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는 무게가 가볍고 크기가 작은 승용차이기도 하지만 경제적인 자동차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로 인해 사회 초년생들, 서민들의 두 발로 많이 선택되었다. 하지만 그 의미가 무색할 만큼 가격이 상승하여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더불어 경차에는 세제혜택 등 다양한 혜택이 존재했지만, 정부에서 이 혜택을 대폭 축소하거나 없애버렸다. 이로 인해 경차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되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단순 혜택이 없어진 것이 원인이 아니고, 경차 자체가 문제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선 좁아진 경차의 입지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혁 에디터

티코로 시작된
국내 경차 시장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경차가 도입된 것은 1983년 상공부에서 에너지 절감 차원으로 세운 ‘국민차 보급 추진 계획’으로부터 출발한다. 여러 절차를 거쳐 제작되어 첫 등장한 경차는 당시 대우국민차의 티코다. 출시 당시엔 작은 차체와 부족한 출력으로 인해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1997년에 IMF가 발생하면서 경기 침체가 심각해졌다. 이로 인해 무시만 당했던 경차가 ‘경제적인 차’로 거듭나면서 호황기를 맞이하게 된다. 티코를 시작으로 현대 아토즈, 대우 마티즈, 기아 비스토를 거쳐 현재의 모닝, 레이, 스파크로 거듭나게 된다.

경제적인 가격이
제일 큰 이유다
앞서 언급했던 경차가 호황기를 맞이하게 된 계기와 맞물린다. IMF가 발생하여 유례없는 경기 침체가 일어났고, 소비자들은 오랜 기간 동안 허리띠를 졸라 맬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저렴한 가격을 내세웠던 경차로 눈길을 돌렸다.

과거 티코의 출시 당시의 가격은 200만 원부터 300만 원의 가격대를 보였었다. 현재 화폐 가치로 대략적인 환산을 해보면 450만 원부터 650만 원 정도의 가격대다. 이로 인해 사회 초년생들뿐만 아니라 패밀리카로도 활용될 정도였다.

다양한 혜택을
가지고 있었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혜택까지 가지고 있었다. 정부는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경차 구매를 장려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혜택을 마련했고, 이에 소비자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경차에 이끌리게 된 것이다.

경차는 차량가의 2%인 취등록세 면제, 차량 구매 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공채매입비 면제, 낮은 자동차세, 자동차 보험 할인, 유류세 환급 제도, 공영주차장 50% 할인, 고속도로 통행료 50% 할인. 혼잡 통행료 50% 할인 혜택을 가지고 있었다.

17만 대 이상을
꾸준히 판매했지만 반 토막이 났다
경차는 꾸준한 수요를 바탕으로 매해 20만 대에 가까운 판매량을 보이며 입지를 단단하게 굳히고 있었다. 2012년엔 20만 2,844대, 2013년엔 18만 2,021대, 2014년엔 18만 6,702대, 2015년엔 17만 3,418대의 판매량을 보였다.

이후 2016년에 17만 3,008대를 판매하여 기세를 유지하나 싶었지만, 2017년부터 13만 8,895대를 판매하여 급격한 하락을 맞이했다. 2018년엔 12만 7,431대, 2019년엔 11만 5,267대를 판매하여 하락세를 보였고, 결국 2020년 1월부터 10월까지의 판매량에선 8만 234대 밖에 안되는 수치로 반 토막이 났다.

(사진=뉴스1)

더 이상 경차는
매력적인 혜택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다양한 혜택을 가지고 있었던 경차다. 하지만 정부에서 기존 경차 중심의 혜택에서 친환경차 중심으로 그 혜택을 옮기려 하고 있다. 과거 정부가 경차의 구매를 장려하기 위해 시행했던 방법을 그대로 친환경차에 도입하는 것이다.

우선 내년 고속도로 통행료 경차 할인 제도와 출퇴근 시간 할인이 축소된다. 이후 순차적으로 경차에 대한 혜택들이 축소되거나 폐지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경차를 구매해야 하는 매력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더 이상 경제적이지
못한 가격
경제적인 차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 무색할 만큼 상승한 가격도 한몫을 한다. 현재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경차는 모닝이다. 모닝의 가격은 1,180만 원부터 1,545만 원의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가장 높은 트림에 모든 선택 옵션을 적용한 가격은 1,793만 원이다.

