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목숨과 직결된 기계장치다. 그래서 가장 안전해야 하는 기계장치이기도 하다. 잘 달리고, 잘 서는 자동차라도 안전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을 것이다. 도로 위의 시한폭탄이 되어 언제 목숨을 위협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는 곧 이동 수단으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의미로도 이어진다.
그런데 최근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로 탑승자의 목숨을 앗아간 차가 있어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심지어 이 차량은 국내에서 1만 대나 팔렸다. 어떤 모델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선 불티나게 팔렸지만 설계 문제로 큰 사고를 일으킨 수입차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혁 에디터
전력이 끊기면
테슬라의 문을 열 수 없다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로 탑승자의 목숨을 앗아간 차, 바로 테슬라 이야기다. 최근 테슬라 모델 3에 화재 등의 사고가 일어나서 전력 공급이 끊기게 되면 뒷좌석 문을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도 열 수 없게 설계된 것이 밝혀졌다. 모델 3 사용자 가이드북에서도 해당 내용이 누락되어 있다.
모델 3는 앞문과 뒷문 모두 실내에서 버튼을 누르면 전기적인 힘으로 문이 열리는 구조다. 하지만 전력이 끊기게 되면 앞 좌석만 기계적인 방식으로 문을 열 수가 있다. 뒷좌석 탑승자는 앞문으로 이동하여 탈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문제로 인해
인명 사고까지 발생했다
이 설계 문제는 단순히 모델 3만의 문제가 아닌, 모델 S와 모델 X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견되었다. 두 모델은 급박한 상황에서 탈출하기 어려운 구조로 설계되었다. 모델 X는 뒷문 아랫부분의 스피커 덮개를 제거한 뒤 케이블을 당겨야 한다. 모델 S는 뒷좌석 바닥 덮개를 젖히고 케이블을 당겨야 한다.
이로 인해 최근 서울 용산구에서 모델 X가 주차장 벽면에 부딪히면서 화재가 발생하였고, 조수석에 탑승한 차주가 사망하는 인명 사고까지 발생했다. 또한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도 문을 제대로 열지 못해 구조가 늦어졌다.
심지어 테슬라는
국내 시장에 1만 대나 팔렸다
이러한 심각한 안전 문제를 보인 차들은 시중에 나올 수 없다. 제조사에서 출시를 하여도 각 나라의 인증 문제에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다. 그러나 테슬라는 국내 시장에서 1만 대나 팔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모델 3는 값이 비싸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졌던 모델 S와 모델 X와는 다르게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전기차 보급에 크게 이바지한 모델로 꼽히고 있다. 이렇게 안전 문제가 발생한 차가 많은 소비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혼돈의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주자가 되었다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각국 정부들이 내연기관을 규제하고 친환경차를 장려하면서 전기차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여기에 테슬라가 등장하여 혼돈과도 같았던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가 되었고, 다른 제조사들을 자극한 기폭제 역할이 되었다.
테슬라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31만 6,000여 대를 판매하며 굳건하게 1위 자리를 지켰다. 17.5%의 시장 점유율이고 전년 동기 대비 19.6%가 증가한 수치다. 실로 어마어마한 판매량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혁신적이고 도전적이고
자신감이 넘치는 테슬라
특히 테슬라의 행보는 혁신적이고, 도전적이고, 자신감이 넘쳤다. 이로 인해 IT 업계의 선두주자이자 거대 기업인 애플과도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이 등장했다. “역사도 없는 제조사가 어떻게 차를 만들겠냐”, “내연기관부터 만들어야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희대의 사기꾼이다”라는 조롱까지 당했다.
그러나 모델 S, 모델 X, 모델 3를 연이어 등장시켰고, 심지어 엄청난 판매량을 올리며 테슬라에 대한 논란을 종식시켰다. 이 상황에서 사이버 트럭의 출시가 다가오고 있고, 초고속 지하 터널, 우주선 등을 선보일 것이라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애플의 품질까지 닮고 있냐는
의견도 등장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치명적인 안전 문제와 더불어 품질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은 “애플의 품질까지 닮고 있냐?”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애플 또한 디스플레이 품질, 결함 문제, 문제 발생 시 대처 문제로 인해 구설수에 많이 오르는 기업인데, 테슬라도 비슷한 상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시장을 중요 시장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도 비슷하다. 최근엔 개선되었지만 한동안 애플이 출시하는 신제품을 우리나라엔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등장시켰다. 서비스 문제 또한 마찬가지였다. 테슬라도 애플과 비슷한 대처를 보이고 있고, 이에 소비자들은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제조사의 문제를 넘어서
소비자들도 문제라고 꼬집고 있다
치명적인 안전 문제가 발생한 테슬라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모습을 본 소비자들은 이런 반응을 보였다. “저런 차를 타는 것은 정말 자살행위다”, “지금 테슬라 모델을 사는 사람은 베타테스터일 뿐이다”, “테슬라는 어떻게 저런 모델을 판매하는 거지?” 등 테슬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 “저런 문제 있는 차를 사는 소비자들도 문제다”, “이젠 문제 있다는 것을 알고도 사는 것 아니냐?”, “감성에 휘둘려 안전을 등한시하지 말자”, “소비자분들, 제발 정신 차립시다” 등 테슬라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꼬집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아무리 첨단 기술을 탑재해도
안전하지 못하면 의미 없다
테슬라는 각종 첨단 기술과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방법으로 자동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제조사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자동차가 갖춰야 할 근본적인 요소를 제대로 갖추지 않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소비자들은 더 이상 테슬라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안전 문제는 제조사의 문제고, 제조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설계 문제라면 더더욱 그렇다. 생명과도 직결된 안전 문제엔 타협이 없어야 된다. 소비자가 존재해야 제조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빠른 조치를 취해 더 이상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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