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포스트 소셜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그 음악인에게 창작의 근원적 에너지는 ‘막연한 동경’이었습니다. 9년째 매월 새로운 음악을 발표하고 있는 이 음악인에게 뉴욕이라는 도시는 갈 때마다 길게 있었던 것도, 제대로 살아본 것도 아니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좋은 곳… 막연한 동경으로부터 시작된 창작의 에너지는 30년 음악 인생에 있어 또 다른 행보를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었습니다.
그 사람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좋은 사람. 축구 팬들은 막연한 동경으로 그를 사랑하고 존경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를 보기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6만여 명. 그중에는 병상에 있다 온 어린아이도 있었다고 하지요. 덥고 습한 날씨, 그리고 밥 먹을 자리조차 부족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팬들은 그 축구선수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동경만으로 기다리고 기다렸습니다.
막연한 동경이 또 다른 음악 인생의 행보로 이어진 음악인. 그러나 그와는 다르게 축구팬들의 막연한 동경은 행보의 발판이 아닌 비난의 씨앗이 되어버렸습니다. 그가 월드컵 경기장을 뛰어다니는 장면을 기대했을 관중들의 환호가 야유로 바뀌는 모습에, 그도 사람인지라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을 터. 그럼에도 45분 동안 그는 관중들과 함께 경기를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수개월 전부터 그를 기다린 팬들. 비록 그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6만여 명이었지만, 적어도 그를 향한 비난의 화살은 6만이 아닌 숫자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많다는 것. 이제는 우리 시민들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비난의 화살을 던지기 시작했고, 그렇게 K리그와 유벤투스 친선경기는 ‘날강두’라는 키워드를 낳게 되었습니다.
웃음이 나면서도 마음 한편은 씁쓸한, ‘날강도’를 떠오르게 만드는 어두운 단어 아래에서도 빛을 발휘했던 같은 팀 소속 축구 선수. 그날 경기장을 찾은 축구 팬들은 하나같이 이 선수를 ‘영웅’이라며 치켜세웠습니다.
“늦어서 미안합니다”… 공항에 들어서자마자 자신들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전달한 고마움과 미안함의 표시. 일정 내내 표정이 어두웠던 그 선수와는 다르게, 같은 팀 소속 선수 한 사람은 입국하는 날부터 출국하는 날까지 팬들을 향한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몸을 푸는 순간부터 골대 앞에서 공을 막아내는 순간까지 진정한 프로란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던 마흔둘 골키퍼. 그리고 관중들과 45분 동안 구경을 마치고, 경기가 끝나자마자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던 그 선수와는 다르게 마지막까지 경기장에 남아 팬들과 소통한 골키퍼. 그 골키퍼의 모습은 한국 축구 팬들이 생각하는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 바뀌기에 충분했습니다.
우리 축구 팬들의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 된 골키퍼, 그리고 그와 같은 팀에 소속되어 있는 선수들과 우리 선수들 만큼은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날의 경기. 경기 관람만 하고 자리를 떠버린 그 선수의 명성보다 훨씬 더 빛났던 이들이었지만, 그들의 프로 정신과 화려했던 경기는 ‘날강두’라는 어두운 단어 하나에 가려지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자동차 기자인지라 오늘도 자동차 관련 이야기와 연결 지어 보려 합니다..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불과 몇 주 사이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그 나라를 향한 보이콧 선언. 예사스럽다면 예사스러울 정도로 강렬하게 느껴지는 의지 속에서도 시민들의 행동만큼은 자극적이지 않고 오히려 품위 있었습니다.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라던 어이없음을 넘어 오만하게까지 느껴졌던 어느 일본 기업인의 발언과 다르게, 품위 있는 시민들의 움직임은 하나둘 모여 지금은 그 크기와 힘이 제법 커진 상태입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공항은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들로 북적였지만 휴가철임에도 국적 항공사조차 일본 노선을 줄이고 있는 상황, 그리고 택배와 마트 노조도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생활 속 깊은 곳으로 불매 의지가 계속해서 파고들고 있습니다.

품위 있게 느껴지는 일상생활 속 불매와 조금 다른 자동차 쪽 불매. “부수고, 때리고, 심지어 본드까지 쏟아붓는다”… 불과 몇 주 사이 국내에서 벌어진 일본 차 불매 운동 테러 내용입니다. 자극적인, 그리고 일부는 다소 비상식적인 행동이 다른 분야 불매와는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자신의 차를 선뜻 내놓고 퍼포먼스를 진행한 시민의 마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터. 대부분 자극적이고 강렬한 온도에 잔잔한 것이 묻히기 마련이기에, 그리고 이번만큼은 불매 운동이 조금 가늘더라도 길게 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 이들이 많이 때문에, 자칫 잔잔하고도 깊숙이 파고드는 시민들의 불매 의지가 퇴색되지는 않을까 괜스레 우려스러운 마음도 없지 않습니다. 마치 45분 동안 경기를 구경하다가 돌아간 선수 때문에 골키퍼와 팀의 프로 정신이 묻힌 것처럼 말입니다.

한때 축구 팬들의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던 그가 우리에게 준 교훈은 ‘축구 영웅’과 ‘공 잘 차는 축구선수’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 그 선수 때문에 부폰의 프로 정신과 상식적인 행동들까지 가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그리고 자동차 기자로서 연결해보자면 일본 차 불매운동의 의미가 다른 자극적인 것들에 의해 분열과 퇴색의 발단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는, 오늘의 소셜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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