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nstagram)

“말밥에 오르다”. 좋지 못한 이야기의 대상이 된다는 의미다. 현재 국내 완성차 기업들의 노조가 뭇 소비자 사이에서 말밥에 올랐다. 다름 아닌 파업 때문이다. 현재 약 40만 일자리가 사라질 극한의 위기에 일부 자동차 브랜드 노조원들은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이로 인한 소비자의 부정적인 반응은 계속해서 누적되는 중이다. 일부 소비자는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성과급을 못 주니 파업이 겹치고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되면 긍정적인 미래는 있을 수 없다”라며 비판을 더하고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는 국내 완성차 기업 노조의 파업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사진=뉴시스)

르노삼성과 노조
구조조정에 반발한 기습 파업
최근 가장 심각한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업체 중 하나는 르노삼성이다. 르노삼성은 8년 만에 적자를 내며 임원의 40% 줄이고, 정규직을 제외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그러나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을 아직 끝내지 못한 상황이다.

노조는 10개월째 협상을 끌어오다 급기야 기습 파업까지 단행했다. 이는 4월 30일부터 이어진 올해 2번째 파업이다. 사 측이 직영 정비 사업소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0곳 중 2곳을 폐쇄한다는 방침을 내세우자 이에 반발하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상복을 입은 뒤 관까지 들고 정비 사업소에 난입하기도 했다.

노조의 무기한 파업 선언
현실은 난항투성이
현재 노조는 ‘요구 수용 전까지 무기한 파업’을 선언한 상태다. 르노삼성은 지난해에도 총 195시간 노조 파업으로 무려 1,610억 원의 손실을 보았다. 올해만 해도 46시간 파업에 따른 손실액이 이미 580억 원에 달한다.

게다가 이번 임단협이 극적으로 타결되더라도 곧바로 올해 임금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는 현실이 난항이 될 전망이다. 이는 다시 말해, 최악의 경우 1년 내내 노사 협상만 하다가 끝날 수 있다는 얘기다.

(사진=뉴시스)

한국GM도 마찬가지
천만 원이 넘는
성과급을 요구한 노조
한국GM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GM은 최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대란에 감산으로 버티고 있는 힘겨운 상황이다. 하지만 노조는 사 측에 1인당 1,000만 원이 넘는 성과급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임금 인상안을 통보했다.

이에 한국GM 관계자 측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공장 가동률 조절과 휴업으로 2만여 대가 넘는 감산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노사 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올해도 대규모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사진=중앙일보)

한국GM, 쌍용차
둘 다 아픈 기억이 있다
한국GM은 2018년에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전북 군산공장을 폐쇄하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당시 1,900명의 일자리가 눈앞에서 한 번에 사라졌지만, 한국 사업장의 철수를 막고 나머지 임직원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조도 이 자구안을 수용했었다.

쌍용차 역시 2009년 사 측의 구조조정에 반발해 약 76일간 경기도 평택 공장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인 ‘옥쇄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쌍용차는 당시 해고자들의 복직까지 이뤄냈지만 결국 지난해 10년 만에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에 노조는 다시 일자리를 잃어야 할 처지에 놓인 상황이다.

반복되는 악순환에
국내 자동차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한다
또 다른 문제는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 내 양극화도 깊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르노삼성은 지난해 79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8년 만에 첫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GM 역시 영업손실이 3,168억 원에 달하며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필연적으로 올 1분기 판매량도 감소했다. 르노삼성은 1만 3,129대, 한국GM은 1만 7,353대를 판매하는 데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4.3%, 8.9% 줄었다. 4월만 해도 판매량이 각각 28.6%, 25.4%나 감소했다.

현대차는 나 홀로 질주
91.8% 증가한 1분기 영업이익
이 와중에 현대차는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하고 2년 연속 무분규로 노사 상생의 기틀을 마련하면서 경쟁자들을 사이에서 독주 중이다. 실제로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1.8% 증가한 1조 6,56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인 2조 7,813억 원의 약 60% 수준을 달성한 격으로, 가히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글로벌 신차 판매량도 총 100만 281대로 10.7% 증가했다. 전년 대비 16.6% 늘어난 18만 5,413대의 내수 판매량이 뒷받침한 결과로 생각된다.

3사의 경쟁력 하락으로 인한
국내 자동차 시장의 지각 변동
업계 측은 “신차 부족과 노사 갈등 등으로 국내 완성차 3사의 경쟁력이 하락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 간의 양극화도 심화했다”라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더불어 “지난해 현대차·기아 시장 점유율이 70%를 돌파한 가운데 3사는 영업실적 악화로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수입차에 역전을 당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몇몇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외국계 완성차 3사의 판매량이 수입차 1, 2위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판매량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 시장이 현대차·기아·벤츠· BMW의 4강 구도가 될 가능성이 커질 듯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어땠을까? 물론 일각에선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미래에 불안감이 커져서 그런 것이다”라며 노조를 가련히 여겼지만, 이러한 반응은 소수였다. 대부분 네티즌은 “옛날엔 노동자 권리를 위해 대표로 싸웠지만, 지금 노조는…”, “노조가 망해야 기업이 사나 보다”라며 강력한 비판을 더했다.

더하여 몇몇 소비자는 “지금이 파업할 땐가?”, “회사가 망하면 노조들은 어디 가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나?” , “혁신 그리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 없이는 분명히 망할 것이다”라며 노조의 연이은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파업하면 피해 보는 건 소비자다”라며 파업의 나비효과에 일침을 가한 네티즌도 존재했다.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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