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같은 소리 하네” 현대차가 아무리 출시해도 절대 사면 안 되는 현실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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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배드림)

주변에서 다들 좋다고는 하는데 막상 내 돈 주고 사기는 꺼려진다는 전기차. 일반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행 가능 거리가 내연기관보다 낮으며,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불편함 때문이다.

실제로 여러 기관에서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하기 꺼려 하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대다수는”충전 시간과 인프라 부족 때문에 아직은 전기차를 사기 망설여진다”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그럼에도 제조사들은 앞다투어 신형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는 상황.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신형 전기차들이 쏟아져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구매를 망설일 수밖에 없는 이유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국내 전기차 시장 규모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친환경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시대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테슬라가 전기차를 처음 선보였을 때만 해도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던 양산차 브랜드들까지 순수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어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선구자 역할을 시행한 테슬라는 국내 시장에도 진출하여 지난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모델 3가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을 휩쓴 것이다. 지난해 전기차에 지원되는 보조금을 모델 3가 43% 이상을 싹쓸이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수입차 제조사들은
앞다투어 순수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다
테슬라뿐만 아니라 많은 수입차 제조사들은 앞다투어 순수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수많은 신차를 출시한 아우디는 자사의 첫 순수 전기차 E-트론을 출시하여 초도 물량 완판을 기록했고, 푸조 역시 e-208, e-2008을 출시함과 동시에 완판을 기록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일찌감치 EQC를 출시했지만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했고, 올해 EQA, EQS 등 다양한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우디 코리아는 E-트론 스포트백의 출시를 예고했으며 BMW 역시 IX, IX3 같은 순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독일 3사로 불리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전기차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현대기아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금방 대중화가 될 것
국산차 시장의 터줏대감인 현대기아차가 가만있을 리 없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 12종을 출시하여 글로벌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할 것을 목표치로 제시했다. 당장 올해엔 테슬라 모델 3를 견제할 아이오닉 5가 출시된다.

기아는 다양한 EV 라인업 출시를 예고해 주목받았다. 최근 총 29건의 전기차 관련 신규 특허 출원을 신청했으며, 상표등록을 마쳐 기대감을 더했다. 특히 고성능 크로스오버 전기차로 출시될 CV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크다. 현대기아차가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양산하기 시작하면 국내 시장에 전기차가 대중화 바람이 불 것이다.

(사진=뉴시스)

부족한 전기차 충전소에
큰 불편을 겪는 차주들
그러나 이미 전기차를 타고 있는 많은 차주들은 충전소 부족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었다. 서울에 사는 한 전기차 소유주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자주 불편을 겪고 있다. 주차장 내에 마련된 전기차 충전기는 3개에 불과하지만, 최근 아파트 내에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충전에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A씨는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나 아파트에도 전기차를 구매하는 차주들이 늘어났다”라며 “완속 충전에 2~3시간 정도가 걸리다 보니 매일 충전에 대한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전기차 차주들 역시 대부분 충전 인프라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 전기차 100대당
충전기 수는 50.1기로
현저히 부족한 상황
대한민국에서 전기차를 타는 차주들은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다. 판매된 전기차 대비 충전소가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기준 국내 전기차 100대당 충전기 수는 50.1기에 불과했다. 정부는 꾸준히 전기차 인프라 확대 관련 정책을 펼치긴 했지만 2017년 이후엔 관련 예산이 줄었고, 충전 공간 확보도 어려워지면서 확충이 지연되고 있다.

1대당 충전기 하나조차 이용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보니 도심이 아닌 외곽지역으로 나가게 되면 충전 스트레스는 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 특히 장거리 운행이 많은 차주라면 매번 주행 가능 거리를 유심히 살피며 어느 구간에서 충전을 진행할지를 생각해야 하므로 이것 역시 스트레스다.

100대당 185기인 미국
318기인 영국, 230기인 독일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
대한민국의 전기차 대수당 충전기 보급률은 해외 국가들과 비교해봐도 낮은 수치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은 전기차 100대당 충전기 185기를 확보했으며, 전기차 보급에 앞장선 영국은 무려 318기, 독일은 230기에 달한다. 이 정도면 1인당 고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충전기가 하나 이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전기차를 편하게 이용하려면 적어도 전기차 1대당 충전기 하나 정도는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의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그러나 절반 수준에 불과한 현실이 언제쯤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꾸준히 충전소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등록대수는 4.3배 증가
충전기 증가수는 3.6배에 그쳐
전기차 등록 대수 대비 충전기가 늘어난 현황을 살펴보면 더욱 참담하다. 2017년 대비 2020년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4.3배가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충전기 증가수는 고작 3.6배에 그쳤다. 그러니 점점 더 많은 차주들이 충전 인프라 관련 문제로 불만을 호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올해부터 수많은 제조사들이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임을 감안한다면 전기차 등록대수는 훨씬 올라갈 것이며, 충전기 증가수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더욱 심각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이미 충전 인프라 부족에 따른 운전자 간 갈등은 매년 늘고 있음과 동시에 관련 민원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충전소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대차와 환경부 주관으로
초급속 충전기 190개가 설치된다
이에 정부는 올해 초급속 충전기 190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초급속 충전기란 시간당 최대 350kW의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기다. 일반적으론 공공시설에 있는 급속 충전기의 출력이 50kW, 공동주택 충전기가 100kW, 상업시설 급속충전기가 200kW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350kW 초급속 충전기의 보급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급속 충전기로는 2시간 정도가 걸리던 충전시간 역시 초급속 충전기를 이용할 시 20분 정도로 단축시킬 수 있어 충전으로 불만을 호소하던 차주들의 불만이 어느 정도는 해소될 전망이다. 이번 계획은 현대차가 120기, 환경부가 70기를 설치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사진=제주시)

