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건 아무도 말 안 하지?” 미국에서 불난다고 38만 대 리콜 사태 시작됐다는 국산차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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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 평상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어르신들을 보면, 자신들의 자식이 얼마나 성공했는지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는 것 같다.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세상 둘도 없는 위인과 영웅의 부모님들이 모두 한 동네에 모여 살고 있는 것만 같아 “사인이라도 받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야기의 대부분이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취합해서 만들어진 허풍이라는 것을 알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야기를 듣고도 그냥 길을 지나치곤 한다.

글로벌 시장 성과에 대한 칭찬이 줄을 있는 현대차에 대한 국내 네티즌들의 시선이 이와 비슷하다. 국내 시장과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의 차량 결함 소식은 전혀 전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내수 차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현대차가 북미 시장에서 대규모 리콜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세간이 시끄럽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미국 시장의 스포티지, K7 대규모 리콜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에디터

글로벌 기업 현대차의
승전고, 그런데 결함 소식은
찾아볼 수 없다?
“제네시스, 올 들어 북미 판매량 77% 급증”, “기아차, 세계 올해의 차 석권”, “올해 중국에서만 81만 7천 대가 팔렸다” 등등… 이는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활약을 전하는 기사들의 헤드라인이다. 국내 언론을 통해 매일같이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이루고 있는 성과 이야기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70%에 달하는 명실상부 국내 1위 기업인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5위에 기록될 정도로 거대하게 성장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결함 소식이 줄을 잇고 있는 것과 달리, 해외 소식은 성과에 대한 이야기만 전해지고 있는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국내 꾸준한 결함 소식에
소비자들은 내수 차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내수 차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차량과 북미 시장 판매용 차량의 부품과 품질이 상이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해당 주장에 대해 “국가별 시장 전략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 내수 차별은 아니다”라고 전하며 전면으로 대응했다.

더불어, 세간에 일고 있는 논란을 일축하기 위해 내수용 쏘나타와 해외 수출용 쏘나타를 정면충돌시키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미 시장용 차량에선 발생하지 않는 문제가 국내 차량에서만 발생한다거나 동일 결함에 대해 북미에서만 리콜을 진행하는 등의 정황이 포착되면서, 소비자들의 의혹은 점차 커져만 갔다.

스포티지, 카덴자 등
총 38만 대 차량을 대상으로
대규모 리콜 조치가 시행된다
그러던 와중, 최근 미국에서 기아 차량 두 종이 대규모 리콜 조치를 시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부품 결함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발견되어, 스포티지와 카덴자 (K7) 차량 총 38만 대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리콜 조치를 시행한다는 발표였다.

덧붙여 기아의 미국 판매 법인 KMA는, 차량의 화재 발생 위험이 있으니, 리콜 조치를 받기 전까진 차량의 건물 내 주차를 삼가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대규모 리콜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차종을 보유한 차주들은 동일 문제에 대한 국내 발표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불안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기아는 해당 문제로 인한
피해 사례가 없다고 전했다
이번 리콜은 미국 교통안전국 NHTSA가 2019년, 현대기아차 미국 차주들로부터 3,100건 이상의 화재 및 103건의 부상 등과 관련된 신고를 접수하여 엔진 화재 문제를 조사한 데에서 시작됐다. 이에 기아 미국 판매 법인 KMA에서 화재 결함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KMA는 해당 결함 가능성을 토대로 KMA는 안전 리콜 소식을 전하는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대상 차량은 2017년형부터 2021년형까지의 스포티지 차량과 2017년형부터 2019년형 사이의 카덴자(K7) 차량이다. 더불어 KMA는, 미국 교통안전국의 조사 배경과 달리, “해당 문제로 인한 화재, 부상 등의 보고 사례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전자제어 유압장치 결함,
국내 차량도 같은 부품을
사용하는 것 아닌가?
문제가 된 부품은 전자제어 유압장치, HECU였다. HECU는 잠김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인 ABS, 차체 안정화 장치 ESC를 포함하는 유압 전자 제어 컨트롤 장치이다. 해당 장치의 전기 회로 단락 현상으로 인한 합선으로 엔진 실에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포착된다는 것이 KMA의 발표이다.
한편, 리콜 대상 차량이 국내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차량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동일 차종을 이용하고 있던 차주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리콜 대상 차량과 동일한 부품이 사용된 것인지, 그렇다면 왜 국내에선 리콜 조치를 진행하지 않는지에 대한 불안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내수 차별이냐, 자국민 무시냐?”
불만을 표출하는 네티즌들
네티즌들은 “또 국내 차량과 사용 부품이 달라 리콜 대상이 아니라고 발표하겠지”, “내수 차량은 또 무시하겠네”, “자국민은 언제나 호구이다” 등, 국내에서 적합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더불어 “이번에도 내수 차별이냐”, “이젠 놀랍지도 않다”, “미국은 벌써 리콜 발표까지 이뤄졌는데 국내는 왜 잠잠하냐” 등, 내수 차별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관련 부처에 대한 비판도 찾아볼 수 있었다. “미국 교통안전국은 차주들의 결함 제보에 발 벗고 조치를 취해주는데, 국토부는 뭐 하는 거냐?”,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이 이뤄지고 있다면, 과연 이렇게 대응할 수 있었을까?” 등, 관련 기관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네티즌들도 적지 않았다.

국내 리콜 계획을 전하며
논란을 일축했다
그런데, 내수 차별을 주장하며 불안을 표하던 사람들의 마음을 달랠 소식이 최근 전해졌다. 화재 발생 가능성이 발견된 스포티지, K7 차량에 대한 국내 리콜이 진행될 것이라는 소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기아는, 엔진룸 화재 가능성이 포착된 차량을 대상으로 국내 리콜 시행을 준비 중에 있다고 한다.

현재 동일 차종에 대한 국내 리콜 계획을 국토부에 신고한 상태이며, 추후 절차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리콜이 진행될 전망이다. 최근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차들이 많은 만큼, 세간에 일고 있는 내수 차별 논란을 일축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성공적인 리콜을 통해
품질 경영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길 바란다
과거 정의선 회장 취임 당시, 정 회장은 고객과의 소통을 전면에 내세우며 품질 경영에 힘쓰겠다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3조 원 대의 충당금을 품질 비용으로 책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꾸준히 결함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지라, 소비자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포티지, K7 리콜이 북미와 동일한 수준으로 이뤄진다면, 세간에 일고 있는 내수 차별 논란을 잠식함과 동시에 품질 경영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기아가 이번 국내 리콜 조치를 통해 품질을 인정받고, 자국민에게도 글로벌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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