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결과 놀랍다” 현대차가 모든 신차 공장을 해외로 옮겨버리면 벌어지는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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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논평”이라는 말을 아는가? 논평은 본디 어떠한 사건이나 말의 내용에 대해 객관적으로 논하며 비평하는 것이다. 그런데 “라면”은 무슨 의미일까? 한마디로 일어나지 않은 사건을 가정한 후 논평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이 일어나면 어떨까? 현대차가 모든 공장을 해외로 이전시킨다면 말이다.

최근 현대차가 해외 공장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일각에선 일자리 창출 등의 문제를 거론하지만, 한편으론 현대차의 해외공장 이전을 바라는 이들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더 많은 모델이 국내에 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차의 해외 공장 인수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공장 가동률은 세계 최고
그런데 실적은 적자
2020년은 유난히 자동차 품질 이슈가 끊이지 않는 해였다. 생명을 담보로 이용하는 제품인 만큼 자동차에서 불량품이 발견되는 건 치명적인 문제다. 올해 품질 이슈는 시동 꺼짐부터 화재, 조립 불량까지 결함은 다양했다. 시동 꺼짐 등 설계의 문제는 자동차 연구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조립 불량, 단차 등은 공장 근로자의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국내 현대차 공장은 공장 가동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2019년에는 공장 가동률 100%를 넘어선 전력이 있다. 심지어 코로나 바이러스로 경기가 침체된 올해에도 양호한 공장 가동률을 보여줬다. 그런데 공장 가동률 대비 효율이 매우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2019년 4분기에 공장 가동률은 106%를 기록했으나 적자 전환을 맞이했던 것이 그 증거가 될 수 있겠다.

반복되는 파업
로봇으로 대체된다면
최근 현대차가 보스턴 다이나믹스라는 로봇 업체 인수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근로자들도 로봇으로 대체해라”, “로봇은 파업을 안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실 현대차가 로봇 업체를 인수한 이유는 미래 모빌리티,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었지, 생산직을 대체하기 위함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그만큼 노조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이 좋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소비자 중 대부분이 노동자이기 때문에 노조를 옹호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노조는 노동자의 권리이기도하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비판을 이어나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만큼 노조의 행보가 좋지 않았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노조로 인해서 애꿎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사진=KBS뉴스)

“노조 복지 비용 때문에
손해 보는 건 소비자다”
기아차는 최근 4주 동안의 부분 파업 끝에 노사 간 합의를 이뤄냈다. 잠정 협의안에는 기본급 동결, 경영 성과금 150%,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영증 극복 격려금 120만 원, 전통시장 상품권 150만 원 등이 포함됐다. 기아차 노조가 핵심적으로 요구한 ‘잔업 30분 복원’은 25분의 잔업을 인정받는 것으로 합의됐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조의 복지에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차량의 가격은 비싸지고 품질은 나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노조 합의 결과가 고스란히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질 것을 짐작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로봇회사 인수를 들어 “4차산업시대가 도래했으니 생산직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생산이 트렌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
그런데 최근 현대차가 해외 공장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일각에선 “빨리 해외 공장으로 생산을 이전시켜라”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요즘은 글로벌 생산이 트렌드다. 일본 토요타 혼다 닛산 등도 미국에 공장이 있고, BMW 역시 SUV 모델을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도 이러한 흐름을 따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팰리세이드를 예로 들어보자. 팰리세이드는 2018년에 출시된 이후로 식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는 모델이자, 출고 대기 기간이 수입차 못지 않다. 주된 이유는 공급 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 물량도 포화상태인데 해외로 수출되는 팰리세이드 역시 대기 기간이 길 수밖에 없다. 해외 공장을 새로 인수해서 공급 물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진=뉴스토마토)

1. 일자리 창출 문제
취업난이 심해질 수도 있다
물론 이번 러시아 회사 인수는 동유럽 시장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만약 해외로 현대차 공장이 모두 이전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단점을 먼저 알아보자. 원래도 취업난이 심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후부터는 취업하기가 더 힘들어졌다.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국내가 아닌 해외에 공장을 차린다고 하면 일자리 창출의 문제에 예민한 국내 소비자들의 심기가 불편할 수 있겠다. 그러나 파업이 반복되고 결함 이슈가 반복되면서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지금처럼 노조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면 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진=뉴스토마토)

2. 지역 사회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만약 해외로 공장이 이전돼서 한국의 공장이 폐쇄된다고 가정해보자. 그렇게 되면 한 지역 사회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한국지엠 군산 공장이 폐쇄되면서 군산 지역 경제가 매우 위축됐던 사례가 있다.

