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전한다고 해서, 그 이야기가 사실이 되지는 않는다. 사람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이야기를 계속 전한다면, 오히려 그 이야기에 대한 반발을 사게 될 것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아이오닉5가 테슬라 모델3를 가뿐히 뛰어넘을 것이라는 이야기처럼 말이다.
물론 이 이야기가 사실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오닉5를 둘러싼 상품성과 경쟁력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인지라 아이오닉5가 테슬라를 상회할 것이란 이야기는 점차 신뢰를 잃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에서는 아이오닉5를 둘러싼 논란들과 네티즌들의 반응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충의 에디터
자체 개발 플랫폼을 적용한
아이오닉5를 통해
전기차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세계는 지금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북미, 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 이슈가 대두됨에 따라 탄소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면서, 완성차 제조사들의 전기차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이에 현대차는 자체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개발하며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E-GMP는 내연기관, 변속기가 필요 없는 전기차의 특성에 맞추어 보닛 길이를 줄이고 휠베이스를 늘렸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배터리 탑재 용량이 늘어나면서 뛰어난 주행 거리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최근에는 E-GMP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5, EV6등의 차량이 출시되기도 했다.
테슬라를 밀어내고
전기차 시장 선도할 것이라는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그중에서도 아이오닉5는 테슬라의 엔트리급 차량, 모델3와 경쟁할 차량으로 기대를 모았다. 앞서 현대차는 아이오닉5를 통해 전기차의 대중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으며, 그런 만큼 가격 구성도 모델3와 완벽히 겹치도록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독특한 외관 디자인과 혁신적인 기능까지 더해져, 국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입지를 빼앗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전해지기도 했다. 이전까지 자동차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공간 활용성, V2L 기능, 디지털 사이드 미러 등이 모델3 대비 경쟁력을 더해주는 아이오닉5의 장점이다.
하지만 비전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아이오닉5가 정식 출시된 현재, 테슬라의 모델3나 모델Y와 아이오닉5를 비교하여 아이오닉5의 장점을 강조한 기사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쟁 상대를 누르고 전기차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아이오닉5의 비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예전 같지 않다.
꾸준히 제기된 주행거리 논란과 더불어 전기차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한 현대차의 노력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이오닉5의 단점이 장점들을 잡아먹고 있다고까지 말하고 있다는데,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자세한 내막을 살펴보자.
출시 전부터 시끄러웠던
아이오닉5의 주행 거리 논란
아이오닉5의 가장 큰 논란은 주행 거리 논란이다. 당초 E-GMP 공개 당시 500Km의 주행 거리 성능을 예고했다는 부분을 차치하고라도, 환경부가 공식 인증한 아이오닉5의 주행 거리는 현대차가 최초 공개 당시 전한 자체 측정 성능인 430km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환경부 인증 롱레인지 모델 주행 거리는 403km 정도였다.
이마저도 고성능 모델의 주행 성능으로, 스탠다드 모델이나 롱레인지 4WD 모델의 경우 주행 거리 성능은 더 낮았다. 실제 주행 상황에선 신호에 따른 정차나 출발 상황이나 에어컨, 히터 등의 기능을 사용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실 주행 거리가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인프라 구축을 위해 설치한
E피트의 초급속 충전기를 둘러싼
논란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도로교통공사와의 협업으로 현대차는 고속도로 주요 거점에 자체 전기차 충전 브랜드 E-피트를 구축하여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피트 충전기는 표준 규격을 따르는 모든 전기차가 이용할 수 있지만,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차량의 경우 고속 충전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E피트를 이용할 경우, E-GMP 플랫폼 기반 차량은 18분 만에 80%의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는 충전소에 설치된 6기의 충전기 중 하나의 충전기만 사용할 경우에만 해당되었다. 초급속 충전기의 출력은 350kW 급이지만, 현대차에서 E피트의 총 충전 용량을 1000kW로 제한하여 두 대 이상 충전할 경우 출력이 낮아지는 것이다.
V2L, 공간 활용성 등의
장점이 빛을 발하지 못한다
아이오닉5의 아쉬운 주행 거리 성능과, 당초 보도와는 다른 E피트 충전 속도, 충전기 규모 등의 이슈가 계속되면서 아이오닉5를 선택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이오닉5를 비롯한 전기차는 시장에 계속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인프라가 제대로 받쳐주지 못한다면 일상에 심각한 불편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이다.
동시에 아이오닉5가 자랑하는 V2L이나 이를 기반으로 한 공간 활용성 등의 장점에 대해서도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해당 기능도 차량의 배터리를 활용하는 것이기에, 기본적으로 배터리 용량이 부족하다면 일상에서 사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옹호 입장과 반박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편, 해당 상황에 대해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먼저 E피트를 둘러싼 충전 속도 논란에 대해선, 전기차 충전 구조를 고려하여 효율적인 방식을 사용한 것일 뿐이라는 반응을 찾아볼 수 있었다. 테슬라의 급속 충전소도 120kW에 불과하며, 들어오는 에너지양에 비해 나가는 양이 많다면 그만큼 속도가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결국, 인프라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해결된 것처럼 전한 것은 문제라며 비판을 가하고 있다. 더불어 테슬라를 경쟁 상대로 지목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주행 거리나 사양 등에 대해서 아쉬운 소식이 계속 전해지면서, “저 가격이면 테슬라 사지”, “밑천 다 떨어졌는데 왜 계속 경쟁상대라고 언플 하냐?”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획기적인 기술도 좋지만
정비와 보완도 중요하다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었던 반응은, 지금 아이오닉5에게 필요한 것은 모델3와의 경쟁이 아니라 스스로와의 경쟁이라는 것이었다. 주행거리 성능이나 실 충전 속도, 자율 주행 기술 모두 동급 경쟁 모델인 테슬라 모델3보다 떨어진다는 사실이 드러난 상황이므로 이를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반응이다.
물론 전기차 시장의 후발 주자인 현대차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빠르게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속도로만 시장을 따라잡기엔 무리가 있다. 뛰어난 사양과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 생산할 수 있는 안정성을 갖추기 위해 조금 돌아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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