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경쟁 
과학과 기술의 경쟁으로

자동차는 이제 단순히 기계적인 이동 수단이 아니다. 자동차 경쟁은 과학과 기술의 경쟁으로 돌아선지 오래다. 전 세계적으로 모터쇼의 규모가 축소되고, 국제 전자제품박람회인 ‘CES’에 자동차 제조사들이 적극적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튼튼한 차체, 성능 좋은 엔진을 넘어 자동차에게도 혁신적인 기술이 요구된다. 마치 스마트폰처럼 말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앞다퉈 자율 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안전 관련 편의장비는 거의 모델이 부분변경될 때마다 새롭게 추가되는 정도다.

“어제의 홈런이 
오늘의 게임을 이길 수 없다”
자동차도 그럴까?

전설의 야구 선수 베이브 루스의 말이다. 그는 “어제의 홈런이 오늘의 게임을 이길 수 없다(Yesterday’s home runs don’t win today’s games)”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IT 업계에도 비슷한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새로운 것을 이길 수 없다”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자동차는 어떨까? 자동차 역시 아무리 좋은 차라도 새로운 차를 이길 수 없는 것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탐사플러스는 구형 자동차와 신형 자동차 선호 의견과 목소리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자동차는 신형이지”
vs
“신형이 따라올 수 없는 무언가가 있어”

자동차를 보는 시선은 크게 두 가지다. 신형을 선호하는 시선과 구형을 선호하는 시선으로 나뉜다. 이들은 각자의 의견에 다양한 목소리를 내곤 한다. 모두 타당하고, 이해할만한 목소리들이다.

신형을 선호하는 사람과 구형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시선과 목소리, 대표적인 것들을 모아봤다.

1. “너네는 이런 거 없잖아” 
새로운 기술의 도입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새로운 차량들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기술들을 선보인다. 요즘 가장 핫하고 혁신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자동차 관련 기술은 자율 주행 관련 기술이 아닐까 한다. 아직까진 반자율 주행 수준에 머물러있지만, 자동차 제조사들은 앞다퉈 완전 자율 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시연 중이다.

새로운 차량이 나오거나, 부분변경 모델이 나올 때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부터 시작하여 자동차나 장애물, 사람 등을 인지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기능, 차량 스스로 차선을 바꿔주는 기능, 스마트키로 차량을 조종할 수 있는 기능, 노면 상태를 읽어 서스펜션 감도를 조절하는 기능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한다. 어떤 것은 비교적 오래전부터, 어떤 것은 최근부터 도입되고 있는 안전 편의사양들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티어링 휠 자동 조향 시스템, 교통 표지판 인식 기능 등 오늘날 “최첨단 기술”이라 불리는 기술들이 오래된 구형 자동차에게 있을 리 만무하다. 있더라도 신형만큼 똑똑하지 못하다.

신형 자동차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오늘날 거의 필수적인 장비가 되어버린 안전 편의 장비가 구형 자동차에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신형 자동차를 더욱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2. “내 차가 더 빠르고, 
친환경적이고, 더 안전하지” 

다운사이징 + 더 강한 성능 
+새로운 차체와 안전 기술

‘다운사이징’, ‘경량화’, ‘최첨단’… 요즘 신차가 발표될 때 함께 붙는 수식어들이다. 모든 제조사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다운사이징과 경량화를 경쟁하듯 이뤄내고 있다. 엔진 배기량을 줄여 연료 효율을 높이고, 동시에 출력 성능 등에서 손해를 보지 않고 오히려 더욱 좋게 하는 것이 이들 사이에선 나름의 기술 과시로도 통한다.

새로운 차가 나올 땐 새로운 차체를 강조하기도 한다. 국산 메이커들에게선 찾아보기 힘들지만, 메르세데스-벤츠, BMW, 토요타,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새로운 차가 나올 때 새로 개발된 차체를 통해 얼마나 무게를 덜어냈고, 얼마나 강성이 확보되어 안전해졌는지도 강조한다. “더 안전하지만, 더 가벼워야 한다”라는 것이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자동차의 심장인 엔진에도 전 세계적으로 추세가 변화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발 빠르게 다운사이징을 통해 연료 효율을 높이고, 동시에 엔진의 성능은 더욱 좋도록 끌어올리고 있다. 심지어는 내연기관 엔진을 아예 없애겠다고 선포한 제조사들도 있다. 내연기관 엔진의 전기화를 위해서다.