고속도로 휴게소,
도심 내 주요 거점 30곳
정도에 불과해 갈증은 여전할 것
그러나, 초급속 충전기가 갈증을 제대로 해소해 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우선 개체 수가 고작 전국 190개에 불과하며, 고속도로 휴게소, 도심 내 주요 거점 30곳에 설치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이용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초급속 충전기를 구축한다”라며 “민간 업체와 조율하여 접근성이 뛰어난 곳에 설치할 예정”임을 밝혔다.

그러나 이런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190개면 1개 시에 한 대꼴도 안되는데 이거로 전기차 시대가 열린다니 말도 안 된다”, “급속이던 완속이던 상관없으니 충전소 좀 늘려달라”, “전기차 보급에만 신경 쓰지 말고 인프라 구축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거 아닌가”, “차는 팔아놓고 불편은 소비자가 감수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라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었다.

초급속 충전은 배터리 수명을
단축시키는 단점도 존재한다
초급속 충전기는 20여 분 만에 충전을 끝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배터리 수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에너지융합연구단 연구진에 따르면 전기차용 리튬이온전지에 쓰이는 3원계 양극소재 구조가 충전과 방전 속도에 따라 변형됐다가 불안정하게 회복되는 정도가 달라지면서 성능이 떨어지는 열화 현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리튬이온전지는 충전 과정에서 내부의 전해질을 통해 양극에서 음극으로 리튬 이온이 이동하는 구조다. 충전 속도를 급속으로 하게 될 시, 리튬 이온이 전달되는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못해 전지 용량과 수명이 급격하게 짧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급속 충전을 반복할 경우엔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사진=KBS)

“신차 출시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인프라 확충을 요구하는 소비자들
많은 소비자들의 바람처럼 전기차 신차 출시보다 더 급한 것은 충전 시설 확충이다. 다양한 신차들이 출시되어 선택지가 늘어나는 점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지만, 막상 차를 구매했는데 이용하기가 너무 불편하다면 결국 후회하게 되는 일이 발생할 것이다.

전기차 동호회 분위기를 살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많은 네티즌들은 “당장 정부가 나서서 충전소 확대 사업을 실시해도 부족한 판이다”, “인프라 개선은 언제 이뤄지냐”, “차만 팔면 끝이 아니다”, “신형 전기차를 내놓기 전에 차를 탈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야 하는 게 우선이다”라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최근 화재, 급발진 등
안전 관련 논란도 꾸준하다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최근 코나 일렉트릭에서 발생한 연쇄 화재사건, 용산 테슬라 급발진 논란 등 안전과 관련된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코나 일렉트릭은 국토부가 나서서 국과수, 제조사와 협력하여 원인 규명에 나섰지만, 조사에 나선 지 1년이 지나도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국토부는 LG화학이 제조한 배터리 셀 분리막 결함을 주장했지만, LG 화학 측은 이에 즉각 반발하여 현재로썬 차주들의 불안감만 커진 상태다. 현대차는 이에 리콜을 실시했지만 리콜을 받은 차량들에서도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여 논란이다. 최근 용산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 X 급발진 사고 역시 화재에 취약한 전기차의 약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전기차 충전료 인상으로 인한
경제성도 고려해 봐야
전기차 충전료 인상에 대한 경제성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려해 보아야 한다. 지난해 7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한국전력이 운영하던 ‘전기차 충전요금 특례 할인’ 혜택이 축소됐다. 이에 따라 기본요금 할인율은 100%에서 50%로, 사용량 요금은 50%에서 30%로 줄어들었다.

환경부는 특례 할인 폐지와 동시에 공용 급속충전기의 충전 요금을 1kWh 당 173.8원에서 255.7원으로 47% 인상했다. 완속 충전기 역시 마찬가지다. 공공기관이 설치한 완속 충전기는 모두 255.7원으로 충전 요금이 인상됐다.

그래도 여전히 전기차 연료비는 내연기관 대비 저렴하지만, 대중화가 이뤄진 이후 충전 요금이 더 오르게 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 업계에서 역시 전기차 충전요금은 날이 갈수록 인상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만큼 전기차의 경제성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도 있다. 보조금을 적용하더라도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비싼 초기 구매가격 역시 소비자들의 발목을 잡는다.

(사진=한국경제)

아직 안정화되지 못한
전기차 관련 기술
과도기라고 볼 수밖에 없는 현실
전기차 시장은 이제 막 본격적인 보급이 진행되는 시작 단계다. 내연기관을 오랫동안 만들던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제야 첫 전기차를 선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관련 기술은 아직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지 못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내연기관 대비 부족한 주행 가능 거리, 검증되지 않은 기술, 비싼 초기 구매 비용 등을 고려한다면 아직은 소비자들이 과감하게 전기차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국내에선 많은 소비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진통은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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