1,80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이 경차에 붙은 것이다. 이 가격은 더 넓은 공간감과 더 나은 상품성을 제공하는 준중형 세단으로 눈길을 돌리기에 충분한 가격이다. 아반떼 기본 모델의 가격이 1,570만 원부터 2,453만 원이다. 굳이 경차를 선택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연비도 이제 경차의
장점이 아니다
경차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도 있었지만, 높은 연비로 인한 유지비 절감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일반 모델들도 경차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좋은 수준의 연비를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친환경차로의 변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압도적인 연비를 가지고 있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경차는 더 이상 연비가 장점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단순히 연비를 위한 차량 구매가 목적이라면 친환경차를 구매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사진=KNCAP)

계속 지적받아왔던
취약한 안전도
경차는 작은 차체와 가벼운 무게로 인해 높은 연비를 장점으로 가지고 있었던 모델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큰 약점을 하나 가지게 되었다. 바로 취약한 안전도다. KNCAP에서 실시한 안전도 평가에서 모닝이 받은 등급은 3등급에 머물렀다. 스파크는 1등급을 받긴 했지만 일반 모델에 비해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럽의 Euro NCAP에서도 모닝은 별 3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라틴 NCAP에선 별 0개로 최하점을 기록하며 취약한 안전도를 보여줬다. 최근 모닝은 신형 모델을 출시하며 안전성을 강화했지만, 이러한 점수들로는 경차의 안전도 문제에 대한 인식을 소비자들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다.

점점 큰 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심리
최근 변화된 국내 자동차 시장의 추세도 경차의 저조한 판매량의 이유가 되고 있다. 과거엔 준중형 세단과 SUV, 중형 세단과 같은 크기의 모델들을 더욱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엔 세단보다 더 나은 공간감을 보여주는 중형 SUV, 대형 SUV와 미니밴과 같은 크기가 큰 모델을 선호하고 있다.

또한 소형차는 더 이상 보기 힘들어졌고, 그 자리를 소형 SUV가 메꾸고 있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경차는 소비자들의 구매 리스트에 오를 수 없게 된 것이다.

가격이 제일 큰 문제라
지적하고 있다
입지가 좁아진 경차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소득 수준이 올라가서 경차를 외면한 것이 아니고, 경차 가격이 너무 올라서 그 돈 주고 경차를 살 이유가 없는 것이다”, “경차가 경차 가격이 아니다”, “이게 경제적인 차가 맞나?”, “모닝 살 돈에 조금만 더 보태면 아반떼가 가능한데 누가 모닝을 사겠나?” 등 상승한 가격이 제일 큰 문제라는 반응이 가장 많았다.

더불어 “사고 나면 바로 죽을 것 같아서 경차 못 사겠다”, “연비도 그저 그렇고, 혜택도 없는데 왜 경차를 사야 하는 거지?”, “우리나라에선 경차가 더 이상 설자리가 없다” 등 경차를 구매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여전히 해외 시장에선
잘 팔리는 모델 중 하나
경차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선 점점 외면당하고 있지만, 해외 자동차 시장에선 여전히 잘 팔리는 모델 중 하나다. 특히 땅덩어리가 작고, 좁은 골목이 많은 유럽과 일본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비슷한 도로 사정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는 오히려 더 큰 차를 원하는 모습을 보이며 해외 시장과 완전히 정반대의 행보를 걷고 있다.

가격 조정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도로 사정이 유럽, 일본과 비슷하니 무조건 경차를 타라”라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그 이전에 소비자들이 경차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부터 살펴보고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

많은 소비자들이 꼬집었던 내용은 경차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었다. 경차가 다시 부흥을 하려면 다른 것보다 가격 조정이 우선이 돼야 할 것이다. 꾸준한 수요가 있는 경차인 만큼 확실한 개선이 필요하다. 바로 단종시킬 모델이 아니라면 말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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