당시 군산 공장에서 일을 하던 노동자 1,956명은 물론이고, 공장 인근의 부품 협력업체도 문을 굳게 잠근 채 가동을 멈췄다. 협력업체에서 일하던 1만 명이 넘는 노동자들 역시 일자리를 잃게 됐다. 현대차 공장도 폐쇄 수순을 밟게 된다면 그 공장이 있는 지역 전체가 무너지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1. 차 가격이
내려갈 수도 있다
이번에는 장점을 알아보자. 기아자동차 생산직 채용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이는 다름 아닌 높은 임금 때문이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공장 근로자들 연봉이 너무 높아서 차 가격으로 메꿔야 한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그만큼 국내 자동차 기업의 연봉이 높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이길래 그런 말이 나오는 걸까? 실제로 기아자동차 생산직의 초임 연봉은 기본급 기준 3,500만~4,000만 원이다. 여기에 연말 성과급 등을 합치면 초임 연봉이 5,000만 원에 이른다. 현대차의 경우에는 평균 연봉이 9,600만 원대이다. 독일 3사의 BMW도 평균 연봉이 7,600만 원이니 국내 자동차 기업의 연봉이 얼마나 높은지 가늠할 수 있다.

2. 품질이 지금과는
달라질 수도 있다
뭇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현대차가 내수차별을 한다”라는 말이 돈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현대차는 품질 좋다고 소문이 났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결함 이슈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어째서일까? 먼저, 앞서 언급했다시피 우리나라 공장 가동률은 100%에 육박한다. 그런데 차를 생산하는 효율은 떨어진다.

실제로 현대차 울산 공장에서는 두 사람이 함께 작업을 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품질 불량과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울산 공장에 일명 ‘두 작업’이 성행하고 있다는 것이 내부 고발을 통해 알려졌다. ‘두 작업’이란 근로자 한 명이 번갈아 가면서 상대방의 몫까지 일하는 동안 나머지 한 명이 휴식을 취하는 형태다. 이 때문에 일부 네티즌은 “차라리 해외에서 만들어서 가져오면 효율도 높아지고 결함이 덜 나오지 않겠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3. 더 많은 차종이
국내에 들어올 수도 있다
독소조항이라는 말을 알고 있는가? 독소조항은 일반적으로 법률이나 공식 문서 등에서 본래 의도하는 바를 교묘하게 제한하는 내용을 말한다. 즉,  법률이 의도하는 목적이 있지만 이론적 혹은 현실적으로 그 의도를 막기 위한 문구가 삽입되어있는 것이다. 이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해당되는 말이다.

해외에서 생산된 현대기아차가 한국에 들어오려면 노조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이러한 독소조항 때문에 해외에서 생산되는 현대기아차가 국내에 들어오기가 상대적으로 매우 힘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계가 허물어진다면 국내에 더 많은 차종이 생길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더욱 넓어지고 더 좋은 품질의 차를 소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니 장점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오늘 얘기한 가정이 현실로 직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당장 내일 일도 확실히 알 수 없는 게 인생인데 어떻게 미래를 함부로 논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알 수 없는 내일의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라는 건 사람과 뗄 수 없는 상품 중 하나다. 지금 차가 없는 독자도 언젠가는 구매하게 될 것이고, 이미 차를 소유한 사람도 언젠가 다시 차를 사게 될 것이다.

결국 기업은 소비자들의 손에 운명이 달려있는 매개체다. 소비자가 움직여야 기업이 숨을 쉴 수 있다. 그러면 소비자인 우리가 제조사의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갖고 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유일한 미래는 다짐뿐”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내일이 바뀌기를 원한다면 원하는 미래에 대한 다짐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러한 이슈들에 관심을 갖고 논하기로 다짐한다면 미래가 조금 바뀌지 않을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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