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예상했던 사태 터졌다” 그렇게 잘 나간다던 현대차가 안 팔려서 공장 가동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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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nstagram)

몹시 추운 겨울밤, 둑에 난 작은 균열을 발견하고 밤새 두 손으로 구멍을 막아 도시를 구한 소년의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다. 이 이야기는 의협심에 대한 교훈을 담고 있지만,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일도 원인만 파악한다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교훈도 함께 전달한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을 움직이는 한 기업에서 작은 균열이 발생했다고 한다. 최근 공장 가동을 중단한 현대자동차 이야기이다. 판매량에 따라 유동적으로 공장을 가동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이번에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고 한다. 과연 무슨 일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현대자동차의 버스 공장 가동 중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에디터

현대자동차의
시장 독점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국산차 시장 점유율 70% 이상, 수입차까지 포함한 국내 전체 자동차 시장 점유율 80% 이상.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을 쥐고 흔드는 현대차의 높은 점유율을 이야기하는 가장 상투적이면서도 직관적인 문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처럼 현대차의 자동차 시장 독점 상황은 지겨울 정도로 많이 들리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런 시장 구조는 다른 시장에선 찾아볼 수 없는 유래 없는 구조이며 명백히 기형적이라는 것 또한 사실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자동차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현대자동차가 쥐고 흔드는 시장이 자동차 시장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동차와 연관된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는 승용차 외에 상용차부터 군용차까지 다양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동차 부품 시장의 점유율도 덩달아 높을 수밖에 없으며, 현재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하청업체의 수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실제로 지난 2015년, 현대자동차가 출시되는 모든 차량에 수입 제조사의 타이어를 사용하기 시작하자 국내 대표 타이어 제조사 3곳이 모두 적자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힘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겠다. 그밖에 우리가 주로 이용하는 대중교통 차량 시장도 꽉 잡고 있으며, 최근에는 완성차를 넘어 중고차 시장에까지 진출하는 등 꾸준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버스를 생산하는
전주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다
그런데, 현대자동차가 꽉 잡고 있는 자동차 시장 중, 최근 삐걱거리는 곳이 있다. 상용차 시장, 그중에서도 버스 시장이다. 버스 판매량이 계속해서 하락하자, 전주 공장의 버스라인 등 일부 생산 시설을 1월 17일까지 정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지난 4일, 오는 10일까지 시설을 가동 중단하겠다고 알린 것보다 연장된 기한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탓에 관광버스, 출퇴근 버스 등 전세 버스의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버스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한다. 여객 자동차 제도 개선에 따라 내구 연한이 1년 연장되어 교체 수요가 줄어든 것도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밖에 수입 버스의 국내 시장 진출이 늘어나는 반면, 수출량은 감소하고 있는 상황도 언급했다.

(사진=경기도청)

실제 버스 시장의
상황은 어떨까?
작년 한 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그야말로 호황이었다. 코로나19로 모든 시장이 얼어붙었음에도 국내 자동차 시장만큼은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평년 대비 5% 정도 증가한 승용차 시장과 달리, 상용차 시장의 상황은 좋지 못했다. 전체 판매량이 전년 대비 1.4% 감소한 것이다.

주된 원인은 버스였다. 상용차 중 트럭 판매량은 전년 대비 7.7% 증가했지만, 상용 버스는 21%나 급감한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관계자의 말이 어느 정도 맞았다. 수입 버스의 국내 점유율이 증가함에 따라 현대차의 점유율이 하락한 것이다.

2014년 7월, 경기도를 중심으로 보급된 2층 버스의 수가 많아짐에 따라 전체 버스 판매량 중 2층 버스가 차지하는 비율도 증가하게 되었다. 하지만 현재 납품되는 2층 버스는 세계적인 상용차 제조사 만트럭 버스이므로 자연스럽게 현대자동차의 버스 점유율에 영향을 주게 되었다. 친환경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도 버스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연기관 버스 대신 연료 효율이 좋은 전기 버스가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019년 판매된 전기 버스의 수는 583대로, 그중 현대차 전기 버스의 판매량은 211대 정도였다. 달리 전기 버스의 경우 2층 버스와 달리 현대차에서 생산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존 자동차 시장에서처럼 시장을 장악하는 모습은 보여주고 있지 못한 것이다. 이런 특수 버스에 대한 판매량 개입과 더불어 전체적인 버스 수요의 감소가 판매량 저하까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소비자들의 불신이
쌓이고 있다
한편,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모두가 불황인데 현대차만 호황인 것도 이상하다” 등 어느 정도 이해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그중 한 가지 의견이 눈에 띄었다. “버스는 시작이고, 곧 대형 트럭, 승용차 등으로 확대될 것이다”라는 댓글이었다.

이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관철한 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 현대자동차는 국내 가장 오래된 자동차 제조사라는 위치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었다. 오랜 기간 구축해놓은 AS 서비스와 국내 기업이라는 이점으로 저렴한 부품을 공급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사진=강릉소방서)

그러나 자동차 기술이 발전하고 탑재되는 첨단 장비가 늘어남에 따라 꾸준히 결함 소식을 전하면서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견제 기업이 박차를 가한다면 충분히 시장 구조가 뒤집힐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효율이 낮은
국내 공장의 상황도
위험 요인 중 하나이다
더불어 버스 공장의 가동 중단이 국내 자동차 시장의 공고한 입지를 위협한다는 전망을 가능케 하는 데엔 해외 대비 효율이 저조한 국내 공장 문제도 있다. 현대자동차의 공장 가동률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2019년엔 가동률 100%를 넘기기도 하였고, 작년에도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준수한 성적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동률 대비 효율이 낮다는 문제가 있다. 해외 공장 가동률 대비 국내 공장의 생산량이 현저히 낮은 것이다. 심지어 2019년 4분기에는 공장 가동률이 106%에 달했음에도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강성 노조 문제와 파업 이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점유율 하락이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쏘나타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쏘나타를 생산하던 아산 공장은 지난 해 12월 23일부터 가동이 중단되었다.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 아산 공장도 지난 6일까지 함께 멈춰 섰다.

이처럼 현대자동차는 국내 판매량에 따라 공장 가동을 정지하는 등, 점유율 등락에 휘청이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줘왔다. 이런 와중에 결함 소식까지 꾸준히 전해지고 있는 실정이라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바람이 새는 곳을
사전에 막아야 할 것이다
수요 없는 공급은 있을 수 없다. 현대차가 판매량이 하락함에 따라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버스의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공장 가동이 중단될 정도이니 말이다. 앞서 언급했던 이유처럼 결함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계속 쌓이고 있으니, 현대차 공화국이라고 불렸던 국내 자동차 시장도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겠다.

어쩌면, 버스 시장을 시작으로 공고했던 현대자동차의 점유율이 하락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지나친 비약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대다수일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비의 날갯짓이 토네이도가 되는 것을 막으려면 바람이 새는 곳을 찾아 미리 틀어막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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