새로운 엔진으로 더 경제적이면서 더 빠르고, 새로운 차체로 더 가벼우면서 더 안전해야 한다는 것은 비단 슈퍼카나 스포츠카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절대 아니다. 이미 대중적인 세단, SUV 등에도 이러한 조건이 붙은지 오래다.

3. “내 차가 더 보기 좋고, 
관리도 편해”

새로운 디자인 
+ 원활한 부품 수급

디자인에는 그 시대의 유행과 감성이 담기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것이 옳고 그르다고 판단할 수 없다. 다만, 이 얘기는 즉 오늘날의 유행과 감성을 구형 자동차보다 신형 자동차가 더욱 잘 담아냈다는 이야기가 된다. 구형 자동차의 외관과 실내 디자인이 좋을 수도 있지만, 오늘날의 키워드인 ‘최첨단’, ‘미래지향적’이라는 키워드와는 비교적 거리가 멀다.

또한, 차량이 오래될수록 고장률도 많아지고, 부품의 수급도 점차 줄어들게 된다. 부품의 수급이 줄어들면 부품의 가격도 높아진다. 엔진이 노후화되면 연료 소모도 많아진다. 즉, 유지비가 점차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1. “너네한텐 감성이 없잖아” 
오래된 것이 주는 감성

클래식 카를 수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희귀하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오래된 것이 주는, 특히 오래된 ‘자동차’의 감성은 남다르다. 자동차에는 그 시대의 풍경과 추억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마치 음악처럼 말이다.

오래된 차를 타는 사람들은 언제나 감성을 강조한다. 오래되고 희귀한 클래식 카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평범하고 오래된 세단이나 SUV에도 운전자만의 추억과 감정이 녹아들어 있다. 그들은 지나치게 기계적이고 전자화된 오늘날의 자동차에겐 감성이 없다고 말한다.

2. “그건 차가 아니고 컴퓨터야” 
지나친 전자화, 운전자와 줄어든 교감

앞서 계속 언급했듯 오늘날 자동차에겐 전자적·과학적 기술이 눈 불어나듯 적용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적 개입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다. ‘안전을 위한 전자 장비’와 ‘운전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전자장비’는 다르다. 스티어링 휠 조향과 스로틀, 브레이크까지 차량 스스로 조절하니 자동차 마니아들 입장에선 운전자가 차량과 교감하는 기회가 줄어들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한때 포르쉐 마니아들은 기계식 스티어링 휠이 전자식 스티어링 휠로 바뀌었다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고, 페라리 마니아들은 브랜드의 상징이기도 했던 자연흡기 엔진을 버리고 터보 엔진을 탑재하기 시작해 아쉬움을 표했다. 오늘날에는 ‘순수한 드라이빙’에 전자적 장치가 개입하지 않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전자적 개입이 적고, 운전자와의 교감이 남아있는 차는 쉐보레 카마로 정도가 아닌가 싶다.

3. “내 차는 마지막 자연흡기 엔진이지” 
자동차 엔진 친환경화 
고배기량과 자연흡기 엔진 
사라지는 추세

자동차는 전자화, 엔진은 터보화, 더 나아가 전기화되고 있다. 구형 BMW M3는 4.0리터 V8 자연흡기 엔진을 품고 있었다. 신형 M3로 넘어오면서 3.0리터 6기통 트윈터보 엔진으로 교체됐다. 슈퍼카의 대가 페라리도 자연흡기 엔진을 포기하고 터보 엔진을 넣고 있다. 람보르기니도 마찬가지다.

평범한 차량들에게 해당되지 않는다면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들도 예외가 아니다. 그들에게서도 자연흡기 엔진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대부분 터보화, 전기화 되어가고 있다. 배기량도 낮아지고 있어 요즘 대중적인 차량들에서도 2,500cc를 넘어가는 차를 보기 힘들다.

오늘은 구형 자동차와 신형 자동차에 대한 두 가지 시선과 더불어 다양한 목소리도 함께 소개해드렸다.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동차를 바라보는 시선도, 자동차를 고르는 기준도 모두 다양하다.

구형 자동차를 사랑하는 사람도, 신형 자동차를 사랑하는 사람도 있다. 구형 자동차는 사라져가기 때문에 아쉬운 것, 신형 자동차는 새로 등장한 것이기 때문에 신선한 것이 아닐까 한다. 구형과 신형, 독자분들의 판단과 생각도 궁금하다. 오토포스트 탐사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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