 2월 국내에 출시된 한 수입차는 “국산차에 제네시스 엠블럼을 달아놓은 거 같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해 주목받았다.

해당 브랜드의 한 자동차는 과거 “기아 모닝에다가 제네시스 엠블럼을 적용해 놓은 거 같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스포티지에 제네시스 엠블럼 박아놓은 거 같다”라는 이야기까지 들은 수입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사진=네이버 남차카페 ‘이재준’님 제보)

기아 모닝을 쏙 빼닮아
화제가 됐던 애스턴마틴 시그넷
사진으로만 보면 언뜻 기아 모닝같이 생긴 이 차는 애스턴마틴이 만든 ‘시그넷’이다. 2012년 영국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인 애스턴마틴이 만든 소형차로, 엄연히 따지자면 토요타 IQ에 애스턴마틴 배지와 디자인을 입힌 자동차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애스턴마틴과 토요타는 OEM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시그넷 양산을 결정했다. 본격적으로 양산되기 전부터 애스턴마틴은 토요타 IQ를 기반으로 콘셉트카를 제작 중이라고 홍보해 주목받기도 했다.

애스턴마틴은 시그넷을 통해 자신들이 가진 디자인 기술과 섬세한 장인 정신, 그리고 브랜드 가치를 표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고, 당시 외신들은 “애스턴마틴이 다임러 그룹의 ‘스마트’가 추구하는 콤팩트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 욕심을 내고 있는 것 같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애스턴마틴 스스로 포장하긴 했지만 실상이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그넷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생산되었는데 대배기량 고급차들만 만들어내던 애스턴마틴이 이런 소형차를 만들게 된 건 유럽 환경 기준에 맞춰 배기량이 낮은 차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가장 크다.

(사진=클리앙)

일부 모닝 차주들은
범퍼를 시그넷 스타일로
바꾸는 사례도 존재했다
국내에 공개됐을 당시에는 모닝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상당히 주목을 끌었다. 당시 많은 소비자들은 “차에 별로 관심 없는 사람들이면 뭐 하는 놈이길래 모닝에다가 제네시스 딱지를 달고 다니냐고 혀 찰 것 같다”, “한정판으로 나와서 나름 희귀 모델이다”, “한때 시그넷 그릴 그대로 모닝에 장착하는 게 유행이기도 했다”라며 다양한 의견들을 내비쳤다.

그들의 말대로 모닝과 시그넷 디자인이 닮았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이어지자 일부 모닝 차주들은 시그넷 범퍼를 실제로 이식하는 사례도 존재했다.

출시 초기에는 “모닝이다” “토요타에 불과하다” 이런 얘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실제로 희소성 있는 차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14대 한정 스페셜 에디션 모델이 있기도 하고, 모터스포츠계의 전설로 불리는 스털링 모스가 아내에게 선물하면서 이름값이 높아진 것도 이유에 포함된다.

2018년엔 굿우드 페스티벌 무대에 V8 엔진을 장착한 시그넷이 등장하기도 했다. 저 작은 체구에 430마력, 50kg.m 토크를 발휘하는 V8 엔진을 넣어버린 것이다. 이 덕에 제로백 3.2초, 최고 속도는 274km/h를 기록할 수 있었고, 이를 본 네티즌들은 “경차가 이륙하겠다”, “칼치기 하려다가 역 칼치기 당하겠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네이버 남차카페 ‘윤장호’님 제보)

올해 2월 국내에 정식
출시된 애스턴마틴 DBX
2012년 시그넷으로 실패를 맛본 애스턴마틴은 7년 뒤인 2019년, 브랜드 최초의 SUV인 DBX를 공개했다. 정식 판매는 2019년 말부터 시작됐으며, 한국에는 올해 2월 5일 공식 출시됐다. 이 차도 공식 사진이 공개됐을 때 망둑어스러운 디자인이 스포티지와 닮았다고 하는 네티즌들이 다수 존재했다.

애스턴마틴은 2015년부터 SUV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고 본격적으로 선언했다. 2015년에 공개된 DBX 콘셉트카가 지금 판매되고 있는 양산형 DBX의 시초이기도 하다. 보기엔 둔해 보이고 뒤뚱뒤뚱 거릴 것 같지만 애스턴마틴이 나름대로 사활을 걸고 만든 차로 유명하다. 파워트레인은 메르세데스 AMG의 4.0리터 V8 엔진을 탑재하여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550마력, 71.4kg.m 토크로 제로백 4.5초, 최고 속도는 291km/h에 달한다.

다른 제조사는 흥행했는데
유독 애스턴마틴은
좋지 못한 결과가 이어졌다
경차와 SUV… 사실 슈퍼카나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에서 이런 차들을 내놓으면 보통 대박이 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람보르기니다. 우루스를 판매하기 시작하고 나서 국내 판매량이 엄청나게 증가했으며, 일반인들은 접근조차 하기 어려운 롤스로이스도 컬리넌을 출시하면서 국내 판매량이 껑충 뛰었다. 마세라티도 르반떼로 판매량을 회복했으며, 포르쉐는 이미 오래전부터 카이엔과 마칸을 판매해왔다.

그런데 애스턴마틴은 국내 도로에서 유독 보기가 어렵다. 일각에선 “야심 차게 출시했는데 한국에서만 폭망한 비운의 브랜드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우선 시그넷 같은 경우는 애스턴마틴 내부적으로도 기대가 컸다. 환경 규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출시하긴 했지만 이 차를 판매함으로써 브랜드 전체 판매 대수가 2배 정도 늘어날 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현실은 시그넷을 판매하는 2년 반 동안 전 세계 판매량이 150대밖에 안 되었다.

그나마 시그넷은 국내에 정식 출시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잘 보이지 않는 게 이해되지만, 정식 출시된 DBX는 왜 이렇게 안 보이는 걸까? 람보르기니 우루스처럼 도로에서 자주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국내 포착 사진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사실 DBX뿐만 아니라 애스턴마틴 브랜드 자체가 국내 판매 성적이 그렇게 좋지 못한 상황이다. 브랜드 전체 국내 월평균 판매량이 3대에서 4대 정도밖에 안 되며, 올해 상반기까지 애스턴마틴의 국내 판매량은 고작 13대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영국 브랜드인 맥라렌이 선방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모닝같이 생긴 애스턴마틴,
스포티지처럼 생긴 애스턴마틴
당신의 선택은?
국산차와 비슷하게 생겨서 친근하게만 느껴졌던 애스턴마틴 시그넷과 DBX,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 모델, 가격도 가격이지만 동급 모델 대비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많았다. 특히 실내 디자인은 “전혀 요즘 나오는 차처럼 생기지 않았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모닝같이 생긴 5천만 원짜리 애스턴마틴, 스포티지처럼 생긴 2억 4,800만 원짜리 애스턴마틴, 만약 독자 여러분들께 이 정도 예산이 있다면 어떤 차를 사는 게 합리적일까?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댓글로 나눠주셔도 좋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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