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골”이라고 놀림 받는 20대 사회초년생들의 차를 단종 시키지 않는다고 선언한 이유

국내 소형 SUV 시장을 개척한 모델은 보통 쌍용 티볼리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진짜 원조는 쉐보레 트랙스다. 2013년 한국GM은 국내 시장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새로운 차급인 소형 SUV 트랙스를 론칭했다. 그러나 체급을 무시하는 어마 무시한 가격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에게 혹평을 받았고, 이후 판매량 역시 매우 저조한 수준을 기록했다.

2016년엔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하며 상품성을 크게 개선했지만, 이 땐 티볼리를 포함한 QM3 같은 다른 신차들이 대거 출시되어 트랙스의 경쟁력이 많이 약해진 상황이었다. 결국 지금은 “아직도 판매하고 있는지 몰랐다”라는 이야기가 들려올 정도인 자동차가 되었다. 그런데 최근 GM은 트랙스를 단종시키지 않고 새 엔진을 넣어서 지속적인 판매를 이어갈 것임을 선언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쉐보레 트랙스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그 차 아직도 팔고 있었어?”
대다수 소비자들은
이미 단종된 걸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쉐보레 트랙스를 이야기하면 “그 차 아직도 팔고 있냐”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이차가 단종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올해 초 사실상 후속 모델 역할을 수행하는 트레일블레이저가 출시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GM은 여전히 트랙스를 생산하고 있으며, 수출뿐만 아니라 국내 판매도 계속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판매량은 거의 없다 싶을 정도이지만 이 차를 찾는 소수의 소비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쉐보레는 앞으로도 트랙스를 계속 판매할 전망이다.

“단종 없이 엔진 교체로
계속 판매할 것”
GM 본사의 파격적인 선언
최근엔 미국 GM 측이 공식적으로 트랙스를 단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GM Authority에 따르면 2021년형 트랙스엔 기존 1.4 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대신해 신형 1.4 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해 판매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신규 엔진으로 교체한 트랙스는 기존 모델보다 최대출력이 15마력, 최대토크가 4kg.m 향상됐다.

최대출력 153마력, 최대토크 24.5kg.m을 발휘하기 때문에 이는 트레일블레이저에 적용되는 1.35리터 3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비슷한 수준이다. 트레일블레이저에 적용된 1.35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대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을 발휘한다.

트랙스는 저렴한 가격
트레일블레이저는 고급 소형 SUV
수요층을 공략한다
트레일블레이저가 출시되면서 자연스레 단종될 줄 알았던 트랙스가 새로운 엔진을 달아서 출시한다는 소식은 매우 놀랍다. 같은 소형 SUV로 세그먼트가 겹치는 차종을 동시에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GM 측은 트랙스는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하며, 트레일블레이저는 고급형 소형 SUV를 찾는 소비자들을 공략한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에선 트랙스가 포드 에코스포츠, 닛산 킥스와 경쟁할 수 있으며, 트레일블레이저는 지프 레니게이드, 토요타 CH-R 같은 모델들과 경쟁할 수 있다. 엄연히 따지자면 세그먼트를 세분화하여 서로 다른 영역에서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차후
단종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그럼 국내에 판매되는 트랙스도 엔진을 변경하여 계속 판매를 할 수 있을까? 아직 한국 GM 측의 공식 발표가 없어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12월 1일부터 트랙스 디젤 모델은 더 이상 구매할 수 없게 되었다. 한국GM은 지난달 23일 발주분까지 생산한 이후 더 이상 트랙스 디젤 모델을 만들고 있지 않다. 업계에선 디젤 모델 단종 이유를 유로 6d 배출가스 규제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간 수출 효자상품으로 인정받아온 트랙스의 디젤 모델이 단종되면서 국내에 판매하는 1.4 가솔린 터보 모델의 향후 거처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커진다. 미국처럼 새로운 엔진을 장착해서 계속 판매할지, 단종 수순을 밟을지 지켜봐야 한다. 한국 GM 입장에선 원래부터 수출 물량이 대부분이었던 트랙스이기에 내수시장 단종을 선언해도 매출에 큰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타본 사람만 아는 명차다”
“다 좋은데 가격만 문제였다”
의외의 호평이 이어졌다
2013년에 출시한 모델을 단종 없이 엔진을 변경해 그대로 판매한다는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여 주목받았다. 일반적으론 이렇게 풀체인지 없이 오랜 기간 판매하는 자동차를 두고 “사골 모델”이라며 조롱하는 것이 보통이었으나, 이번엔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많은 소비자들은 “트랙스 솔직히 유지비도 많이 안 들고 주행감 좋은 소형차라 시내 주행엔 매우 좋다”, “좀 투박하지만 잔고장 없는 차였다”, “타본 사람만 아는 명차다”, “가격 상승이 없다면 가성비론 갑이 될 거 같다”, “트랙스 아주 재미있게 탔었는데 진짜 좋은 차였다”, “트랙스는 다 좋은데 가격만 문제였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골 모델임을 비판하는 여론을 찾아볼 수 없었다.

실제로 타본 사람들은
대부분 차에 대한
호평을 늘어놓는다
트랙스에 대한 호의적인 여론은 비단 인터넷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2016년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한 이후엔 기존 모델에서 지적받았던 부족한 옵션과 실내 내장재에도 많은 개선을 이뤄, 소비자들의 요구를 수용했다는 평가들이 이어졌다.

판매량이 많은 자동차는 아니었지만 실제 차주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에 속한다. 트랙스를 타는 차주들은 입을 모아 “옵션이 부족한 건 아쉽지만 그 외 일상생활에서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일
만약 실행되더라도
판매량 장담할 수 없어
그들의 말처럼 트랙스는 뛰어난 운동성능과 기본기를 갖춘 SUV임에도 매번 높은 가격 대비 부족한 옵션 때문에 선택지에서 외면받았던 비운의 자동차다. 만약 트랙스가 다른 소형 SUV들 대비 월등히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에 다시 출시된다면 이를 원하는 소비자층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을까?

지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재출시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며, 신차 교체 주기가 빠른 편인 대한민국에선 트랙스가 제대로 시장에 먹혀들리 만무하다. 또한 원형 모델이 2013년에 출시되었기 때문에 가격을 저렴하게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한국 시장에선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겠다.

만약 최신형 아반떼에 준하는 수준의 편의 장비를 탑재하고도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정도의 파격적인 변화를 거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없다.

한국 소형 SUV 시장을
개척한 자동차의
쓸쓸한 결말
2013년 출시되어 다사다난한 여정을 겪은 쉐보레 트랙스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다. 국내 시장에선 여러 가지 이유로 높은 인기를 누리지 못했지만, 미국에서는 흥행에 성공해 한국 GM을 포함한 대한민국 수출 차종 3년 연속 1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잘 팔리지만 한국에서는 안 팔리는 자동차. 결국 자동차의 기본기나 상품성과는 별개로, 각 국가별 소비자들의 정서와 그들의 니즈에 맞는 자동차를 내놓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증명한 차가 아닐까. 국산 소형 SUV 시장을 개척한 주인공인 트랙스의 쓸쓸한 결말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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