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보배드림)

“이제는 나름 탈만해”라는 주변 지인의 말에 전기차를 구매한 30대 소비자 A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전기차 전용 충전 구역이 존재하는 아파트에 사는 A씨는 퇴근 후 충전을 위해 충전 구역을 찾았으나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차량에 적힌 연락처로 정중하게 이동을 요청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네가 무슨 상관인데”였다. 이후에도 해당 차량은 상습적으로 전기차 충전 구역에 불법주차를 하여 입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했다.

A씨의 사연 외에도 전기차를 타면서 생각지 못한 불편함을 겪는 차주들이 다수 존재했다. 그들은 입을 모아 “당연한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라며 “한국에서 전기차를 스트레스 없이 타기는 아직 어려운 게 현실”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전기차 차주들이 겪는 현실적인 스트레스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매년 전기차 판매량은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는 중
바야흐로 대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은 서로 앞다투어 순수 전기차를 개발하여 선보이고 있고,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 역할을 수행한 테슬라는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며 토요타 시가총액을 뛰어넘기도 했다.

국내 전기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주로 관공서 위주로 보급되던 2016년 연간 고작 5,872대 판매에 그쳤지만,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 EV 등 제대로 된 승용 전기차가 출시되고 난 뒤엔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해 테슬라 모델 3가 출시되어 1만 대 이상 판매되는 등의 흥행을 기록해 국내 전기차 시장은 역대급 호황을 맞이했다.

현대기아 전기차 신차가
출시되면 금방 대중화가 이뤄질 것
올해 전기차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국산차 시장 점유율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여러 전기차를 선보일 것이기 때문에 대중화 역시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현대차가 곧 출시할 아이오닉 5는 테슬라 모델 3를 겨냥한 모델로 많은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기아 역시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발표하며 순수 전기차 등장을 예고했다. 장기적인 전략으로 수많은 순수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인데, 올해 하반기엔 아이오닉 5와 같은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한 크로스오버 CV를 공개할 예정이다. 개정된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받을 수 있는 6천만 원 대 이하로 출시된다면 두 전기차 모두 훌륭한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역시 엄청나다
국내 전기차 시장 규모가 더 빠른 속도로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관심 역시 대단하기 때문이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테슬라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여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었지만, 비싼 가격에 일반적인 대중들에겐 접근성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제는 합리적인 가격대로 구매할 수 있는 전기차들이 쏟아질 예정이다. 또한 점점 내연기관이 사라지고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도록 법까지 바뀌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다음 차는 전기차를 한 번 사봐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진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충전소 부족은
오래전부터 지적되어 온
흔한 문제다
전기차 관련 문제점들을 지적할 때 절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소재는 충전소 이야기다. 계속해서 빠르게 증가하는 전기차 대수를 충전기 수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전기차 차주들은 충전 시설이 불편한 점을 전기차의 최대 단점으로 손꼽기도 한다.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 역시 “아직 충전소가 많지 않아 불편하겠더라”, “매일 안정적으로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구비되어 있지 않으면 별로다”라고 이야기할 정도이니 말 다 했다. 실제로 2017년 대비 국내 전기차 증가율은 4.3배이지만 같은 기간 충전소 증가율은 3.6배에 그쳤다. 현재 전기차 100대당 충전기는 50.1기 수준이다.

(사진=전자신문)

“거 잠깐 주차 좀 합시다”
전기차 충전 구역에
불법주차를 일삼는 내연기관 차주들
안 그래도 충전시설이 부족한데 전기차를 타다 보면 현실에서 마주치는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 전기차 충전을 위해 마련해 놓은 주차 자리에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들이 불법주차를 해놓는 것이다. 2018년 9월부터 시행된 전기차 충전 방해금지법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많은 주차장에선 전기차 충전 구역에 불법주차해놓은 자동차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충전이 꼭 필요하여 충전소를 찾았으나, 다른 내연기관 자동차가 불법 주차를 해놓아 전기차는 충전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전기차 차주들은 다양한 의견을 보였는데 “충전 구역에 주차해 놓은 일반 차의 벌금이 고작 10만 원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불법주차가 만연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가끔은 “차를 빼달라”는 요청에 시비가 붙기도 한다.

(사진=한국전기자동차협회)

전기차 차주들 사이에서도
논란이라는 충전소 에티켓 문제
전기차 차주들 사이에선 충전소 에티켓 논란도 불거지곤 한다. 전기차는 계속해서 늘어나지만 차주들의 에티켓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충전이 끝났음에도 계속해서 자리에 머무르는 경우가 첫 번째다.

일부 전기차 차주들은 밤새 충전소에 차를 세워놓거나 다른 곳에 놀러 가면서 해당 자리를 점유하여 다른 차가 충전하지 못하도록 막는 경우도 존재했다. 또한 충전소에서 마시던 음료수 캔이나 컵, 각종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차주들도 많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로 배려해야 하는 상황들이 많지만 일부 차주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행동을 일삼은 것이다.

(사진=보배드림)

충전 장치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도전 행위도 늘고 있어
전기차가 늘어남에 따라 충전 장치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도전 행위도 늘고 있어 문제다. 특히 순수 전기차뿐만 아니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타는 일부 차주들은 인증을 받지 않은 충전기를 이용해 아파트나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무단으로 충전 시설을 이용하는 경우가 연이어 적발되고 있다.

보통 이런 도전행위가 발생하면 해당 차주는 “몰랐다”라며 모르쇠로 일관하는 경우가 보통이며, 현행법상 도전행위에 대한 별도의 처벌 규정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현장이 적발되더라도 절도로 입건되는 경우가 드물다. 대부분 경고성으로 끝나기 때문에 빠른 관련 법 제정이 시급해 보인다.

(사진=뉴시스)

전기차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이다
전기차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선 차량 보급뿐만 아니라 차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반적으로는 인프라를 먼저 구축해 놓고 민간 보급을 늘리는 것이 정답이지만 대한민국의 전기차 관련 정책을 살펴보면 우선은 보급을 늘려놓고 이에 맞게 인프라를 구축하는 형식으로 전기차 보급이 진행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전기차 차주들의 불만이 심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 한 전기차 차주는 “매일 고정으로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존재한다면 전기차도 내연기관 못지않게 편하게 탈 수 있다”라며 “역으로 생각해 보면 충전소 부족은 전기차 차주들에게 가장 큰 불편을 초래하는 치명적인 부분”이라는 말을 남겼다.

모두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에티켓은 꼭 지켜야
인프라 구축과 함께 전기차를 타는 차주들, 내연기관 자동차를 타는 차주들 모두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에티켓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전기차 전용 충전 구역에 무단으로 주차하는 차주들, 공용 전기를 몰래 끌어다 쓰는 얌체 차주들, 전기차 충전소에 쓰레기를 투척하는 차주들 모두는 기본적인 에티켓을 지키지 않아 남들의 눈을 찌푸리게 만드는 경우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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