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건 너무했죠” 대한민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계속해서 논란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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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기차동호회)

국가적으로 어떠한 움직임을 주도하거나,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장하기 위해 일정한 혜택을 국민에게 제공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경우가 있다. 친환경 차량 구입을 장려하기 위해 친환경 차량을 구입할 경우 일정 금액의 보조금을 지급해 주는 정책도 이러한 경우에 속한다.

그런데 최근, 전기차 보급을 위한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잘못 시행되고 있다 말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테슬라에게만 전기차 보조금이 집중되어 아이오닉5, EV6 등 한국발 전기차가 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제도 정비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국내 전기차 보조금 정책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에디터

5,990만 원부터 시작하는
테슬라의 모델Y, 왜일까?
지난 2월, 테슬라의 중형 SUV인 모델Y가 국내 시장에 전격 출시되었다. 자동차보다는 거대한 IT 기기에 가깝다는 테슬라의 중형 전기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그중에서도 특히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것은 5,999만 원부터 시작하는 모델Y의 가격이었다. 모델Y의 가격 책정에서 국내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테슬라의 포부를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 10월, 대규모 업데이트가 이뤄진 테슬라의 신형 모델3의 Dual Motor AWD 트림 가격도 모델Y의 시작가와 동일한 5,999만 원부터 시작한다. 모델Y, 모델3의 가격이 5,999만 원부터 시작하는 이유는, 고가의 차량에 대한 보조금 지원 범위를 대폭 감소한 대한민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때문이다.

차량 가격에 따라
차등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현행 국내 전기차 보조금 정책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따르면, 차량 가격이 6천만 원 이하일 경우에만 정부 지원 보조금을 100% 지급받을 수 있다. 6천만 원을 초과부터 9천만 원 미만 차량의 보조금은 전체의 50% 수준이고, 9천만 원 이상 차량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테슬라는 국내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를 이끌어내기 위해 현행 대한민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에 맞추어 전략적으로 가격을 책정한 것이다. 이에 발맞추어 아이오닉5와 EV6 등 한국발 양산형 전기차의 가격도 최대 6천만 원 이하로 책정되었다.

벌써 바닥을 보이는 전기차 보조금,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대한민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잘못 시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이제 겨우 5월을 지나고 있고, 하반기에 신형 전기차의 대규모 출시가 예고되고 있음에도 국고 전기차 보조금이 벌써 바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의 전기차 보조금 접수율이 81.5%에 달하고 있으며, 부산이나 세종 등 주요 지자체의 접수율도 각각 59.5%, 52.6%로 절반을 넘겼다고 한다.

지방 소도시의 경우, 이미 100%를 초과한 지자체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정부는 급격히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의 추세를 감안하여 국내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 대수를 작년보다 28.4% 증가한 10만 1천대로 책정했으며,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조금 조기 소진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 대해, 소비자들은 정부의 제도운영 미비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아이오닉5와 EV6 등, 한국발 혁신적인 전기차의 등장으로 전기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상승한 반면, 해당 차량의 출고 일정은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즉시 출고가 가능한 테슬라고 눈을 돌리기 시작했으며, 전기차에 대한 관심 증가로 수요를 독식한 테슬라가 국내 전기차 보조금을 독식하게 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하지만 전기차 보조금이 조기 소진됨에 따라 아이오닉5, EV6가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부의 운영 방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자국 기업 대신 외국 제조사인 테슬라에게 국고 보조금이 집중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반응이다.

미국은 자국 생산 차량에만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바이든 정부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을 선보이며, 전기차 보조금 지급 정책의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다.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된 자국 차량 대상 보조금 혜택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은 하나 둘 북미 시장으로 전기차 공장을 옮기고 있다.

북미 자동차 시장의 규모는 세계 최대 수준인 만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북미 생산 공정을 구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정책처럼, 국내에서도 자국산 제품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선착순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제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원금 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찾아볼 수 있었다
네티즌들은 현행 전기차 보조금 지원 정책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기했다. “개인적으로 주행거리가 많은 상용차나 보행 취약 대상자에 한해서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국내 전기차는 북미에서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는데, 왜 우리나라는 테슬라에게 국고 보조금을 퍼주고 있나?” 등의 의견을 찾아볼 수 있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선착순 지급 방식에 대해서도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무조건 선착순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게 아니라, 산업 생태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지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 “차량 대수 늘리기에 급급하기보다 인프라 확충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전기차 활성화라는
소기의 목적을 이미
달성했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전기차 보급 활성화라는 소기의 목적이 달성되었는데 지금처럼 보조금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현재 아이오닉5나 EV6 등의 차량 사전 계약 규모가 각각 3만 대 이상을 상회할 정도이고, 올해 판매량도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수인 10만 대까지 도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 이상의 지원이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이라는 당면 과제를 완전히 이뤄내기 위해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때문에 당장의 판매 수치가 높기 때문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은 다소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활성화를 위해
다각도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테슬라가 보조금을 독식하고 있는 상황, 그리고 단순히 보급량만 늘리겠다는 1차원적인 목표를 지닌 보조금 정책이다.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에 있어 분명 전기차의 보급량을 늘리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 현재 국내 전기차 인프라는 열악한 수준이다.

이에 현대차가 도로교통공사와 손을 잡고 고속도로 거점에 E피트를 구축하긴 했지만, 충전 속도에 대한 이슈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며 생활 공간에서의 충전소는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만큼, 진정한 전기차 시대를 열기 위해선, 단순히 구매를 권장하는 보조금 정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전기차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골고루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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