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의 막을 연 브랜드로 불리는 기업이 있다. 대다수의 독자가 이에 대한 답을 쉽게 내놓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테슬라다. 전기차 시장에서 유독 독보적인 행보를 보였던 테슬라지만, 요즘엔 테슬라뿐만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에서 전기차 모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출시되자마자 올해 목표 판매량을 훌쩍 웃도는 사전계약 기록을 세우고 있다. 그런데, 그 와중에 테슬라는 판매량 저조 현상을 겪는다는 소식이 들려 화제다. 주가 상황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하는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테슬라에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정지현 에디터
자동차 시장에서의
혁신을 일으킨 장본인
테슬라는 기존에 있던 전기자동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부순, 일명 ‘혁신적 기업’으로 불린다. 디자인, 주행거리 등을 대폭 향상시킨 고성능 전기자동차 모델들을 출시하면서 자동차 시장의 역사를 뒤흔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테슬라에 대한 인기는 상당하다.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는 2019년 11월에 국내 출시된 이후 지난해까지 총 1만 2,000여 대가 판매됐다. 이는 오프라인 영업점 없이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직접 주문해야 하고, 이렇다 할 마케팅도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돌풍으로 볼 수 있다.
성능과 디자인 역대급
그런데 결함도 역대급?
그런데 창창할 줄만 알았던 테슬라의 앞길에 품질 문제라는 먹구름이 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테슬라 차량의 품질이 떨어져 테슬라 왕국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테슬라는 지난해 처음으로 세계 최고 권위의 품질 조사 ‘J.D.파워 신차품질조사’의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테슬라는 조사 대상 32개 업체 중 최하위인 32위를 기록하며 고배를 마셨다. 신차품질조사에서 접수된 불만은 대개 도장, 차체 패널 단차, 소음과 관련된 것이지만, 주행 성능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더불어 몇몇 사고 사례를 보면 안전과 관련된 품질 문제도 심각하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국내에선, 모델X 차주가 구조되지 못하고 차 안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의 충격으로 차량에 전원 공급이 끊겨, 전자 키와 접촉해야 돌출되는 도어 핸들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위 자리는 반납
올해 판매량은 처참
계속되는 품질 문제와 더불어 소비자의 귀를 사로잡는 소식이 또 있었다. 바로 판매량 저조 현상 문제다. 현재 테슬라는 도입 물량 부족으로 저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발생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공장 가동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어 3월 판매도 위태롭다는 전망이다.
국내 판매량은 어떨까? 1월에는 단 한 대가 판매됐고, 2월 판매량은 고작 14대에 불과하다. 테슬라의 인기가 주춤하는 흐름은 해외 시장에서도 포착됐는데, 실제로 지난해 유럽 전기차 시장 1위 자리를 폭스바겐에 내주기도 했다. 개별 모델로 봐도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르노의 조에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80% 수준이었던 테슬라의 점유율이 올해 초 70% 아래로 떨어졌다.
판매량 저조 현상의 이유?
1. 1, 2월은 원래 비수기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판매량이 저조할까? 그 첫 번째 이유는 시기에 있다. 일반적으로 테슬라는 3, 6, 9월 등 분기 단위로 인도 물량을 한꺼번에 들여온다. 따라서 일정 기간의 테슬라 판매량은 다른 달과 비교해 급격히 뛰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3, 6, 9월 테슬라 판매량은 각각 2,499대, 2,827대, 2,056대로, 지난 한 해 판매량 1만 1,826대 가운데 62%를 차지한다.
이는 다시 말해, 3개월 동안 테슬라 절반 이상의 물량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중에서도 1월은 전월 물량이 이월돼 차량 인도가 진행되는 시기인 데다 보조금 정책마저 시행되지 않는 비수기다. 그러나 이 점을 감안해도 판매량 감소 폭이 상당하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작년에는 1월에 122대, 2월에 1402대가 팔렸다. 올해 판매량과 매우 대조되는 실적이다.
2. 경쟁 모델의 등장
테슬라도 별수 없다?
게다가 한국에선 현대차 아이오닉 5가 출시됐다. 본 모델은 주행 가능 거리가 짧아 골머리를 앓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여러 첨단 사양과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3만 5,000대라는 놀라운 사전계약 기록을 선보였다. 테슬라를 충분히 견제할 만한 성적을 거둔 아이오닉 5 덕분에, 일각에선 “테슬라가 한국에서 지금 당장 판매량을 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라는 반응을 보인다.
해외에서도 사실상 테슬라를 대체할 수 있을 만한 많은 전기차가 출시되는 중이다. 앞서 살펴봤듯이 폭스바겐은 이미 테슬라를 뛰어넘는 점유율을 보여줬다. 이에 뭇 소비자는 “그동안은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 독보적인 브랜드였지만, 경쟁 모델이 많아진 만큼 우월한 판매량과 점유율을 선보이기 힘들어진 듯하다”라는 분석을 더하는 상황이다.
주식도 급락과 반등을
무한 반복 중이다
일론 머스크의 돌발 행동으로 인한 주식 급락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그동안 테슬라 흥행의 주요 동력 중 하나는 일론 머스크 CEO의 일명 ‘맨파워’였다. 머스크는 원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투자자와 소비자를 매혹시켰지만, 돌발적인 행동으로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실제로 머스크가 대마초를 피운 모습이 공개되면서 주가가 9% 하락한 바 있다. 더불어 지난해에는 머스크가 “개인적으로 테슬라 주가가 너무 높다고 생각한다”라는 트윗을 날리자 주가가 10% 폭락해 시총 140억 달러가 증발되기도 했다.
일명 ‘거품 논란’까지
등장한 테슬라의 현주소
이렇듯 테슬라 주가는 반등과 급락을 거듭하며 이번에는 자동차 역사가 아닌, 투자자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중이다. 실제로 지난 1월 26일, 883달러까지 치솟았던 테슬라 주가는 3월 8일경 563달러로 하락했다. 이에 ‘테슬라 거품’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라 화제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1월 말과 비교하면 불과 5주 새 주가가 30% 넘게 급락한 것으로, 이 기간 테슬라 시가총액은 한화로 약 285조 원 넘게 증발했다. 하지만 주가는 지난 9일, 다시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이는 미국 국채 수익률의 하락, 중국에서의 판매량 실적 등의 요인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사가 동일 시장에 뛰어드니, 뭇 네티즌이 우려했던 대로 테슬라는 세찬 바람에 흔들리는 중이다. 실제로 테슬라를 뛰어넘고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한 폭스바겐은 전문가 사이에서 테슬라를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 중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아이오닉 5가 출시됐고, 뒤이어 기아 EV6 등 차세대 전기차들이 출시될 전망이다.
테슬라의 현재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견은 어떨까? 일각에선 “테슬라가 선두 주자인 것은 맞지만, 경쟁자가 늘어나는 만큼 슬슬 긴장해야 할 듯하다”라는 의견을 내세웠다. 더불어, 몇몇 소비자는 “단차만 보면 거의 가내 수공업 수준이다. 분발해야 할 듯”이라며 ‘전기차’가 아닌 ‘자동차’를 만드는 노하우를 키워야 한다는 조언을 더하기도 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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