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은 있어서는 안 된다”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서로 다른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어떠한 차별이 생기게 되면 차별을 받는 쪽에선 강한 반발이 일어나게 된다. 지금 테슬라의 행보가 딱 그렇다.

테슬라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거칠게 몰아친 반 테슬라 분위기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꾸준한 무대응 원칙을 고수해오던 테슬라가 결국 중국 소비자들의 품질 불만에 대해 백기를 든 것이다. 그러나 비슷한 불만을 호소하고 있는 국내 소비자들은 여전히 외면받고 있어 테슬라가 한국 소비자들을 차별한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국내 소비자들이 테슬라 불매운동까지 외치게 된 이유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타보면 알아요”
“차 정말 좋다”
테슬라 오너들의 한결같은 반응
테슬라를 타는 차주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은 “실제로 타보면 정말 좋다”, “대만족한다”, “타보기 전엔 긴가민가 했는데 사길 잘했다”, “전기차라서 불편한 점도 별로 없다”, “테슬라는 안 타본 사람들만 까는 자동차다” 정도다.

올해는 수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탈만한 전기차를 손꼽아보라고 하면 테슬라 외에는 마땅한 선택지가 없었다. 국산차로는 코나 일렉트릭이나 니로 EV 같은 선택지가 존재했으나, 테슬라 대비 임팩트가 떨어졌던 것은 사실이다.

“다 좋은데 품질만은…”
일부 고객들은
손 서리 칠 정도라는 품질 상태
그러나 그렇게 좋다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이어가는 테슬라 차주들마저 손 서리를 칠 정도로 문제가 있는 것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품질이었다. 테슬라의 품질 문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명하다. 신차를 인수할 때 100% 멀쩡한 차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하니 말 다 했다.

단순한 도색 불량이나 단차 같은 건 기본이고, 해외에선 달리던 도중 범퍼가 빠지거나 신차 인수 후 글라스 루프가 그대로 날아가 버리는 황당한 일도 생겼다. 국내에선 휠축이 갑자기 주저앉는 사고도 발생했다. 간단한 품질 문제 정도였다면 그나마 넘어갈 수 있었겠지만 가끔 안전과 관련된 문제들도 발생하고 있어 테슬라가 확실하게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품질뿐만 아니라
AS에 대한 불만들도 속출했다
테슬라에 대한 차주들의 불만은 품질뿐만 아니라 AS에서도 이어졌다. 당장 테슬라 동호회를 살펴보면 테슬라를 타다가 차에 문제가 생겨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차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최근 테슬라가 마음에 들어 모델 S, X, 3까지 3대를 구매한 한 차주는 신차 구매 후 결함을 호소했지만 서비스센터가 이를 제대로 해결해 주지 못했고, 문제가 계속 반복되는 사연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고가 난다면 부품을 해외에서 공수해와야 하기 때문에 AS 센터에 몇 달간 장기 방치되어 있는 경우도 허다했다. 또한 서비스센터 인프라망이 현저히 부족해 지방에 거주하는 차주들은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기 어렵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결국 국내 소비자들의 테슬라 품질 및 AS에 대한 불만들이 갈수록 커져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은 정부까지 나서서
소비자 편을 들어주며
테슬라의 불합리한 체계를 지적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중국에서 들려온 테슬라 관련 소식이 화제다. 중국 내 반 테슬라 정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까지 테슬라를 노골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중국 테슬라 소비자들이 불만 사항으로 제기한 것은 국내 소비자들과 비슷한 품질 문제였다.

지난 19일 상하이모터쇼에서 한 중국 여성은 테슬라 전시관에 있는 차에 올라가 브레이크 오작동으로 일가족이 죽을뻔했다며 시위를 해 화제가 됐다. 해당 소식은 중국 내에서 크게 화제가 됐고, 결국 반 테슬라 정서는 심각한 상태로 흘러갔다. 여기에 중국 공산당은 정보 유출의 위험성을 이유로 군과 일부 국영기업 직원들에게 테슬라를 타지 말라고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즉시 개선하겠습니다”
결국 사과문을 올리며
꼬리를 내린 테슬라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테슬라는 결국 공식 사과문을 업로드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해당 차주의 문제를 제때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한 유감을 표한다”라며 “중국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전적으로 따르겠으며 모든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라는 내용이었다. 중국 소비자들을 존중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그간 꾸준히 지적받아온 불합리한 서비스 체계 개선 의지도 함께 드러냈다. 그간 테슬라는 중국에서 차량 결함을 주장하는 소비자들을 철저하게 외면하며 무대응 원칙을 지켜왔다. 그러다 보니 문제를 경험한 차주들은 불만이 심화될 수밖에 없으며, 중국 내에선 반 테슬라 정서가 확산된 것이다.

무대응 원칙을 고수하던
일론 머스크마저
중국을 향한 러브콜을 보내
끝까지 무대응 원칙을 고수하던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마저 중국의 거센 반발에 백기를 들었다. 지난달 머스크는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기후 변화 방지에 앞장서고 있으며, 공산당의 계획을 칭찬한다”라며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의 미래는 위대할 것”이라는 말까지 남겨 당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너무 노골적인 멘트다”, “고집 센 일론 머스크마저 무릎 꿇게 만드는 대륙의 저력”, “중국이 진짜 무섭긴 무섭구나”, “테슬라도 역시 별수 없다”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
“애플하고 다를 게 없다”
강한 분노를 표출한 국내 소비자들
테슬라가 중국 소비자들에게 굴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네티즌들은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전형적인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악질 기업”, “애플하고 다를 게 뭐냐”, “역시 국내 소비자들은 봉이다”, “이 정도면 자발적 호구 아닌가”, “테슬라 불매하자”, “한국 소비자들도 뭉쳐서 힘 한번 보여줘야 된다”라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일각에선 “좋다고 계속 사주니까 이러는 거 아니냐”라며 오히려 소비자들을 지적하는 의견들도 존재했다. 한 네티즌은 “방법은 간단한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걸 못한다”라며 “그냥 안 사주면 다 해결될 일인데 다들 좋다고 사주니 제조사가 바뀔 리가 없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만약 한국 정부와 소비자들도
중국처럼 움직였다면
어땠을까?
비슷한 품질 문제를 호소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는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테슬라의 행보가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 보자. 만약 한국 정부와 소비자들도 중국처럼 움직였다면 어떤 장면이 펼쳐질까?

한국 내에서의 테슬라는 소비자들에게 불합리한 조항을 추가해놓고, 글로벌 시장 가격 인하를 실시할 때도 조용히 가격을 올리는 등의 꼼수를 부렸지만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별다른 반응 없이 테슬라를 구매했다. 국내에서 강한 반 테슬라 정서가 분다면 제조사는 결국 바뀔 수밖에 없다. 결국 결과는 소비자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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